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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재화의 무역이야기]

대북교역 기업의 필수 점검사항

조세일보 / 홍재화 필맥스 대표 | 2018.06.05 08:30

그동안 남북경협은 북한을 사업 파트너로 한 남한 기업이 세계시장을 상대로 하는 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운 환경을 제공했었다. 그나마 비교적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받았던 개성공단사업과 활발하게 추진되었던 위탁가공교역은 외형상으로는 커 보이지만, 내용적으로는 전형적인 북측 노동력 구매사업이었다.

북한 노동력의 활용이 남북경협의 핵심이 되어 지난 10년~20년간 지속되어 왔던 것이다. 그나마 2011년까지 유지되던 개성공단 이외의 지역에서 드물게 이루어지던 일반교역도 무연탄, 모래, 농수산물 등 1차 산품 반입 위주의 사업이었다. 그 밖의 신의주 등 북한 내륙지역에 투자한 기업들이 성공한 사례는 전혀 없었다.

이는 남북 정치 환경에도 원인이 있었지만, 정상적으로 사업하기 힘든 경협환경이 더 큰 몫을 했다. 사업대상 지역이었던 북한은 기업인들이 마음대로 방문하지 못하고, 통신도 불가능했다. 2018년의 남북경협 실적은 어느 때보다 더 나쁘지만, 일단 남북경협의 분위기는 많이 좋아졌다. 하지만 정치적으로 좋아졌다고 해서 하루 아침에 경제 협력할 북한의 인프라 환경이 조성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북한의 관료와 경협관련 제도는 아직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 우리 기업들이 중국에 진출했을 때 맛보았던 쓰디 쓴 경험을 다시 하지 않기 위해서는 더 조심스럽게 북한 시장조사를 해야 한다. 우선 남한 기업이 북한에 진출하는 데 있어서 강약점과 기회와 위협을 추려보았다. 그리고 수 많은 기회와 위협 중에서 대북 교역 희망 기업들이 특히 주의해야 할 사항을 점검해보았다.

남북교역에서 남한 기업의 SWOT 분석
남북한 간의 인적 물적 교류가 시작되면 양 측에는 상당한 위험과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위기는 기회하고 온다는 말이 있듯이, 어쩌면 위험이라는 모자를 쓴 더 큰 기회가 올 수도 있다. 그렇지만 비즈니스는 어디까지나 비즈니스이다. 국가 전체의 흥망과 개별 기업의 흥망은 별개의 사안이다.

북한과의 교역을 한다면, 기업을 둘러싼 환경이 주는 기회와 위협, 그리고 자사의 강약점을 파악한 후에 이에 대응할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 우선 남한의 중소기업이 접하게 될 기회와 위협, 그리고 강점과 약점을 간단하게나마 파악해보았다.

강점 : 동일한 문화, 언어 그리고 인접한 지리적 여건. 남북한은 이미 5000여년의 역사를 공유하고 있다.  북한 진출시 동일 언어의 사용과 문화를 공유하기 때문에 북한 관료나 근로자들과의 협력이 다른 국가의 기업이나 기업인보다 용이하다. 뿐만 아니라 지리적으로도 인접하고, 육로를 이용할 수 있어 인력 이동 및 자재 운반 시 비용절감이 가능하다.

약점 : 자본조달력. 북한과의 교역은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할뿐더러, 이에 필요한 자금도 필요로 한다. 우선 대북사업에 참여할 대부분은 항상 자금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될 것이다. 그렇다고 경협보험등 정부의 지원은 늘 위험부담을 안심할 만큼은 아닐 것이다. 2011년 이전까지 남북교역에 참가하는 우리 측 기업의 대부분이 영세한 소규모 업체라는 사실도 북한 제품에 대한 특화를 어렵게 하는 또 다른 요인으로 작용한다. 즉, 이들 기업이 추진하는 사업의 성격이 소규모의 시험적 단계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으며, 또한 참여기간도 짧아 일정 기간 후 사업이 여의치 못한 경우 중도에 사업을 중단하는 사례가 허다하다. 그 결과 북한과의 사업 아이템이 특정 상품에 집중되는 것이 아니라 다수의 상품군에 소규모로 분산되는 결과를 낳았다. 이는 결국 남북교역에 있어 북한의 특정 제품에 대한 특화를 어렵게 하여, 장기적 발전을 꾀하기 어렵게 되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기회 : 남북한은 사업의 분야가 겹치거나 경쟁하는 분야가 거의 없다. 또한 산업의 발전은 남한보다 최소한 20여년은 뒤쳐져있다. 게다가 북한은 인프라의 노후화에 따라 개발 및 개보수의 수요가 크기 때문에 남한 기업들에게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남북한 교역개방 초기에 적당한 사업 분야를 찾아낸다면, 장기간 발전할 수 있는 상당한 기회가 될 것이다.

