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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재화의 무역이야기]

북한은 시너지효과 높은 교역파트너

조세일보 / 홍재화 필맥스 대표 | 2018.05.02 08:30

지금 이 시점에서 북한과의 교역을 충실하게 할 수 있다면 북한보다 더 혜택을 볼 수 있는 쪽은 남한일 수도 있다. 지금 남한은 경제 성장은커녕 현상 유지도 버거워하는 지경에 와있다. 내부적으로는 기업의 활동을 저해하는 규제와 더불어 저임금의 노동집약적 산업이 겪는 문제들을 일시에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통일까지는 아니더라도 중국-대만, 중국-홍콩처럼 자유롭게 투자와 왕래라도 가능해진다면, 남북한은 무한한 시너지효과를 거두며 새로운 한반도의 시대를 열어갈 수 있다.

통합된 1억 시장 형성
제조업에서 인구 1억이 갖는 수자의 의미는 매우 크다. 일반적으로 말해 새 기술의 시장 도입이나 경쟁력 있는 산업발전을 위하여 1억 정도의 인구와 그에 상응하는 구매력을 지닌 시장 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는 자체 시장만을 기대하면서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한계선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지금 한국이 세계 10대 경제대국이기는 하지만 5천만 명에 불과한 인구 때문에 제조업에서는 늘 외국으로의 진출을 고민해야 한다. 그런데 남한 5천만 명, 북한 2500만 명이면 7500만 명이 된다. 인구만으로 세계 19위 국가이다. 그리고 지금 남한에서 고민하는 저 출산의 문제도 남북한의 선남선녀가 만나면 해결될 지도 모를 일이다.

비록 1억 명에는 못 미치지만 지금보다는 50%가 더 커지는 내수시장이 생기는 기회이다. 내수시장이 커지만 그만큼 해외 시장의 변동에 덜 영향을 받는다. 글로벌 시장을 상대하는 수출 경쟁력을 갖추기 이전에 내수만으로 어느 정도 수준의 소비가 가능하게 된다. 일단 내수시장을 테스트 마켓으로 한 다음 해외 시장 진출을 시도해볼 수 있는 여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베트남이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생산 기지로서도 의미가 있지만, 1억이라는 거대 소비 시장이 생기기 때문이다. 현재 북한의 소득수준은 매우 낮지만, 남북한 교류가 활성화되면서 소득이 올라간다면 한반도 7500만 명의 소비시장은 웬만한 나라의 2-3억 명 시장보다 커진다. 이미 남한만의 소비시장만 해도 세계에서 손꼽히는 선도시장임을 감안한다면 아무리 적게 잡아도 틀릴 수가 없는 전망이다.

북한 노동력, 남한 자본과 기술력의 하모니
남한 경제의 어려움을 말할 때 자주 나오는 말 중의 하나가 '샌드위치효과'이다. 중국의 저렴한 가격 경쟁력과 일본의 고기술 고품질의 경쟁력 사이에서 남한이 샌드위치처럼 끼어서 고전할 것이라는 삼성그룹의 고 이병철회장의 말이었다. 물론 그 말은 현재까지는 맞지 않았다. 중국이 경제 개발되면서, 오히려 한국 경제는 발전하였다. 하지만 중국이 자체 기술을 발전시키려는 노력은 필연적으로 한국의 고기술 고자본 산업분야에서 경합하게 되어 있다.

일본도 과거 잃어버린 20여년의 어둠을 뚫고 나와 새로운 경제 회생 기를 맞이하고 있다. 이처럼 샌드위치 위기를 여전히 겪고 있는 남한에게 북한의 풍부한 지하자원, 세계가 인정하는 손재주를 갖고 있는 노동력을 활용할 수 있다면 남북한의 경제가 동반하여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특히 기계와 섬유, 전자 등 노동집약 산업뿐만 아니라 노동비용 상승으로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철강과 화학 산업 역시 한국이 북한 노동력 활용에 따른 직접적인 혜택을 볼 수 있다.

경합되는 산업분야 없어 중복투자 없어
1990년대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북한의 산업구조는 큰 변화를 겪었다. 2차 산업이 일정 수준 발달되어 있는 중진국적 산업구조에서 1차 산업 위주의 전형적인 저소득 개도국형 산업구조로 뒷걸음질 친 것이다. 이는 제조업 기반이 붕괴됨에 따라 공업, 특히 중화학공업의 비중이 대폭 축소된 데 따른 것이다. 명목기준 산업구조를 통해 1990년과 2016년을 비교해 보면 농림어업의 비중은 27.4%에서 21.7%로 하락했고, 광업의 비중은 9.0%에서 12.6%로 상승하였다.

하지만 제조업의 비중은 31.8%에서 20.6%로 대폭 감소했다. 이 가운데 경공업은 6.2%에서 6.9%로 미세 상승한 반면, 중화학공업은 25.6%에서 13.7%로 크게 감소한 것이 눈에 띈다. 반면에 남한은 이미 산업구조가 고도화하여 제조업은 고기술과 고자본력이 필요로 하는 분야로 넘어갔다. 일반 소비재 분야에서는 국내에서의 완제품 생산보다는 중간재, 소재 개발을 주로하고 있다.

