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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분석]

'전통' 무너뜨린 세제실장 인사…청와대는 왜 그를 선택했나

조세일보 / 강상엽 기자 | 2018.03.21 15:14

오랜 세월 동안 단단하게 쌓아 올려진 공든 탑, 기획재정부 세제실 인사 전통이 와르르 무너졌다.

일시적 현상으로 끝이 날 수도 있지만 전해주는 '충격파'는 쉽게 사라지지 않고 꽤나 긴 여운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20일 1급(고위공무원 가급) 인사를 단행해 공석이었던 세제실장 자리에 김병규 전 재산소비세정책관(이하 김 세제실장)을 임명하면서 일대 파란을 일으켰다.

기획재정부, 특히 세제실의 경우 굉장히 보수적인 인사 전통이 자리잡고 있었다.

행정고시 기수를 결코 거르지 않고 '순서'대로 한 단계, 한 단계 올라가는 구조다.

이에 최영록 전 세제실장이 지난달 23일 명예퇴직한 후 세제실 안팎에서는 '다음 순서'였던 한명진 국장과 안택순 국장(전 조세총괄정책관)의 경합체제가 형성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인사에 고려되는 이런 저런 요인들을 배제한 채 전통만 따질 경우 행정고시 31회 출신인 한 국장이 32회 출신 안 국장 보다 앞서 세제실장에 임명되고, 안 국장은 인사교류 형태로 국무총리실 산하 조세심판원장에 임명되는 시나리오가 기정 사실처럼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이 시나리오는 현실화되지 못했고 이들보다 2기수 아래인 34회 출신 김 세제실장이 발탁되면서 오랜 세제실의 인사 전통마저 무너뜨렸다.

전통의 관점에서만 보면 결코 있을 수 없는 인사가 이루어진 셈.

세제실 4개 국장직위(조세총괄정책관, 소득법인세정책관, 재산소비세정책관, 관세국제조세정책관) 중 사실상 '서열 3위'인 재산소비세정책관 자리에서 '서열 1위'인 조세총괄정책관을 거치지 않고 세제실장으로 직행한 케이스도 대단히 이례적이다.

2005년 이종규 전 국세심판원장(현 조세심판원장)과 2011년 백운찬 전 관세청장이 서열 1위 자리를 거치지 않고 세제실장으로 오른 선례가 있지만 이 전 원장의 경우 일반공채(9급) 출신이었다는 점, 백 전 청장의 경우 이미 1급으로(조세심판원장) 올라서 있던 상황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라기 보다는 사실상 첫 케이스나 다름 없다.

여러 사정을 고려할 때 김 세제실장의 발탁은 '색안경'을 끼고 볼 여지가 없지는 않다.

하지만 청와대와의 조율이 반드시 필요한 기획재정부 1급 인사는 단순히 능력과 경륜 등 개인의 역량만으로 좌우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김 세제실장의 발탁 배경을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김 세제실장의 업무능력과 평판 등은 이미 검증될 대로 검증이 된 상황. 지난해 3월 재산소비세정책관 임명 이후 무슨 일이든 적극적으로 몸을 던지는 '마당쇠' 역할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청와대에서 함께 근무하며 그를 눈여겨 보던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업무 내외적으로 자신과 '죽'이 잘맞는 그를 수시로 찾는 등 두터운 신임을 보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세제실장이 문재인 정부 공식 출범 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역할을 했던 국정기획자문위원회 파견을 다녀왔다는 점도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결과론이지만 개인적 역량과 더불어 정치적 환경 또한 김 세제실장에게 대단히 유리한 구도가 형성되어 있었다는 이야기다.

무주택자(세종시 아파트 분양권 보유)로서 보유세 개편 추진에 있어서도 별다른 흠결(?)이 없다는 부분도 가산점을 받았을 것이라는 재미난 분석도 있다.

한편 지난 20일 세제실장 임명 발표가 나온 직후 기자들과 만난 김 세제실장은 "세제실을 비롯해 기재부 전체적으로 주어진 과제가 상당히 많다"며 "화합과 협업 등 부분에 포커스를 맞추고 업무를 해나가겠다"고 간략하게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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