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 대통령은 22일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의 갑작스런 태도 변화로 난항 중인 한반도 비핵화 구상에 대해 북미 정상회담 전에 마무리를 해야 하는 절박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번 한미 정상회담이 다음 달 12일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 성공 개최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지난 20일 트럼트 대통령과 20분간 통화를 갖고, 이번 북미회담의 성공을 위해 흔들림 없는 긴밀한 협의를 해 나가기로 했다고 이날 청와대가 밝힌 바 있다.
두 정상은 통화에서 최근 북한의 태도변화에 대한 의견교환을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문 대통령의 출국 하루 전에 이뤄졌다는 점에서도 현 상황이 얼마나 긴박하고 절박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는 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문 대통령은 워싱턴DC 도착 후 22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행정부 외교·안보정책을 담당하는 주요 인사를 접견한 뒤, 정오께 트럼프 대통령과 배석 없는 단독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후 주요 참모가 참석해 오찬을 겸한 확대회담을 가지게 된다.
■ 문 대통령의 숙제는? - 북·미 '비핵화 방식' 이견 조율할 듯
양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 비핵화와 관련, 미국식 해결방식과 북한의 단계적·동시적 해결방식 간 괴리에 대한 해결 접점을 찾는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두 차례 연이은 방북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직접 만나는 등 좋은 분위기속에서 북미 간 통 큰 '담판'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점쳐질 때만 해도 문 대통령의 비핵화 구상은 별 차질 없이 진행될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최근 며칠 사이 북한의 대남·대미 강경 반발과 고위급 회담 일방적 취소, 미국을 향한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의 북미정상회담 재고려라는 강력한 경고 등 악재들이 한미정상회담을 코앞에 둔 문 대통령에게 새롭고도 심각한 과제를 안겨주었다.
종합적으로 볼 때 문 대통령의 북·미간 중재역할의 핵심은 북미 사이의 비핵화 방법론에 대한 견해차를 좁히는 데 있다고 할 수 있다. 국내외 전문가들도 북한이 최근 보이고 있는 행태는 한미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자신들의 목소리를 냄으로써 이후 비핵화 협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도가 담겨져 있다고 보고 있다.
결국 문 대통령으로서는 결국 비핵화 방법을 둘러싼 북미 간 간극을 좁히는 것 외에도 북한의 잇따른 대남·대미 압박이 트럼프 대통령과 미 행정부 강경주의자들의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하는 데도 신경 써야 하는 이중적인 딜레마에 빠져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태도 변화이후 다양한 채널로 파악하고 분석한 북한의 속내를 트럼프 대통령과 그 참모들에게 설명하여 오해의 불씨를 조기 진압함은 물론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태도를 전향적으로 바꿀 수 있는 '체제유지보장' 제안 등 좀 더 명확한 협상안을 제시하는 데 이번 정상회담의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조심스런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후 조미수호통상조약체결 136주년, 주미공사관 개설 130년을 기념해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을 방문하고, 박정양 초대 공사 및 공사관원 이상제, 장봉환 등의 후손을 격려한 후 워싱턴을 출발해 24일 새벽 한국에 도착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