아무리 보아도 남북한이 중복되는 산업분야란 거의 없다시피 하다. 그만큼 남북한의 경제력의 차이가 크다고 볼 수도 있어, 향후 많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동반자로서 상호간에 협력을 한다면 중복 투자 없이 시너지효과를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심지어는 방위산업분야도 협력한다면 중동 중남미 그리고 서남아시아에 신 시장 개척을 같이 노려봄도 어렵지 않다.

우리의 가장 가깝고 큰 중국이나 일본과의 관계는 늘 협력이 가져다주는 경쟁의 상승효과가 있어 별로 시너지효과를 볼 여력이 많지 않았다. 시너지효과를 누릴 만한 분야가 없어 한중일 FTA가 전혀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북한과의 산업 협력은 거의 모든 분야에서 상승효과를 볼 수 있다.

언어 문화적 차이 없음
4.27 남북 정상회담을 보면서 유독 자주 언급되던 단어가 바로 '민족'. '겨레'였다. 특히 한반도 내의 한민족은 다른 어느 나라보다 동일성이 강한 민족국가 지역이다. 단지 같은 민족이 분열되고 합치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을 뿐이다. 이미 5천년 이상동안 같은 언어를 써왔으며, 1443년 이후 한글은 우리 민족이 자랑스러워하는 고유하면서 배우기 쉬운 디지털시대에 가장 적합한 문자로 사용되었다.

1945년 이후 남북이 자본주의와 공산주의로 분리되어 살아오면서 어느 정도의 문화적, 사회 행동적 관점에서 차이가 발생하기는 하였지만, 서로 간의 소통에 문제를 일으킬 정도는 아니다. 김정은의 연설을 남한 사람들은 전혀 어려움 없이 이해하였고, 조용필의 북한 공연을 통역 없이는 물론이고 노래에 흐르는 감정마저 공유하였다. 아마 가장 큰 문화적 차이라면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차이이고, 이는 남한 사람들이 중국 개방 시기에 물밀 듯이 중국에 투자하였다고 큰코다친 사례들을 다시 살펴본다면, 우리가 겪을 시행착오를 많이 줄일 수 있다.

이제부터 남북한 사람들은 이제까지 자신들이 살아왔던 규범대로 상대를 판단하려 하지 말고, 새로운 규범이 생기고 있음을 감안하며 서로를 이해하려고 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포용력과 편견 없이 선한 마음을 갖고 대한다면, 우리가 겪을 갈등을 줄이고 남북한 경제협력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앞당길 수 있다.

수직무역 상대로 최적
경제발전단계 상 산업 구조가 비슷한 국가 간에 이루어지는 무역이 수평무역(Horizontal Trade)이고, 생산 단계가 서로 다른 상품 간에 이루어지는 무역이 수직무역(Vertical Trade)이다. 자동차를 예로 든다면 한국에서 이미 현대·기아 르노삼성 쌍용 한국GM 등이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지만, 벤츠, 혼다, 닛산 등의 외국 자동차도 여전히 수입되고 있다.

한국과 독일. 일본은 수평적 무역을 하고 있다. 또 다른 면에서 보면 한국은 자동차를 만들면서 독일산 BOSCH사의 부품과 일본산 닛산의 부품을 사용하기도 한다. 미국에 한국의 부품을 수출해서 포드사가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이를 수직 무역이라고 한다. 수직무역의 상당부분은 기업 내 무역이기도 하다. 예를 들면 삼성전자가 베트남에 투자해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방식이 많다. 이 같은 기업 내 무역은 모기업을 비롯하여 관계회사와 그들의 해외현지법인 간 재화 및 서비스를 교역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남북한 간의 기업 내 무역형태로 전환시켜본다면 삼성전자가 상대적으로 노동집약적인 조립공정을 분할하여 노동력의 가성비가 우수한 북한으로 이전하여 생산한 다음 이를 남한으로 반입하여 제3국으로 수출하는 방식이 된다. 이럴 경우 삼성전자는 북한 내 신규 시장을 선점하면서, 북한 노동력을 가성비 우수하게 활용하면서, 북한 내 경쟁자도 없고, 그렇다고 북한 노동자들에게 한국에서 커온 삼성전자의 기업문화를 별도로 교육할 필요가 없는 문화적 어려움도 겪을 필요가 없다.

이처럼 남북한이 수십 년 동안 분리되어 있었다는 것은 양 측이 모두 상당한 기회비용을 놓쳤다는 안타까움이 있다. 이제부터 교역의 최상의 파트너로서 서로를 인정하고, 나갈 길을 모색하여야 한다. 그렇다면 남북한 교역이 타국과의 교역보다 더 이점을 볼 수 있는 '무역의 형태'로는 무엇이 있을까?

 홍재화 필맥스 대표

홍재화 필맥스 대표

[약력] 중앙대학교 무역학과 졸업, 전 KOTRA 파나마무역관, 홍보부 근무
[저서] 무역&오퍼상 무작정 따라하기, 수출 더 이상 어렵지 않아요, 어제를 바꿀 순 없어도 내일은 바꿀 순 있다, 해외무역 첫 걸음 당신도 수출 쉽게 할 수 있다 등 다수
[홈페이지] http://blog.naver.com/drimt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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