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일보

글자 크기조절

글자 크기가 적당하신가요?

검찰 흉내만... 허술한 관세청 한진家 압수수색 '도마'

조세일보 / 이현재 기자 | 2018.05.14 10:51

ss

◆…'검사' 출신 관세청장의 '승부수', 제대로 통할까? = 김영문 관세청장(왼쪽에서 세번째)이 최근 인천본부세관을 순시하면서 인천공항 현장점검을 하고 있는 모습. 

관세청이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밀수 의혹을 파헤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말 그대로 '빈 수레'만 요란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숙한 행정으로 한진 일가에 오히려 시간을 벌어주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관세청은 지난 2일 저녁 서울 평창동 한진 일가 자택에 '비밀공간'이 있다는 제보를 받고 압수수색을 벌였다. 지난달 21일 1차 압수수색 이후 11일만에 재차 압수수색에 들어간 것이다.

그러나 관세청의 압수수색 결과 실제 '비밀의 방' 세 곳을 발견했지만 밀수로 의심되는 물건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후 한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김영문 관세청장은 첫 압수수색 당시 비밀의 방의 존재를 몰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저희들이 알았다면 당연히 그때 했겠죠. 옷장 뒤의 옷을 치워야 출입문이 나오는 구조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참 안타깝게도 (비밀의 방을) 조금 치웠지 않나, 저희들은 의심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1차 수색 당시 비밀 공간을 발견하지 못해 한진 일가에 물건을 치울 시간을 내줬다는 지적을 김 관세청장 스스로 인정한 것. 치밀하지 못한 '수박 겉 핡기식' 압수수색으로 인해 혐의 입증에 필요한 결정적 단서를 놓쳤을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이야기다.

김 관세청장은 "(비밀의 방에서)물건보다는 자료들, 저희들이 추론할 수 있는 부분들이 몇 가지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진 일가가 물건을 미리 치웠다면 혐의를 입증할 만한 자료를 비밀의 방에 굳이 놔두었겠냐는 지적을 낳고 있다. 

관세청은 아직까지 한진 총수 일가의 밀수 경로조차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주직원 통로 등 밀수 경로로 의혹이 제기된 곳에 대한 가능성만 따져 보고 있을 뿐 이렇다 할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수사 진행 상황도 1차 압수수색 당시 촬영한 자택 내 물품들과 해외신용카드 사용 내역을 대조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는 이야기만 나왔을 뿐, 그 후로 진전된 무언가는 나오지 않고 있다.    

아울러 김 관세청장이 자신감을 내비쳤던 한진 총수 일가에 대한 소환도 늦어지고 있다.

김 관세청장은 "확실하게 자료를 정리해서 불러야 된다"면서 "생각보다는 시간이 좀 걸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부분도 아직 이렇다 할 자료를 수집하지 못했다는 것을 반증하는 발언으로 풀이되고 있다. 

수사가 더디게 진행될수록 관세청은 '제보'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모습이다.

급기야 김 관세청장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희들이 어떻게 수사할지는 믿어주시고 단지 시간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린다. 그리고 가급적이면 진짜 이 수사에는 제보가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적극적으로 제보를 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보 역시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가뜩이나 한진 일가와의 유착 의혹 등으로 인해 관세청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가 많아 제보 수집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었는데, 허술한 관세청의 이번 압수수색이 관세청 조사에 대한 신뢰도를 스스로 깎아 먹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달 관세청이 야심차게 내놓았던 카카오톡 오픈채팅 '제보방'은 지난 4일 이후 글이 뚝 끊겼다.


[저작권자 ⓒ 조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화끈한 토픽·쏠솔한 정보 조세일보 페이스북 초대합니다.

관련기사

Copyright ⓒ Joseilbo.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