위협 : 북한을 둘러싼 정치 상황은 이제까지 안정적이었던 적이 없다. 또한 북한에서 생산된 제품들이 수출대상국에서 한국산으로 인정될 곳이 많지 않다. 또한 열악한 북한의 인프라와 자본주의에 대한 경험이 없는 북한 주민들이 평균적인 정도의 자본주의식 마인드를 갖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에 대한 비용을 남한의 진출 기업들이 감당해야할 정도는 생각보다 클 수 있다.

2000년 채택된 「남북투자보장합의서」는 기업인들로부터 큰 기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세부 실행사항에 대한 합의에 실패했다.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지역이 그나마 성공적인 길을 걸을 수 있었던 것은 대기업이었던 현대아산과 공기업이었던 한국토지공사가 회사의 역량을 모두 쏟아 붓다시피 북한과 협상하면서 제반 추진 환경을 갖추고자 힘썼기 때문이었다. 남북교역사업은 국가로서는 커다란 희망이 되겠지만, 기업의 입장에서 추진한다면 기회로 볼 수는 있겠지만, 다른 어느 사업기회보다 더 큰 위험과 함께 오는 기회가 될 것이다. 


북한 실정에 무지
'미국의 소리' (VOA)의 보도에 의하면 중국 상무부는 북한에 투자할 때는 여러 분야에 걸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중국 기업들에 권고했다. 최근 새로 펴낸 2017년 1월에 발간한 '대외투자합작 안내서' 북한 편에서 중국 상무부는 북한에 투자하거나 사업할 때 알아야 할 기본정보와 유의사항을 소개했다.

상무부는 이 안내서에서 과거 몇몇 중국 기업이 맹목적으로 북한에 진출했다 손해를 본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손해를 보지 않으려면 북한에 투자할 때 관련 법령과 규정을 숙지해야 할 뿐만 아니라 현지 설비 유무와 정비 용이성, 사회기반시설, 운임 등 운송 관련 정보, 그리고 전력 사정 등을 충분하게 조사하라고 권고했다.

안내서는 북한과 무역 거래를 틀 때 시장 상황을 고려하고 좋은 중개인을 찾을 것을 당부했으며, 또 사업을 할 때 북한 대부분 지역에서 국제전화를 쓸 수 없다는 점이 불편하다고 설명했다. 계약을 맺을 땐 대금 지급과 환율 항목을 분명히 하고 건설업의 경우 장비나 재료 준비 등 관련 분야를 사전에 철저히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고, 인사 관리와 관련해서는 특히 안전사고가 나면 충분하게 보상받을 수 있는 체제가 미흡하다는 점에 유의하도록 했다. 그밖에 북한에서는 공식 환율과 시장 환율의 차이가 커 주의하지 않으면 크게 손해를 보기 때문에 반드시 공식 환율만 적용하라는 사항도 있다.

다른 나라에서 하는 사업은 대체로 시장을 예측하고, 선도하며 소비자마케팅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의하여 사업 성패가 좌우된다. 하지만 대북한 사업은 시장에 대한 경영보다도, 북한 정권의 움직임은 물론이고, 북한을 둘러싼 미국, 중국, 남한등의 동북아 국제 정치 상황도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대북한 사업은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2012년 코트라에서 발간한 '중국 기업의 북한 진출 현황'자료에 의하면 북한에서 사업하는 중국의 많은 상인은 북한의 잦은 정책 변동에 따른 파산이라는 난처한 상황에 처하는 경우가 많다. 북한의 행정 단계가 매우 혼란스러워, 어떤 단계의 인사는 동의하나 또 다른 인사는 반대하는 상황이 많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2009년 저쟝완샹그룹(浙江万向集团)이 북한에 투자한 혜산청년동광이 어렵게 생산을 회복했을 당시 북한측에서 갑자기 광산 소유권을 회수하여 완샹그룹은 어떠한 배상도 받지 못하고 광산을 운영하지 못하게 되었던 적도 있다.

