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세기의 인수합병(M&A)이 될 수 있었던 브로드컴의 퀄컴 인수를 국가안보 위해를 이유로 중단시켰다.
12일(현지시간) 저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국가 안보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다”는 이유로 브로드컴의 퀄컴 인수 시도를 공식적으로 불허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협상이 마무리될 경우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브로드컴은 미국 샌디에이고에 본사를 둔 퀄컴을 1700억 달러(181조1350억원)에 인수하는 기술 산업의 역사에 있어 가장 큰 적대적 인수를 기록할 수 있었다.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배경에 대한 확실한 설명은 없었지만 이 명령은 트럼프 행정부가 외국 경쟁자들로부터 미국 기업들을 보호하려는 의도가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최근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부과한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는 분석이다.
이번 명령은 지난 주 재무부 외국인 투자위원회 투자안보담당 차관보가 지난 주 4페이지 보고서를 통해 “퀄컴의 지위가 약화되면 중국이 5G 표준 설정 프로세스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할 우려가 있다”고 밝힌 것과 궤를 같이한다.
화웨이를 포함한 중국 기업들은 5G 기술을 구축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표준화 실무 그룹에 참여를 확대하며 관련 지출을 늘림과 동시에 5G 필수 특허의 10% 이상을 보유하는 등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반면 미국은 현재 표준 특허에서 지배적 위치에 있지만 브로드콤이 인수 비용을 메우기 위해 퀄컴의 연구개발 비용을 축소할 가능성이 높은 까닭에 중국이 이 자리를 메꾸면서 5G를 장악하게 된다는 것이다.
한편 퀄컴은 CPU(중앙처리장치), GPU(그래픽처리장치), 램, 통신용 모듈 등을 하나의 칩으로 구성한 고급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용 스냅드래곤 SoC(시스템온어칩) 시리즈로 잘 알려진 회사로 3G CDMA(코드분할) 특허를 독점 보유하고 있다.
행정명령이 내려진 후 브로드콤은 보도 자료를 통해 “우리는 명령에 대해 검토 중으로 퀄컴 인수가 국가 안보에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시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