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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순무 칼럼]

납세자의 날, 납세자의 축제 되어야

조세일보 / 소순무 변호사 | 2018.03.08 14:07

 지난 5일 제52회 납세자의 날 행사가 치뤄졌다. 납세자의 날의 유래는 국세청이 발족한 이듬해인 1966년 3월 3일부터 시행된 조세의 날이다. 세금 없이는 나라가 하루도 버틸 수 없으니 중요한 의미를 갖는 법정기념일이다. 이제 반세기가 넘었으나 모든 국민이 납세자일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일반 국민의 관심은 그리 높지 않다.

행사 당일 기획재정부 주관으로 미리 선정된 모범납세자에게 훈·포장 및 각급 표창을 수여하고 연예인을 홍보대사로 위촉하여 주목을 끄는 것이 행사의 내용이다. 모범납세자에게는 세무조사 면제, 징수유예, 납세담보면제, 주택관련 보증료 할인, 출입국 전용심사대 이용, 공용주차장 무료이용 등의 잡다한 혜택이 주어진다. 나아가 국세청 시설이용, 은행대출 우대 등 혜택의 확대에 노력하고 있지만  수혜자가 그만큼 감동을 받는 것 같지는 않다.

납세자의 날은 성실납세자에 대한 포상도 중요하지만 납세자가 납세에 대한 긍지와 보람, 국가세정에 대한 신뢰를 갖게 하는 것에 의미를 두어야 한다. 그 출발은 국정최고책임자, 국세청장의 납세자에 대한 감사표시라고 생각한다. 납세자에 대한 부단한 감사의 표시는 나라살림을 맡은 공인의 첫째 덕목이다.

그런데 여태까지 납세자에 대한 진정어린 감사표시는 접해보지 못했다. 납세자의 날 행사에 국정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이나 국무총리가 참석하지 아니하고 있는 관행도 바뀌어야 한다. 그러한 변화가 온다면 공직자들이 세금을 공돈으로 여기지 않고 내 돈보다 더 소중히 여기는 풍토가 자리 잡을 것이다.

올해 행사에도 일자리 창출, 혁신성장지원 확대가 강조되었다. 납세자의 날에 조세정책을 앞세우는 것은 납세자의 날의 본뜻과 조화되지 않는다. 납세자에 대한 감사와 권익보호가 우선이다. 다행히 올해는 국세청장이 모범납세자 전원에게 감사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한 걸음 나아간 것으로 평가할 만하지만 이것으로는 부족하다. 고귀한 돈으로 납세의무를 다하는 성실납세자에 대한 존중의 문화가 정착되어야 하고, 좀 더 납세자에게 와 닿는 세금 복지혜택이 제도화되어야 한다.

특히 고령사회를 맞게 된 오늘, 생애를 통하여 세금을 많이 낸 납세자를 위한 노후연금제도는 필수적이다. 국민연금과는 별개의 틀이 되어야 한다. 이미 캐나다를 비롯한 선진국을 이러한 제도를 정착시키고 있다. 이들 국가에서는 납세자들이 노후보장을 위하여 기꺼이 세금을 많이 내려고 한다는 이야기를 접한 국민이 적지 않을 것이다.

내기만 하거나 빼앗기기만 하는 세금이라는 생각이 납세자를 지배하는 한 후진적인 납세문화를 바꿀 수 없다. 이러한 제도의 개선은 입법에 의하여야 하지만 그 시동을 걸어야 할 주체는 과세당국이다. 납세자의 날이 납세자 모두의 축제가 되기 위해서는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소순무 변호사(법학박사)

[약력] 서울대 법과대학, 경희대 법학 박사,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대한변협 부협회장, 기획재정부 세제발전심의위원회 위원,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 법무법인 율촌 대표 변호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공익법인 온율 이사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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