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전경.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의 70억원 대 조세포탈 혐의는 무죄, 차명주식 미신고 부분은 벌금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12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조세),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홍 회장에게 벌금 1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홍 회장은 부친으로부터 물려받은 수표, 차명주식 등으로 유명화가의 그림을 구매하고 차명으로 주식을 거래하는 방식으로 증여세 26억원과 상속세 41억여 원, 양도소득세 6억5000만원 등 약 74억원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로 2015년 1월 불구속 기소됐다.
또 검찰은 홍 회장이 유가증권시장 상장법인의 주식을 5% 이상 보유했을 경우 주식 보유상황 변동내역을 금융감독위원외와 증권거래소에 보고해야 하는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에 대해 1심 재판부는 증여세 26억원, 양도소득세 6억5000만원 탈루 혐의를 인정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벌금 20억원 등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41억여 원의 상속세와 6억원 상당의 증여세를 포탈한 부분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홍 회장의 조세포탈 혐의를 모두 무죄로 판단하고 차명주식 보고 의무를 위반한 혐의에 대해서만 일부 유죄로 인정해 벌금 1억원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홍 회장이 차명주식을 적극적으로 은닉하는 행위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조세포탈 혐의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홍 회장이 경영권 확보를 위해 남양유업과 관련된 주식 상당량을 차명으로 보유하고 있었던 것은 인정된다"면서도 "다만 차명주식 계좌에서 현금이 아닌 수표로 인출됐고 수표 중 일부에서는 홍 회장의 실명이 배서돼 있는 것이 발견되는 등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차명주식을 보고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오랜 기간 동안 실명으로 주식을 보유하지 않고 보고를 제대로 하지 않는 등 죄질이 좋지 않아 주식 시장의 투명성, 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한편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홍 회장과 함께 기소된 김웅 남양유업 대표에 대해서도 대법원은 무죄를 확정했다.
김 대표는 홍 회장의 선대이자 남양유업 창업주인 고(故) 홍두영 전 명예회장을 도와 7억 여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았다. 김 대표는 홍 전 명예회장과 함께 2005년부터 8년간 실제로 퇴직 임원을 고용하지 않고도 급여를 지급한 것처럼 꾸며 6억9000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김 대표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지만 2심 재판부는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