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일보

글자 크기조절

글자 크기가 적당하신가요?

삼성바이오로직스, 자회사 가치 부풀려 공모액 수조원 조달 논란

조세일보 / 박지환 기자 | 2018.05.17 14:21
d

바이오로직스 상장때 에피스 가치 5조원 평가 적정성 의혹
에피스 2015년 감사보고서에 낮은 이익실현 가능성 언급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바)의 분식회계 논란이 연일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삼바 상장과정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이하 에피스)의 기업가치 평가 적정성 문제가 크게 부각되고 있다.

2015년 삼바의 기업가치 평가 때 에피스 기업가치를 5조원 이상으로 평가한 것을 두고 기업가치를 과도하게 부풀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금융위원회에서 열리는 회계감리위원회에서는 삼바 분식회계 고의성,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연계성 여부와 함께 자회사 에피스 가치 부풀리기 문제가 다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소는 앞서 2015년 11월 그동안 흑자기업에게만 코스피 상장을 허용하던 규정을 바꿔 적자기업도 일정요건만 갖추면 상장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이 규정을 활용해 4년 연속 적자에 허덕이던 삼바는 2016년 11월 10일 증시에 입성했다.

상장과정에서 IPO주관회사는 공모희망가격 결정을 위해 상장사의 가치를 가장 적절하게 평가하는 분석방법을 사용해 기업가치 평가를 진행한다.

과거에는 증권 인수업무 등에 관한 규정에서 공모가 산정방법을 정의하고 있어 비교적 정형화된 방법으로 산정했다. 그러나 현재는 대표주관회사가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할 수 있도록 공모가 산정방법을 자율화했다.

문제는 삼바의 기업가치 평가 때 전례가 거의 없는 방식이 쓰였다는 점이다. 삼바와 안진회계법인은 상장 당시 에피스의 공정가치 산정시 현금흐름할인법(DCF)을 적용했다.

DCF는 미래 시장상황과 회사의 성장성을 고려해 미래 기업가치를 산정하고 이를 할인해 현재 기업가치를 도출하는 방식이다. 이 방법은 몇가지 변수만 긍정적으로 평가하면 기업가치 고무줄 측정이 가능하다는 비판을 받는다.

f

◆…한국거래소 상장심사 가이드 캡쳐

이런 점 때문에 거래소 역시 DCF 방식 사용을 지양하고 있다.

거래소 홈페이지에 공시된 상장심사 가이드북에는 "DCF는 재무자료, 자본비용, 성장률에 대한 추정으로 객관성이 떨어지는 등 가격에 영향을 주는 변수들의 검증 가능성이 낮아 국내 IPO 평가 방법으로는 거의 사용되지 못한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삼바는 DCF 방식을 적용해 장부가 3300억원이던 에피스의 가치를 5조2726억원으로 재평가했다. 2016년 11월 상장 직전에는 다시 8조4000억원으로 11개월 동안 3조원 이상 기업가치가 늘어났다.

dd

◆…삼성바이오로직스 경영정보 내역. 출처 = 한국거래소

2015년 에피스는 영업손실 1611억800만원을 기록했다. 더구나 이 같은 실적은 전년 대비 영업손실이 4배로 불어난 상태였다.
 
결과적으로 에피스 장부가가 2905억원에서 수조원대로 늘어나면서 삼바는 4조5000억원대의 지분법 평가이익을 냈다. 이 평가 한 번으로 삼바는 2015년 영업손실 2036억원을 거뒀지만, 당기순이익은 1조9049억원을 올릴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삼바는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을 높다고 보고 에피스를 관계회사로 변경한 덕분에 막대한 이익을 얻었다. 이듬해에는 한국거래소에 상장했으며 투자자로부터 2조원이 넘은 공모자금을 모았다.

이번 사안에 대해 회계업계에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기업가치가 5조2000억원대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통상 5년간 미래추정 영업이익이 매년 수천억원 발생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dd

◆…2015년 삼성바이오에피스 감사보고서 주석 캡쳐

그러나 삼바의 감사를 맡았던 회계법인조차 에피스의 미래이익을 장담하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삼정회계법인이 작성한 에피스의 2015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예상 연평균이익이 각 회계연도에 소멸되는 이월결손금 및 세액공제이월액에 미달해 이연법인세 자산의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주석을 해석해 보면 에피스는 향후 결손금을 상쇄하거나 이연법인세 자산을 실현할 수 있는 이익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 셈이다.

이에 대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일 기자회견에서 "2015년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성공하고, 2015년 9월과 12월, 개발 중인 바이오시밀러 2종의 국내 판매승인을 득했다"며 국내에서 판매승인을 받는 등 기업가치가 크게 증가했다"고 반박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제약업계의 경우 해외판매 루트가 중요한데 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제품 국내 판매승인이 난 것은 2015년이지만 유럽판매 승인은 2016년에 됐다"며 "해외 판매승인을 받기 전인 2015년 8월31일을 기준으로 에피스의 기업가치를 5조원대로 평가한 것이 적절한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삼바는 이날 열리는 금융위원회 감리위원회에 김태한 대표를 비롯한 핵심 임원들이 출석해 회사의 입장을 소명했다.

삼바 측은 "이번 감리위 출석은 증권선물위원회 의결까지 가는 시작단계로 앞으로 남은 절차에도 최선을 다해 회사의 명예를 회복하고 고객과 투자자의 보호를 위해 성실하게 조사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금융감독원은 삼바에 대해 대표이사 해임, 검찰 고발, 과징금 60억원 등이 포함된 중징계 안을 금융위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삼바의 징계는 금융위원회 산하 감리위원회를 거쳐 증권선물위원회에서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조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화끈한 토픽·쏠솔한 정보 조세일보 페이스북 초대합니다.

주요기사

Copyright ⓒ Joseilbo.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