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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성의 환율이야기]

국제결제 통화로 쓰기엔 위험한 비트코인

조세일보 / 김대성 기자 | 2018.01.29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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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빗썸

미국 4대 투자은행인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한 직후인 2008년 10월 31일 세계의 공학자와 컴퓨터 프로그래머들에게 메일 한통이 날라왔다.

메일의 발송자는 나카모토 사토시(Nakamoto Satoshi)라는 이름을 사용했고 첨부한 9장짜리 논문에서는 은행을 거치지 않고도 통화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을 제안했다.

비트코인이 처음 만들어진 직접적인 계기다. 하지만 그후 비트코인은 사람들의 머리속에서 잊혀져 갔다.

2010년 5월 22일 비트코인이 아무런 관심을 끌지 못했을 때 미국의 프로그래머로 알려진 누군가가 피자 두 판만 보내주면 1만 비트코인을 주겠다고 인터넷에 올렸다.

그 글을 본 사람은 피자 두 판을 주문해 보내줬고 프로그래머는 1만 비트코인을 넘겨줬다. 비트코인을 이용한 거래가 처음으로 이뤄진 날이다.

당시 피자 한판을 사주는데 30달러를 냈다면 1비트코인에 0.6센트를 지불한 셈이다. 원화로 환산하면 약 7원 정도에 해당되는 돈이다.

비트코인의 가격은 지난 1월 6일 최고 2660만원에 달했는데 이 가격으로 1만 비트코인의 가치를 계산하면 2660억원이 된다. 당시 비트코인을 개발한 프로그래머는 피자 한 판에 1330억원을 지불한 셈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금융당국의 강력한 규제조치로 떨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1월 26일 현재 비트코인당 1300만원을 오르내리고 있다. 최고가에 비해 50% 이상 떨어진 가격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렇게 폭락한 가격을 기준으로 해도 2010년 피자 한판 값으로 지불한 가격은 650억원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수준이다.

현 시점에서 보면 이 프로그래머의 제안은 말도 안되는 행동이다. 하지만 당시에는 상점에서 비트코인을 받지 않았고 현금화할 수도 없기 때문에 비트코인으로 상품을 살 수 있는지 시험해 보려는 의도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으로 비트코인이 공식 화폐는 아니지만 결재 기능을 갖고 있는 통화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나카모토 사토시가 제안한 대로 금융기관에 대한 신뢰에 기반을 두지 않고도 데이터의 분산을 통해 신뢰를 가져올 수 있는 대안 화폐인 비트코인이 통화로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한 국가의 화폐는 법정화폐의 기능을 하며 통상 환율로써 통화의 가치를 비교하는 잣대로도 활용된다.

우리나라는 1997년 12월 16일 일중 환율변동제한폭을 폐지하고 실질적인 '자유변동환율제도'를 채택했다. 정부가 환율변동 제한폭을 두는 것이 외환투기를 자극하고 되레 외환시장을 불안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환율변동을 완전히 시장에 맡기기로 한 것이다. 

올해 1월 26일의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066.50원을 기록했다. 전날의 1062.50원에 비해 4.00원이 올랐고 환율변동폭은 0.38%를 나타냈다.

우리나라가 자유변동환율제도를 도입하고 있지만 하루 원·달러 환율 변동폭이 1%를 넘어서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지난해 10월 10일 북한의 핵 미사일 시험발사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지면서 전날보다 11.50원(1.0%) 오른 1146.50원을 기록한 경우가 이례적인 일이다. 

화폐는 국가간 결제 수단이 될 뿐 아니라 경제생활 깊숙히 자리잡으면서 국가나 중앙은행의 신뢰를 기반으로 교환기능과 가치저장 역할을 하고 있다.

반면 비트코인은 화폐에 대한 교환비율의 변동폭이 지나치게 클 뿐 아니라 시장에서 매입자와 매도자간 합리적인 교환 기능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은 하루에 30% 상당의 변동폭을 보이기도 한 바 있다. 그런만큼 비트코인으로 환율 가치를 정하기에는 너무나 큰 시장 위험성을 갖고 있다 하겠다.

한 국가의 화폐가 일시적으로 가치가 하락하거나 고평가될 때가 있다. 그러나 어느정도 시일이 지나면 제자리를 찾아가기 마련이다.

금융공학자들은 화폐의 일시적 가치변화를 이용해 스프레드(spread) 거래를 하기도 한다. 큰 리스크 없이 안정적인 차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으로도 활용된다.

비트코인은 변동성 자체가 클 뿐 아니라 국가간 교환 기능을 갖는 통화로도 사용될 수 없기 때문에 비트코인의 가치가 저평가 되거나 고평가 되어도 스프레드 거래가 어려운 실정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비트코인의 '김치 프리미엄'의 예를 들면서 비트코인이 한국내에서 고평가 되고 있지만 스프레드 차익거래가 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비트코인의 가격이 10년 전에는 1비트코인에 우리 돈으로 7원에 불과했지만 현재 190만배 오른 1330만원에 이른 것도 비트코인이 환율로서의 기능을 하기에는 경제의 불확실성을 가중시킬 우려가 클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은 제한된 채굴이라는 희소성으로 가격이 오르기도 했지만 그 희소성으로 인해 화폐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1975년 4월 5일 도쿄출신이라고 알려진 나카모토 사토시는 비트코인 채굴을 통해 100만 비트코인(약 13조3000억원) 상당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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