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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M&A 잡음… "최선책 vs 정치적 보답"

조세일보 / 김대성 기자 | 2018.02.07 10:40

이동걸 회장, 대우건설 노조 접촉 나설듯…불만 조기진화한다는 추측도
한국신용평가 “대우건설 인수 최종 확정 시 호반건설 신용도에 부정적”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자로 선정되자 이와 관련한 잡음이 그치지 않고 일고 있다.    

7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KDB산업은행 회장으로 취임한 이동걸 회장이 4개월여만에 내놓은 '야심작'인 대우건설 지분 매각을 둘러싸고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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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의 기업가치에 대해 제대로 분석했는지와 대우건설과 호반건설의 합병 시너지가 제대로 기능을 발휘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점이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산업은행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국가적 위기가 불어닥치는 상황 속에서 많은 기업들을 인수했고 경기가 나아지면 이들 기업을 매각하면서 국가 기반산업을 지탱해오면서 대한민국 최고의 M&A 전문가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산업은행의 M&A실은 웬만한 실력이 아니고서는 견주지 못할 수준의 기업분석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고 M&A 협상의 대가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산업은행의 M&A와 관련한 노하우는 '풋백옵션' 조건 하나로 금호아시아나 그룹을 초토화시킬 정도로 축적되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박삼구 회장은 지난 2006년 대우건설 M&A에 뛰어들면서 무모할 정도의 과감한 투자를 결행했고 재무적투자자에게 자금을 조달받는 조건으로 풋백옵션을 받아들였다.

당시 대우건설 주식이 1주당 1만4000원 수준이었으나 박 회장은 90% 이상의 프리미엄을 붙인 2만6200원에 매입키로 했고 풋백옵션은 2009년 12월 15일을 만기로 대우건설 주식을 주당 3만4000원에 되사주기로 했다.

당시 대우건설 몸값이 6조원 상당으로 뛰어 오르면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자체 조달 2조9000억원으로는 인수가 어렵게 되자 나머지 3조5000억원을 재무적투자자(F1)에 의존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을 비롯한 재무적투자가는 2008년 금융위기로 대우건설 주가가 급락하자 풋백옵션을 행사하면서 대우건설을 사들였고 이번에 또다시 대우건설의 매각에 나서게 됐다.

산업은행의 이번 대우건설 매각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M&A와는 사뭇 양상이 다르다.

산업은행은 호반건설이 대우건설을 인수하는데 따른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당장 대우건설 지분 전량을 인수하는 대신 40%만 우선 사들이고 나머지는 산업은행이 2년 뒤 팔 수 있도록 풋옵션을 주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지분을 1차로 인수하는 가격은 주당 7700원으로 당장 지불해야 하는 금액은 1조3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에 지원하고 있는 5000억원 규모의 크레디트라인(여신한도)을 유지하기로 한 점도 눈에 띈다. 호반건설의 재무적 부담을 덜어주려고 하는 흔적이 엿보인다.

그러나 M&A를 당하는 대우건설의 임직원과 노동조합은 시공능력 13위의 호반건설이 3위인 대우건설을 삼키려는데 대해 반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산업은행 내부에서 이동걸 회장이 대우건설 매각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 대우건설 노조를 만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도 대우건설의 불만을 조기에 잠재우려는 시도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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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금융감독원, 대우건설

자유한국당 등 일부 야권에서는 대우건설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자로 호반건설이 선정된 데 대해 특혜 의혹이라는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번 대우건설 매각은 호반건설에 특혜를 주기 위해 특정한 방향성을 두고 추진된 것”이라며 “문재인 정권 출범 직후부터 호반건설이 대우건설을 먹을 것이라는 설이 파다했다”고 주장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동걸 회장이 현 정권에 보답하기 위해 호남기업에 대우건설을 매각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산업은행이 호반건설에 여러가지 유리한 조건을 제공하며 대우건설을 매각해 오는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 호남지역의 민심을 얻어 여권에 유리한 여건을 만들어 주려 한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신용평가기관에서도 호반건설의 대우건설 인수에 대해 그다지 좋은 평가를 내리지 않고 있다.

호반건설이 대우건설을 인수할 경우 인수대금 부담과 영업변동성 확대 대비 단기간 사업 시너지 창출은 제한적이어서 신용도에 부정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권기혁 한국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실장은 “산업은행은 케이디비밸류제육호가 보유한 대우건설 보통주식 지분 50.75%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호반건설을 선정했다”며 “대우건설 인수 최종 확정 시 호반건설 신용도에 부정적”이라고 진단했다.

권 실장은 “관계사 자금지원을 감안해도 약 1조6000억원의 인수대금 부담으로 재무여력 소진이 예상된다”며 “주택사업 고유위험에 대한 대응 능력 약화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 실장은 “호반건설은 국내 주택건축 중심 사업포트폴리오를 영위해 해외건설프로젝트 원가경쟁력 제고와 금융주선 역량 제고 등 해외부문 시너지 창출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산업은행이 추진하는 대우건설 M&A는 야당의 집중적인 타겟이 되어 있고 신용평가기관으로부터 악평을 받고 있어 헤쳐나가야할 난관이 첩첩산중이다.   

이동걸 회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해결한 굵직한 현안이 악수(惡手)가 될 것인지 정치권을 향한 악수(握手)가 될 것인지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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