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은 누가 될까.
그동안 소문으로 나돌았던 세제실장 교체가 본격적인 현실화 단계에 접어들면서 안팎의 비상한 관심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단순히 세제실장 인사 뿐만 아니라 세제실 국장급 교체 및 국무총리실 산하 조세심판원장 인선까지 함께 맞물려 돌아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메가톤급 인사태풍'으로 진화할 조짐이다.
당초 관가 안팎에서는 26일자로 명예퇴직한 최영록 전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의 후임자 결정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었다.
세제실장은 1급(고위공무원 가급) 자리이기는 하지만 세제실에서 생산되는 크고 작은 조세정책 전반을 일일이 관장하는 '실무형 관리자' 성격이 강해, 결코 오래 비워둘 수 없는 자리다.
다만 인사 관행상 전임자의 사표가 공식 수리된 시점부터 후속 인선 절차가 시작되기 때문에 다소 시간이 소비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당분간 세제실은 안택순 조세총괄정책관의 직무대행 체제로 운용될 것으로 보인다.
'아무나'는 안 되는…
세제실장은 자리의 상징성도 상징성이지만 고도의 전문적 지식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非세제' 출신 인사가 외부에서 수혈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다소 경직된 관행으로 볼 수도 있지만 세제실 근무 경험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는, 이른바 세제실 출신들만이 오를 수 있는 자리다.
현재 새로운 세제실장 후보자로 거론되는 인물들도 이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안택순 조세총괄정책관과 한명진 국장(본부대기)이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는데, 현재로서는 두 사람 중 어느 누가 유리하다고 판단하기는 애매한 상황이라는 전언이다.
굳이 따지자면 근무경력 측면에서는 사무관 시절부터 세제실 근무로 자신의 이력서 대부분을 채운 안 정책관이 유리할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세제실 근무경력은 떨어져도 일반 경제정책과 예산 등 다양한 업무 경험을 보유한 한 국장이 결코 밀린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특히 능력과 경륜의 차이를 감안하지 않는다면 전통적으로 '기수'를 대단히 중시하는 기획재정부의 인사스타일을 고려할때 행시 32회 출신 안 정책관보다 1기수 선배(31회)인 한 국장이 더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는 설명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모습이다.
한 국장, 안 정책관 두 사람 모두 '호남 출신(한명진-전남 보성, 안택순-전남 함평)'이기 때문에 지역적 유불리를 따지기도 애매한 상황.
기획재정부 안팎에서는 한 국장, 안 정책관 두 사람 중 세제실장으로 낙점받지 못한 인물은 국무총리실 산하 조세심판원장에 기용될 가능성이 대단히 높은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기재부 출신을 조세심판원장으로 인선한다는 부분에 대해 이미 국무총리실과 기획재정부 사이에 어느 정도 합의가 만들어져 있는 상황이라는 전언이다.
두 사람 모두 조세심판원 상임심판관 근무 경력을 가지고 있는데다가, 심화석 현 조세심판원장이 재임 2년(2016년 2월 취임)을 훌쩍 넘겨 교체가 필요한 부분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명예퇴직한 최영록 전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은 차관급 영전에는 실패했지만, 전임자인 문창용 전 세제실장(현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 케이스처럼 공모 등 일정한 절차를 거쳐 정부산하기관(신용보증기금) 고위직에 인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