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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순무 칼럼]

재건축초과이익 부담금 헌법소원 감상법

조세일보 / 소순무 변호사 | 2018.03.29 09:22

재건축에 따른 초과이익을 환수하도록 하는 부담금 부과는 위헌인가? 최근 서울 및 광역시 재건축조합 8 곳이 헌법재판소에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의 위헌여부를 가려달라는 헌법소원을 제기하면서 세간의 관심이 쏠렸다.

지난 2006년 9월 법률이 제정되어 시행되다가 2012년부터 적용되던 5년간의 유예기간이 작년 말에 끝났다. 그때까지 관리처분 인가신청을 하지 못한 조합은 그 적용대상이 된다. 물론 법률을 다시 시행하기로 한 것은 작년 하반기부터 불어 닥친 아파트 가격급등 때문이다. 

오랫동안 재건축을 준비하여 오던 조합들이 갑자기 뒷통수를 맞은 격이 되었다. 조합 측의 입장을 헤아리는 구청이 정부와 맞서는 일까지 벌어졌다. 관련 소식이 연일 뉴스를 타고 있지만 실상은 서울 강남, 광역시의 일부지역, 소수자에 국한된 것이다. 전국이 반나절 생활권이 된 우리나라의 도시국가적 구조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투기의 온상이 되었다.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한 주택정책도 한 몫을 하였다.

재건축건축부담금은 세금은 아니다. 하지만 그 실질에서는 세금과 잘 구분되지 않는다. 근래에는 정책적 조세가 일반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부담금 부과가 위헌인지는 언젠가 헌재의 판단이 나올 것이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부담금이 부과되는 것은 재건축 준공인가일 이후이다. 앞으로 시공에만 2-3년은 족히 걸린다.

지금은 초과이익 발생 여부, 부담금액 모두 안개 속에 있다. 그렇다고 이제 부과대상이 된 마당에 조합이 초과이익환수의 위험을 무시하고 재건축을 강행하기도 어렵다. 더구나 집 한 채인 주민은 손에 잡히지 않은 이익에 대한 부담금으로 그 집을 떠나야 할 처지로 바뀔 수 있다. 조합을 구성하는 조합원의 의사결집이 어려운 것은 그 대상이 삶의 터전인 아파트이기 때문이다. 재건축, 재개발이 안고 있는 숙명적 애로사항이다.

재건축부담금말고도 우리에게 익숙한 것은 토지 개발의 이익을 환수하는 개발부담금이다. 사업시행자가 토지를 택지로 개발하여 얻는 이익에서 부담한다는 점에서 다수의 주택소유자가 새로 집을 짓는 과정에서 생기는 재건축부담금과는 현실감이 다르다. 주택 재건축은 당연히 신축비용의 부담이 큼에도 용적률을 늘려 이익을 얻는 구조이다. 재건축마다 한정 없이 증축이 가능한 것도 아니어서 과도기적인 특성이다.

헌법소원 제기를 둘러싸고 위헌·합헌 시비가 한창이다. 미실현 이익에 대해 부과하는 점에선 예전의 토지초과이득세, 택지소유상한부담금과 관련하여 위헌이 아니라는 결정이 있었고 세계적 추세도 위헌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부과의 대상이나 방법, 부담의 정도, 조합원 사이의 형평, 다른 부담금과의 균형 등의 문제에 있어 종전의 합헌이라는 전례는 재건축부담금에 그대로 타당하다고는 할 수 없다. 여하튼 나중에 돈이 들어 온다하여 미리 수중의 돈을 내라고 하는 것은 가장 수준이 떨어지는 세제이다.

더 기본적인 문제는 헌법소원에서의 직접성이라는 요건이다. 이미 2008년 헌법재판소는 재건축부담금이 현실적으로 부과되지 아니한 이상 법률의 위헌을 다툴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에 따르면 이번 헌법소원도 각하 대상이다.

헌법소원 대리인이 이를 모를 리 없다. 결정례를 변경하여 미리 다투게 해 달라는 요청이다. 이론적으로야 위헌이라면 미리 다투지 못하게 할 이유는 없다. 위헌논쟁이 세간의 관심거리가 되었지만 헌법소원에 의한 해결은 여러 장애물이 있고 많은 시간을 요한다. 당장 실질적 구제수단이 되기 어려운 이유이다.

이번 헌법소원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결국 재건축이 완성되고 부담금이 부과된 후에야 그 처분에 대하여 행정소송과 헌법소송을 통하여 다툴 수밖에 없다. 헌법소원을 제기한 조합들은 당연히 부담금 부과는 고려하지 않고 사업계획을 짰을 것이다. 집단적 의사결정에서 불리함은 묻히고 장밋빛만이 판을 친다. 그렇게 갈 것으로 믿었던 조합원들이 갑작스런 부과 위험에 억울해 하는 것은 이해가 간다.

법이 있음에도 의사결정에서 무시되고 법은 수시로 작동을 멈추는 까닭은 무엇인가? 우선 주거정책이 난맥이고 보니 법제가 흔들린다. 행정과 법제가 신뢰를 잃다 보면 이러한 일은 거듭될 수밖에 없다. 정책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세금이나 부담금은 정교하여야 하고 예측가능성이 보다 확보되어야 한다. 


소순무 변호사(법학박사)

[약력] 서울대 법과대학, 경희대 법학 박사,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대한변협 부협회장, 기획재정부 세제발전심의위원회 위원,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 법무법인 율촌 대표 변호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공익법인 온율 이사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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