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5일 대심제로 진행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바) 분식회계 의혹 2차 감리위원회에서도 주요 쟁점사항에 대한 금감원과 삼바측의 치열한 다툼이 예상된다.
21일 금융당국과 회계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1차 감리위원회가 금감원과 삼바 양측의 카드를 보여준 탐색전이 진행됐고 대심제로 진행되는 2차 감리위는 주요 쟁점에 대해 논리 싸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조세일보는 2차 감리위를 앞두고 삼바 분식회계 의혹 쟁점관련 회계사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삼바 분식회계 증명할 스모킹건, IFRS 1110호의 BC에 있다
◆…출처=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 제1110호 BC118
A 회계사는 “금감원이 삼바의 분식회계를 증명할 스모킹건(결정적 증거)을 가지고 있다면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 제1110호의 BC118과 B23 조항을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삼바가 삼성바이오에피스(이하 에피스)에 대한 지배력을 평가할 때 콜옵션 하나만 가지고 판단할 수 없고 콜옵션을 포함한 모든 권리를 총체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며 BC118 조항을 제시했다.
BC(Basis for Conclusions)는 기준서의 결론도출근거로 기준서가 만들어진 배경이나 논리를 설명해 놓은 조항이다.
BC118은 지배력을 평가할 때, 투자자의 권리가 투자자에게 지배력을 주기에 충분한지를 결정하기 위해 투자자는 자신과 다른 당사자가 보유하는 잠재적 의결권을 포함한 모든 권리를 고려하여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즉 삼바가 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회계처리 변경할 때 콜옵션의 행사 가능성(잠재적 의결권)뿐만 아니라 기준 조항의 결론도출 근거 등도 고려해 총체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
◆…출처=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 제1110호
그는 또 “B23조항은 보유자들의 권리 행사를 방해하는 장애물(경제적 또는 그 밖의)의 존재 여부와 그러한 장애물의 예를 나열하고 있다”며 “금감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를 분식회계로 단정할 스모킹건을 가지고 있다면 이 예시 중에 해당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B23에 따르면 지배력에 대한 실질적인 권리인가를 결정할 때에는 모든 사실과 상황을 고려해 판단할 필요가 있고 그 결정을 할 때 고려할 요소들을 나열하고 있다. 특히 보유자들의 권리 행사를 방해하는 장애물의 존재 여부와 장애물의 7가지 예시를 제시하고 있다.
복수의 회계사들은 원칙중심 국제회계기준의 모호성이 삼바 사태의 주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B 회계사는 “국제회계기준은 회계처리 시 기업의 재량권을 상당부분 인정해 삼바측이 이 특성을 악용하고 있다”고 견해를 밝혔다.
C 회계사도 “삼바 사태는 공정가치 평가가 가장 큰 이슈인데 국제회계기준은 기업의 원칙과 금융당국의 원칙이 서로 다 달라 문제가 발생했다”며 “DCF(현금흐름할인법)을 적용시에도 100명의 회계사의 결과가 모두 다르게 나올 수 있는 것이 국제회계기준”이라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의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에 대한 어설픈 도입과 운영으로 삼바 사태 논쟁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C 회계사는 “국제회계기준은 그 기준을 원칙을 적용하고 해석하는데 자의성이 개입될 여지가 높아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이 필수적인데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라고 밝혔다.
A 회계사는 “감독당국이 삼바 논란을 촉발한 측면이 크다”며 “삼바가 원칙중심 회계기준의 모호성을 악용한 측면도 있지만 회계기준원 등 회계당국도 기준에 대해 미리 체크하고 가이드를 주지 않는 등 어설픈 운영으로 일관했다”고 비판했다.
그 예로 국제회계기준 1110호 B22~B23의 '실질적'이라는 단어를 꼽았다.
'실질적'을 해석하는데 있어 그 기준이 모호해 해석하는 사람들이 다 자의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많다는 것.
A 회계사는 “정작 회계기준원은 번역만 할 뿐 주석등에 해설을 명확히 규정하는 부분은 미흡하다”며 “삼바같은 경우 이슈가 크기 때문에 알려진 것이지 회계기준의 모호성으로 파생된 작은 이슈도 많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밖에 D 회계사는 “삼성바이오가 처음부터 관계기업으로 회계처리 했어야 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그는 “회계감사를 나가보면 회사들은 설립시 다 장밋빛 미래를 예상한다”며 “삼바도 설립시 잘 될거라고 생각하면 당연히 이후에 콜옵션은 행사가 될 것이라 판단해 처음부터 관계기업으로 회계처리 했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삼바가 종속기업에서 관계기업으로 전환하려면 콜옵션이 정말 행사하는 시점에서 바꿔야 논란이 없었을 것”이라며 “이도저도 아니게 하니까 일관성도 결여돼 논쟁을 부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삼바측이 지난 18일 美바이오젠으로부터 에피스에 대해 콜옵션 행사를 한 사실을 공시한 것에 대한 의견도 제시됐다.
A 회계사는 “2015년 당시 계약을 가지고 판단해야 하다”며 “지금 뒤늦게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했다고 선언해도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