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대하여 세무조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회사뿐 아니라 주주의 주식 이동에 대하여서도 조사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이 경우에는 당초 세무조사가 회사에 대한 과세자료를 수집·조사할 목적으로 실시된 것이었다고 하더라도 주주에 대한 세무조사로도 평가할 수 있다.
대법원은 최근 판례에서 "세무공무원의 조사행위가 세무조사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는 조사의 목적과 실시경위, 질문조사의 대상과 방법 및 내용, 조사를 통하여 획득한 자료, 조사행위의 규모와 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 사안에서 개별적으로 판단한다"고 판시했다. 이와 함께 "납세자 등을 접촉하여 상당한 시일에 걸쳐 질문검사권을 행사하여 과세요건사실을 조사·확인하고 일정한 기간 과세에 필요한 직접·간접의 자료를 검사·조사하고 수집하는 일련의 행위를 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세무조사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또 "세무공무원들이 회사에 대한 세무조사 과정에서 회사 주주들의 주식 양수 및 인수 경위에 대하여 질문하는 등 주주들을 상대로 조사를 하였다면, 비록 당시 주주들에게 과세를 하지 않았더라도 이러한 세무조사를 단순히 회사에 대한 세무조사만으로 보기 어렵고, 회사 주주에 대한 세무조사로 보아야 한다"고 판결했다.
세무조사는 세무공무원이 납세자 등을 접촉하여 세금을 물리기 위한 각종 자료를 조사·수집하는 일련의 행위를 의미한다. 이러한 세무조사는 필연적으로 납세자에게 상당한 부담을 주기 마련이므로 세법은 세무조사와 관련하여 납세자 보호를 위한 다양한 장치를 마련해 두고 있다.
이러한 장치 중에서 납세자 입장에서 가장 강력한 방어수단은 동일한 납세자에 대하여 동일한 종류의 세금에 대한 세무조사를 금지하고 있는 규정이다. 대법원은 세무공무원이 이러한 규정을 어겨 중복하여 세무조사를 실시한 경우 그 후에 납세자에게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위법하다는 확고한 입장을 갖고 있다.
따라서 납세자로서는 세무공무원의 각종 조사 행위가 납세자 자신에 대한 세무조사에 해당하는지를 면밀하게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이번 판결의 경우 당초에는 회사를 대상으로 세무조사가 실시되었으나 세무조사 과정에서 회사 주주에 대한 조사가 일부라도 이루어졌을 때는 대주주 개인에 대한 세무조사도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상판결은 세무조사의 객체에 대한 판단은 실제 세무조사 내용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점을 확인한 판결로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다만, 국회는 2018년 법을 개정하면서 필요한 부분에 한정된 '부분조사'의 경우에는 2회까지 허용하도록 하는 규정을 신설하였다.
대법원은 부분조사의 경우에도 정식 세무조사와 마찬가지로 중복하여 조사를 실시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으나 법에서 예외를 인정하도록 입법한 것이다. 대상판결의 사실관계에서 납세자인 주주에 대하여 실시된 세무조사는 부분조사로 볼 여지도 있어 법 개정 이후에도 이러한 사실관계에서 대상판결과 같이 위법한 중복세무조사로 볼 지는 장담할 수 없게 되었다. 대법원2017.12.13.선고 2015두3805 판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