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에선 이순신 장군의 명량해전을 꼽을 수 있다.
두 전투에는 공통점이 있다. 약자가 강자를 이겼다는 점이다.
만약 다윗이 골리앗과 정면승부를 했거나 이순신장군이 12척으로 왜선 200척의 한가운데로 돌진했다면 어땠을까? 상상하는 그대로 일 것이다.
시험공부도 마찬가지다. 세무사시험은 경쟁률이 10대 1에 달한다.
이글을 읽고 있는 분들이 공부에만 전념하기 어려운 주부거나 직장인에 지방수험생이라면 정면 승부를 피해야 한다.
이번 1차 시험을 합격하고 잠시 기쁨을 누렸지만 다시 두꺼운 세법학 책을 보며 좌절을 겪고 있는 분들이 일부 합격수기나 학원강좌를 듣고 전 범위를 맞부딪힐 계획이라면 더 이상 이글을 읽을 필요가 없다. 승부가 정해져 있으니까 말이다.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상대의 전술을 파악해야한다.
2. 내 영역으로 상대를 끌고 와야 한다.
시험에 응용해보자.
1. 자신의 학문적 명예를 중시하는 분이 출제교수라면 난이도 조절을 위해 어떤 문제를 낼까? 아마도 세세한 문제보단 기본적이고 중요한 문제를 낼 것이다. 예를 들어 재고자산 인식요건을 계산이 아닌 서술형으로 낸다면 그해 과락숫자가 급속히 올라갈 것이다.
앞으로는 자신이 출제교수라고 생각하고 공부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다윗이나 이순신이 전투를 앞두고 얼마나 상대의 입장에서 많은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겠는가.
만약 필자가 출제교수라면 함정 계산 문제보다는 이론을 제대로 알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문제를 기본서를 토대로 출제할 것 같다.
2. 자신만의 방식을 믿고 수준에 따라 준비해야 한다.
자신이 판을 주도하지 못하고 끌려다니 게 되면 전혀 응용문제에 대응할 수 없다. 냇가에서 물고기를 잡을 때 어떻게 하는지 생각해보자. 냇가 전체를 막고 잡을 수는 없다. 포인트라고 판단되는 일정 지역에 그물을 설치하고 기다리면 된다. 만약 물고기를 잡겠다고 쫓아다닌다면 아마도 1시간도 되지 않아 집으로 돌아와야 한다. 한 마리도 못 잡은 채.
내가 평상시 상담하는 수험생들에게 하는 질문이 있다.
만약 2차생들이 우습게 보는 1차시험 기출문제 약 5~10년치를 모두 연습장에 풀이과정까지 적을 수 있다면 2차에서 몇 점이나 받을 수 있을까? 거기다 모의고사를 통해 만들어낸 오답노트까지 추가한다면.
정리하면 자신이 할 수 있는 수준의 전략을 갖고 시험에 임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처음 2차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의 전략과 3~4번 2차 시험을 치러 본 수험생의 전략은 달라야 한다.
욕심을 버려야 살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