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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성의 환율이야기]

환율조작국 지정은 피했지만 원화 앞길은 험로

조세일보 / 김대성 기자 | 2018.04.16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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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년여간 원·달러 환율 변동 추이. 자료=네이버

우리나라가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을 피해 일단 한숨은 돌리게 됐다.

미국 재무부는 13일(현지시간) 발표한 반기 환율보고서에서 한국을 환율조작국으로 분류하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대해 계속 관찰대상국으로 유지했다.

환율보고서에서 분류되는 환율조작국은 자국의 수출을 늘리고 자국 제품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가 인위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해 다른 나라 통화와 자국통화 간 환율을 조작하는 국가를 말한다.

미국의 재무장관은 종합무역법, 교역촉진법에 의해 반기별로 주요 교역국에 대한 경제 및 환율 정책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한다.

지난 2015년 제정된 교역촉진법에 따르면 △대미 무역 흑자 200억 달러 초과 △GDP(국내총생산) 대비 경상흑자 비율 3% 초과 △지속적인 일방향 시장 개입(연간 GDP 대비 2% 초과 달러 순매수)등 세 가지 요건에 해당되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된다.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면 미국 정부의 개발자금 지원과 공공 입찰에서 배제되고 국제통화기금(IMF)의 감시를 받게 된다.

한국은 3가지 조건 중 지속적인 일방향 시장 개입을 제외한 나머지 2가지 조건에 해당되어 2016년 4월과 10월, 2017년 4월과 10월 보고서에 이어 올해 4월 연속해 5차례에 걸쳐 환율관찰대상국으로 분류됐다.

관찰대상국으로 분류되면 미국 재무부의 모니터링 대상이 된다. 올해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중국, 일본, 독일, 스위스 등 기존 5개국에 인도가 새롭게 추가됐다.

환율보고서는 한국에 대해 외환시장 개입은 무질서한 시장 환경 등 예외적인 경우로 제한돼야 하고 외환시장 개입을 투명하게 조속히 공표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원화는 국제수지 흑자와 함께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가 줄어들면서 그동안 달러화에 대해 환율이 지속적으로 떨어져 왔다.

지난해 7월 6일 달러당 원화는 1157.50원으로 고점을 기록한 이후 하락해 지난 2일 1055.50원으로 저점을 나타냈다.  

지난 13일에는 달러당 환율이 1069.00원으로 고점 대비 7.6% 하락했다. 그만큼 원화의 가치가 높아졌다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이번 재무부 환율보고서에서 외환시장 개입을 투명하게 공표해야 한다고 촉구함에 따라 미국의 우리나라 외환당국에 대한 외환시장 개입이 노골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환율보고서는 우리나라에 대해 작년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원화 절상을 막기 위해 100억 달러가 넘게 개입했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재무부가 한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는 않았지만 환율압박의 수위를 예전보다 한단계 높인 것으로 나타나 외환 당국이 원·달러 환율 하락을 막지 못하고 원화가치 상승을 방관할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면 해외에서의 우리나라 제품의 달러 표기 수출단가가 높아지기 때문에 제품 경쟁력이 약화될 수 밖에 없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원·달러 환율이 1% 하락(가치 절상)할 경우 총수출이 0.51% 감소하게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산업별로는 기계 0.76%, IT 0.57%, 자동차 0.4%, 석유화학 0.37%, 철강 0.35%, 선박 0.18% 순으로 수출 감소 효과가 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기계나 IT, 자동차 등은 일본, 독일, 중국 등과의 수출 경쟁이 치열해 원화 환율 하락세가 장기화 될 경우 피해가 더 커질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는 환율조작국 지정 위협을 카드로 미국 국익을 위한 환율정책을 다른 나라에 강요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를 갖고 있는 셈이다.

한국은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이라는 칼날을 가까스로 피했지만 원화의 앞길은 순탄치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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