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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주 연구개발비 회계처리 비상…셀트리온 순익 큰폭 줄듯

조세일보 / 박지환 기자 | 2018.05.11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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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R&D비용 회계처리 따라 지난해 4000억원 순익 반토막도 가능
코미팜(96.9%)·코오롱티슈진(93.2%) 등 연구개발비 자산처리 100% 근접 

올해 초 국내 증시에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던 제약·바이오주가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시장에선 제약·바이오주 종목이 실적에 비해 주가 거품이라는 경고의 목소리를 내오고 있다. 

제약·바이오 종목의 순이익 대비 주가 수준을 보여주는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70배를 넘는다. 글로벌 대형업체들의 PER이 15배를 넘지 않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고평가됐다는 지적이다. PER은 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것으로 PER 값이 높을수록 거품이 많다. 

제약·바이오주 고평가 배경에는 연구개발비 회계처리 방식에 따라 실적이 최소 수십억에서 최대 수천억씩 왔다 갔다 하는데서 비롯됐다.

연구개발비를 해당 기업 판단에 따라 비용이 아닌 자산으로 회계처리 할 수 있어 이익을 늘리는 게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실적을 늘리기 위해 연구개발비를 가급적 개발비로 계상하기도 했다.

금융당국은 연구개발비를 비용이 아닌 무형자산으로 처리해 영업이익을 부풀리는 사안에 대해 국내 제약바이오 상장사들을 대상으로 테마감리에 나선 상태다. 신약개발 성공가능성이 높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연구비를 비용이 아닌 자산으로 처리하면서 영업손실을 감췄는지가 점검 대상이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시가총액 1조원 이상의 제약·바이오사들은 작년 연구개발비의 30% 가까이를 무형자산으로 회계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약바이오주 중 시총이 가장 높은 셀트리온의 경우 이 회사는 지난해 연구개발비로 2270억원을 사용했다. 이중 약 74.4%에 해당하는 1688억원을 개발비로 분류했다. 셀트리온은 작년 당기순이익으로 4007억원을 올렸는데 만약 개발비를 모두 연구비로 봤다면 4000억원대의 순이익은 2319억원(4007억원-1688억원)으로 반 토막이 나게 된다.

차바이오텍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 이 회사의 주가는 지난 3월 중 2주만에 반 토막이 났다. 지난해 연구개발비를 무형자산으로 계상해 실적을 흑자로 결산한 것이 드러나면서 외부감사에서 한정판정을 받고 관리종목으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차바이오텍은 작년 75억원의 연구개발비 중 53억원(71.1%)을 개발비로 자산 계상한 바 있다.

코미팜(96.9%)과 코오롱티슈진(93.2%) 등 연구개발비 중 자산화 비율이 100%에 근접한 회사도 있다. 코미팜은 작년 연구개발비 26억원 가운데 25억원을 자산으로 회계처리했다. 코오롱티슈진 역시 265억원 중 247억원을 자산으로 계상했다.

이외에도 오스코텍(90.4%), 바이로메드(87.8%), 삼천당제약(74.1%), 메디포스트(51.4%) 등도 연구개발비 투자액의 상당부분을 자산으로 회계처리했다.

기업이 연구개발에 쓰는 돈은 회계상 비용인 경상연구개발비와 자산인 개발비 두 가지로 나누어 장부에 기재된다. 경상연구개발비는 일반적으로 판매관리비나 매출원가 항목에 포함돼 당기순이익 계산시 차감한다.

반면 개발비는 특허권 등이 포함된 무형자산 항목에 해당하는 것으로 영업이익에서 차감되지 않는 자산 항목이다. 대신 다른 자산과 마찬가지로 자산계상 후 상각한다. 수익비용 대응원칙에 따라 연관 매출 발생에 맞추어 무형자산상각비로 비용처리 한다. 이 경우 비용처리 시점을 늦춰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기까지 이익을 늘릴 수 있다. 

제약바이오 업계는 연구개발비 논란에 더해 삼성바이오로직스까지 회계이슈 논란에 휘말리면서 어닝쇼크 우려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특히 실적을 부풀릴 수 있는 연구개발비 자산화 요건을 기업이 판단하고 회계처리 할 수 있기 때문에 향후 잠재적인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한 회계 전문가는 "제약 바이오 기업들이 기술적 실현 가능성 등의 연구개발비 자산화 요건을 자의적으로 판단할 수 있어 개발비(자산) 계상을 통해 적자 상태를 피하는 회계처리를 선택하는 유혹을 이겨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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