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인회계사회는 29일 아파트 최소감사시간 설정을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로 판단한 공정거래위원회의 결정에 대해 “외부감사의 공공재적 성격을 잘못 이해한 결과”라며 이의를 제기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9일 회계사회가 회계법인 등에 지난 2015년 1월부터 최소감사시간 100시간 기준을 준수해 아파트단지 외부회계감사 보수를 책정하도록 결정·통지한 행위에 대해 형사고발, 과징금 부과와 함께 시정명령을 의결한바 있다.
회계사회는 “공정위는 한공회의 적정감사시간 준수 안내가 경쟁제한 행위에 해당한다는 결론을 내려 제재하려는 것”이라며 “국회의 입법취지와 국무총리실·금융위원회·국토교통부의 정책취지에 부합하도록 열심히 노력한 결과가 검찰고발까지 이어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국회·금융위도 회사에 대한 회계감사가 공공재적 성격을 가지므로 자유경쟁이 오히려 소비자 후생을 악화시킨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는데 공정위의 이번 결정이 회계업계의 실태를 이해하지 못한 무리한 결정이라는 것.
실제 이번 공정위의 제재의 이유로 들고 있는 표준감사시간은 지난해 9월 국회에서 통과된 외부감사법 개정으로 올해 11월부터 일반 회사들을 대상으로 도입될 예정이다.
회계사회는 “지난 18일 대통령 주재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발표된 5개년 반부패종합계획에서도 실질적 외부감사를 위해 표준감사시간제 도입이 강조됐다”며 “이는 감사시간과 감사품질은 불가분의 관계며 감사시장은 단순 경쟁 시장으로 볼 수 없다는 점이 확인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회계사회는 “아파트 관리비 사용 비리문제는 지난 2011년부터 수년간 감사원 감사, 서울시 조사, 언론의 기획보도, 김부선 난방비리 사태로 국민적 비판이 들끓었던 사항”이라며 “국토교통부도 아파트 회계감사의 실효성을 높이는 적극적 행동을 회계사회에 요구한 사항”이라고도 반박했다.
회계사회는 또 “사회적 요구에 부응키 위해 적정감사시간, 표준감사프로그램 등 아파트 회계감사의 성공적 정착과 감사품질제고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국무총리실은 이 공로를 인정해 지난 2017년 2월 회계사회 소속 직원에게 국무총리상을 수여했다”고 설명했다.
회계사회는 이번 공정위의 결정이 외부감사의 공공재적 성격을 잘못 이해한 결과라고 판단하고 사법당국에 충실하게 소명하고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아파트 회계감사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해 회계사회는 지방자치단체가 아파트를 감사하는 회계사를 직접 선임하는 감사공영제도를 시행하거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별도의 감리단을 구성해 직접 감사활동을 실시할 것도 제안하기로 했다.
회계사회는 “아파트 회계감사의 품질제고를 위한 노력이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해서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다만 반성할 부분이 있는지 되짚어볼 것이며, 앞으로도 대한민국의 회계투명성 제고를 위해 계속 헌신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