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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성의 환율이야기]

한·미 FTA 재협상에 따른 원화 강세는 정해진 수순

조세일보 / 김대성 기자 | 2018.04.02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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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조세일보 DB

산업통상자원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과 환율 문제의 연계 여부를 둘러싸고 해명하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홈페이지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 재협상 결과를 공시하며 한국과 환율에 대한 합의가 진행 중이라고 공지했다.

USTR은 미국과 한국 간 환율 협정 체결이 막바지 단계이며 합의 조항에는 경쟁적인 통화절하와 환율조작을 금지한다는 내용과 투명한 외환정책에 대한 약속이 포함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한미 FTA와 철강 관세 협상 등이 같은 시간대에 있어서 오해가 생겼다”면서 “산업부에는 환율을 담당하는 협상가가 없다”고 해명했다.

유명희 통상교섭실장도 “환율 협의를 해본 적이 없고 한국 기획재정부와 미국 재무부의 별도 협의가 진행 중”이라며 “환율을 협의할 생각이 없었고 협의 사안이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가 환율을 담당하는 협상가가 없다는 점까지 밝히며 해명한데 대해 환율을 고려하지 않는 통상 협상이 국내 수출업계에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한미 FTA 재협상과 환율 협의가 서로 분리된 것으로 미국 정부의 발언이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켰다고 설명했지만 뒤끝이 그다지 개운치 않은 맛을 남기고 있다.

외환시장은 USTR의 발표와 관련해 국내 환율정책에 대한 미국의 압박이 강해질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남북한 긴장이 완화되는 분위기 속에 USTR의 환율 협의가 거론되면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달 30일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06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달 22일의 원·달러 환율 1080.00원에 비해 20원(1.9%) 하락했다. 환율이 하락한 것은 그만큼 원화가치가 상승했다는 것을 뜻한다.

한미간 환율정책 합의는 한국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공식적으로 축소되면서 국내 수출경제에 커다란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

미 트럼프 정부는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달러화의 약세 정책을 줄기차게 강조해 왔다.

한국의 원화는 지난해 7월 6일 달러당 1157.50원으로 최고치를 찍은 후 계속해서 달러화에 강세를 보이며 환율이 하락해 왔다.

지난달 30일의 원·달러 환율이 1060.00원과 비교하면 9개월여 만에 97.50원이 하락한 셈이다.

일본의 엔화와 중국의 위원화도 한국의 원화와 같이 달러화에 비해 강세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30일 달러당 엔화는 106.17엔을 기록했고 달러당 위안화는 6.27 위안으로 엔화와 위안화 모두 달러화에 비해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한미 FTA에서 환율이 거론됐는지를 떠나 미 트럼프 정부하에서의 외환시장에서는 원화 강세가 어차피 받아들여야 할 운명으로 보인다.

원화 강세는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에도 어떠한 형태로든지 영향을 주게 되고 무엇보다 수출업계에 대한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반면 원화 강세가 지속될 경우 물가상승률이 둔화되고 급격한 금리인상의 가능성이 희박하게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요인도 기대되고 있다.

문제는 한미 양국이 FTA 개정협상에서 환율 문제를 함께 협상했는지 여부가 아니라 원화강세란 운명을 받아들이고 어떻게 슬기롭게 헤쳐나가느냐 방도를 찾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정부는 FTA 재협상에서 환율 논의가 없었다고 구차하게 해명할 것이 아니라 환율조작이 없다는 객관적인 증거를 내세워 당당히 나서야 한다. 이와함께 원화강세라는 추세에서 한국 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게 보다 현명한 정책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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