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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연구]

피합병기업 영업권은 세법상 재산가치가 있어야 과세

조세일보 / 법무법인 율촌 | 2018.06.04 08:30

피합병법인의 자산가치보다 큰 금액을 합병대가로 지급하고 합병하여 기업회계기준에 따라 영업권이 산출되더라도 세법상 자산성이 인정되어야만 과세대상이 된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합병법인은 합병하는 과정에서 피합병법인의 순자산가액보다 큰 금액을 대가로 지불할 수 있다. 이렇게 순자산가액을 초과한 합병대가는 합병차익에 해당한다. 기업회계에서는 가지고 있는 자산의 가액보다 더 큰 금액을 준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재산이 있다는 전제에서 가능한 것으로 보고, 그 차익을 영업권으로 계상한다.

과거 세법의 경우 합병법인이 피합병법인 소유 자산의 세무상 장부가액보다 더 많은 금액을 합병대가로 지급하면 그 차액을 합병법인의 과세소득에 포함시키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이 경우 합병법인이 나중에 세무상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금액은 합병대가로 지급한 금액이 된다. 피합병법인의 초과수익력을 나타내는 영업권이라고 하여 달리 취급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과거 기업회계에서는 지급하는 대가가 순자산가액보다 크기만 하면 그 차액을 영업권으로 계상하도록 하고 있어 세법에서도 이를 그대로 인정할 것인가 문제된다. 회계처리의 대차를 맞추기 위하여 계상한 것을 세법에서도 자산으로 그대로 인정할 것인가가 문제될 수 있다. 이에 세법에서는 피합병법인의 상호·거래관계 기타 영업상의 비밀 등으로 사업상의 가치가 있어 이를 평가하여 대가를 지급한 것에 한하여 영업권으로 인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이와 같이 세법상 영업권은 기업회계기준상 영업권보다 제한적으로 인정된다. 따라서 기업회계상 영업권으로 처리한 경우에도 세법상으로는 영업권이 없는 것으로 처리하는 사례가 많았다. 과세당국도 이와 같이 해석해 오고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입장을 바꾸어 과세한 사건이 발생했다. 합병에서는 각각 회사의 가치를 평가할 수 밖에 없고 자산의 가액보다 큰 금액의 대가를 더 주었다는 것은 초과수익력을 인정한 것이므로 영업권을 평가하여 계상한 것은 타당하다는 주장에 근거한 것이다.

이 사건에서는 상장법인간의 합병에서 발생한 기업회계상 영업권이 문제가 되었다. 자본시장법은 상장법인간의 합병에서 합병비율은 각 법인의 주가를 기준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합병대가를 따로 평가하는 절차가 없었다.

납세자는 합병대가는 물론 영업권도 별도로 평가하여 계상한 것이 아니어서 세무상 영업권이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과세당국은 상장법인의 주가는 각 법인의 초과수익력을 반영한 것이어서 그들간의 합병에서 발생하는 영업권은 세무상으로 초과수익으로 인정해야 된다는 입장이었다. 이에 따라 합병시점에 납세자는 영업권 가액에 상당하는 합병차익을 소득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보아 법인세와 가산세를 부과하였다.

대상판결은 먼저 법인 합병시 영업권의 가액을 합병평가차익으로 과세하기 위해서는 합병법인이 대상회사의 상호 등을 장차 초과수익을 얻을 수 있는 무형의 재산적 가치로 인정하여 사업상 가치를 평가하여 대가를 지급한 것으로 볼 수 있어야 하고, 기업회계기준에 따라 영업권이 산출된다는 것만으로는 이를 인정할 수 없다고 보았다. 즉, 세법상 자산성이 인정되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영업권의 사업상 가치 평가가 이루어졌는지'는 합병의 경위와 동기, 합병 무렵의 합병법인 및 대상회사의 사업현황, 합병 이후 세무 신고 내용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한다고 보았다.

과세당국은 상장법인 사이의 합병에서 기계적으로 산출된 합병비율에 따라 합병하면서 회계상 계상된 영업권은 세법상 영업권에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수차례 해석해 오고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입장을 바꾸어 납세자에게 수 백억 원의 세금을 부과해 버렸다. 납세자로선 과세당국의 과거 해석을 믿었다가 날벼락을 맞은 꼴이었다.

이번 판결로 이와 관련한 혼란은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합병에 대한 세제가 개정되어 이 사건에서의 영업권 과세와 같은 동일한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합병을 통한 기업구조조정 과정에서 세무문제가 발생하면 그 규모가 크다는 점에서 과세당국의 신중한 해석과 과세가 필요하다. 대법원 2018.5.11. 고 2015두41463 판결


법무법인 율촌 조세판례연구회
박진호 변호사

[약력] 경희대 한의학과,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6기, 6회 변호사시험 합격 [이메일] jhpark@yulch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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