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동문과 인천지역 시민단체가 10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한진 총수 일가의 대학 경영진 사퇴를 촉구하는 피켓시위를 진행했다. 사진은 피켓 시위 앞으로 지나가고 있는 대한항공 직원들의 모습. <사진:대책위원회 제공>
"We condemn KOREAN AIR'S abuse of authority(우리는 대한항공의 권력 남용을 비난한다)"
갑질 논란에 휩싸인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대학교 경영진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에게 전달됐다.
'한진그룹 갑질족벌경영 청산과 인하대 정상화를 위한 대책위원회(준)'는 1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3개 국어(한국어, 영어, 중국어)로 제작한 피켓을 들고 시위에 나섰다.
제2여객터미널은 대한항공, 델타항공, 에어프랑스항공, KLM네덜란드 항공 등 4개 항공사만 비행기를 운항하고 있다. 그 중 대한항공을 이용하는 승객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책위는 이날 "조원태 정석인하학원 이사(대한항공 사장)는 조양호 회장이 이사장인 인하대학교에 부정편입했다"며 "이처럼 부도덕한 재벌 2세가 정석인하학원의 이사를 맡고 있고 나아가 태극마크가 새겨진 국적항공사의 사장 자리까지 올랐다"고 비판했다.
피켓시위에 나선 인하대총학생회동문협의회 이혁재 집행위원장은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에게 한진 총수 일가의 '갑질'을 알리기 위해 공항에 나왔다"면서 "영어와 중국어로 번역된 문구를 통해 외국인들도 대한항공의 실태를 알게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한진의 인하대 지배구조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상태다. '조 이사의 부정편입학 의혹', '계열사에 대학 일감몰아주기', '일우재단의 교환학생 장학금 미지급' 등 각종 의혹에 대해 인하대의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대책위는 인하대 이사회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한진 총수 일가의 '세습 경영'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조 이사가 인하대를 편입할 시기에 기준 학점을 충족하지 못해 부정입학했다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면서 "비윤리적이고 불법적인 방법으로 아버지가 이사장인 학교에 입학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조 이사는 편입 당시 인하대 교환학생으로 이수한 21학점을 포함해도 54학점에 불과해 68~72학점의 기준학점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인하대 측은 지난 8일 학교 홍보팀이 작성한 입장서를 통해 "조 이사는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1998학년도 편입 시험을 치러 합격하고 내부 심의를 거쳐 학년 자격을 부여받았다"며 조 이사의 부정편입학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학교 측은 "외국대학 재학생의 경우 국내 대학과 학점 체계가 다르기 때문에 외국대학 학점 이수자의 경우 통상적으로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학년 자격이 부여된다"고 대책위의 주장을 반박했다.
대책위는 이같은 학교 측 입장에 대해 "기자회견을 통해 조 이사의 부정편입 의혹을 제기했음에도 한진은 학교 홍보팀을 통해 '합법적으로 입학했다'는 입장서를 배포하며 물타기를 진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대책위는 조 이사의 부정편입학 의혹, 일감몰아주기, 일우재단 장학금 문제 등에 대해 학교 측에 정보공개를 요청해 놓은 상태다. 대책위는 인하대에서 정보공개를 거부할 경우 교육부에 특별감사도 요구할 계획이다.
한편 대책위는 12일 서울역에서 진행 예정인 대한항공 직원들의 2차 촛불집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