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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이건희 차명계좌 과징금 부과 의지 '아리송해♬'

조세일보 / 김대성 기자 | 2018.02.14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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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실명제 차명계좌 관계기관 T/F 회의가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렸다. 사진=금융위 제공

법제처, 이건희 회장의 차명계좌에 대한 과징금 부과 길 터줘
금융위, 과징금 부과 못하면 상당액 세금날려 여론 악화 우려

법제처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차명계좌에 과징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유권해석을 내렸지만 금융위원회의 정책 방향은 여전히 애매한 태도를 보여 온갖 추측을 불러오고 있다.

금융위는 금융실명법 시행 이후 차명계좌의 자금 출연자가 따로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경우 금융실명법 부칙에 따라 과징금을 원천징수해야 한다는 법제처의 해석을 받아들고도 가부(可否)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금융실명제 차명계좌 관련 관계기관 공동 T/F 회의에서 “금융실명제 실시 이전에 개설된 계좌 가운데 자금 실소유자가 밝혀진 차명계좌에 대해 관계기관과 협조해 실태를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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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구 금융위원장

최 위원장은 이어 “법제처 법령해석과 관련해 금융회사 업무 처리 시 실무운영상 의문점이 발생하면 관계기관 공동 T/F를 통해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발언을 하는데 그쳤다. 

금융위는 그동안 주민등록증으로 실명 확인을 하고 계좌가 개설된 경우엔 과징금 징수 규정이 없어 과징금을 물릴 수 없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한 정치권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금융위가 금융실명법을 잘못 해석해 이건희 회장의 차명계좌에 대해 과징금을 물릴 수 없게 됐다고 질책한 바 있다.

정부는 1993년 8월 12일 긴급재정경제명령을 발동해 금융실명제를 도입했고 1997년 12월 31일 기존 긴급명령을 금융실명법으로 대체하면서 법 시행 이후에 실명으로 전환하는 경우 금융자산의 50%를 과징금으로 부과하도록 했다.

금융위는 지난달 초 법제처에 법령 해석을 의뢰했고 지난 12일 법제처로부터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차명계좌에 대한 과징금 부과가 적법하다는 유권해석이 내려졌다.

법제처가 이건희 회장의 차명계좌에 들어 있는 돈의 상당액을 과징금으로 원천징수할 수 있는 길을 터준 셈이다.

법제처의 해석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은 지난 2008년 삼성특검에서 밝혀진 차명재산 4조4000억원에 대해 실명전환 날자에 따라 다소 차이가 날 수 있지만 적지 않은 과징금을 물어야할 처지에 놓였다. 정부측은 이 회장의 구체적인 차명계좌 금액을 밝히지 않고 있다.

삼성그룹은 법제처의 유권해석에 대해 반응을 자제하는 분위기이며 공식 논평도 내놓지 않고 있다.

법제처로부터 공을 넘겨받은 금융위 또한 과징금 부과 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채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고 있어 온갖 추측을 자아내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12월 금융행정혁신위원회가 삼성특검으로 드러난 금융실명제 이전에 개설된 이건희 회장의 차명계좌에 대해 과징금 및 소득세 부과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대법원 판례와 그동안의 유권해석상 이 회장 차명계좌에 과징금을 부과하기 어렵다”는 견해를 내놨다.

그러나 이번 법제처의 유권해석으로 최 위원장이 더이상 이 회장 차명계좌에 대한 과징금 부과가 어렵다는 주장을 펼 수 없는 상황을 맞게 됐다.

일각에서는 법제처의 유권해석 이후 금융회사들이 1993년 8월 금융실명제 시행 당시 계좌 원장을 보관하고 있지 않아 현실적으로 과징금 부과는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면서 금융위의 이 회장 차명계좌에 대한 정책방향이 갈수록 혼선을 더하고 있다.

금융위의 판단에 따라 이건희 회장의 차명계좌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할 수 없게 된다면 적지 않은 세수를 날리게 돼 여론의 화살을 맞을 수 있다.  

금융위는 법제처 법령해석에 따라 향후 발생할 수 있는 금융실명제 실무운영상 변화 등에 대해서는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주재로 국세청・금감원 등 관계기관과 공동 T/F를 구성·운영하여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금융계에서는 금융위가 곧바로 이건희 회장의 차명계좌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할 경우 그동안 과징금 부과가 어렵다는 견해를 보여온 최종구 위원장의 체면을 손상하는 일이 벌어지게 돼 여론의 추이를 봐가며 가능한 판단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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