2005년 지린 출신의 통화철강그룹유한회사(通化钢铁集团有限公司)는 70억위안을 북한 무산철광 개발에 투자하기로 계획하고, 아시아 최대 철강의 50년 경영권을 획득하려 하였으나 2005년 11월 북한 측은 세계의 집중되는 관심으로 인해 협상을 중지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투자와 개방을 허용하지만 주목을 바라지 않으며 조용하게 진행되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북한은 자유자본주의 국가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 많이 벌어진다. 같은 공산권 국가이면서 인접하며 어느 나라보다도 교류가 잦은 중국의 상인들조차도 북한에서 사업하여 성공한 사례가 드물 만큼 어려운 나라가 북한이다. 경제특구 관련, 비록 북한이 엄청난 우대 혜택 및 여러 가지 조건을 제시했지만 여전히 통제할 수 없는 위험요소가 존재한다. 북한정국에 존재하는 예측 불가능한 요소들이 투자에 정치적 위험을 가져다 줄 수도 있고 맹목적으로 진입하기에는 고려해야 할 잠재적 위험이 너무 많다. 

이 기사를 쓰면서 인용할 수 있는 자료를 찾아보니 2011년 이후에는 남북교역에 대한 자료는 거의 전무하고, 개성공단에 대한 자료나 그 전의 자료를 인용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남북 관계도 단절되어 있고, 정보 또한 매우 부족하다. 최근 들어 북한에 대한 책이 나오기는 하지만, 그 책들은 북한에 대한 평가가 극단적으로 다르다. 대체로 북한에서 살아보거나 북한과 직접 비즈니스를 해본 사람일수록 북한에 대한 평가를 부정적으로 하고, 북한에 대하여 직접적 경험이 없는 사람이 쓴 책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대북 교역을 할 때는 북한에 관한 사업 결정을 내릴 때는 매우 조심하고, 비관적이며 극단적인 사정이 일어날 것을 염두에 두고 계획을 세워야 한다.

사업개시까지의 비용 부담
속옷을 생산하는 태창은 1996년 4월 대북사업에 진출하여 1997년 금강산샘물 사업에 대한 580만 달러에 달하는 정부의 사업 승인을 받았다. 1998년 10월부터 정수 설비 및 생산설비에 대한 공사를 시작하였다. 그런데 막상 시작하고 보니 금강산 지역에서는 공장을 운영할 만큼 충분한 전기가 공급되지 않았고, 남한으로 물을 실어 나를 원산항까지의 운송 수단도 형편없었다.

결국 ㈜태창은 부자재뿐만 아니라 공장운영에 필요한 일체의 장비 및 실험장비, 생산제품을 운송하기 위한 트럭까지 지원함으로써 비용부담이 너무 컸다. 사업초기 공장운영과 부자재 공급을 위해 원산에서 금강산 온정리까지의 약 108km의 철도 복원을 지원하는데 600만 달러를 썼고, 전기 공급을 위해 약 8km의 전기선도 부설해야 했다.

이렇게 되니 샘물의 생산원가는 낮으나 과다한 해상 및 육상운송비와 부대비용이 발생하였고, 물류비를 비롯한 과다한 부대비용으로 수익창출이 어려워 졌다. 게다가 사업 추진과정에서 일어난 불화로 남북 담당자 상호간의 신뢰 부족으로 인하여, 사업추진과정에서 북한이 원재료의 가격을 무리하게 인상한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지 못했다. 우여곡절 끝에  2000년 6월부터 남한으로 제품 반입이 이루어져 백화점, 할인점 등에서 판매가 시작되었으나, 2000년 말 북한이 갑자기 톤당 3.5달러로 계약한 생수 원료의 값을 30배나 인상한 100달러를 요구함에 따라 사업이 중단되었다.

북한과 사업을 개시할 당시 겪는 어려움을 아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그래야만 대북 사업의 시행착오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북 사업체는 일반적으로 여러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사업 개시 이전 북한으로부터의 현물투자나 선금 요구를 받는 경우가 많다. 또한 전문직 종사자가 아닌 일반인과 접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업의 기술적인 문제를 논의하기가 어렵다.

그리고 사업 과정에서 운송수단, 대금결제수단, 통신수단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엄청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생산에 있어 상품의 질을 제대로 확보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그 뿐만 아니다. 항시 연락체제가 갖추어져 있지 않아 사업추진에 대한 경과를 알 수 없다. 북한은 사업을 위한 방북이 채 이루어지기도 전에 설비 등을 먼저 투자하라는 요구도 많이 한다. 즉, 정상적인 비즈니스 관계가 성립하기도 전에 “그냥 빨리 투자나 많이 해라”는 식으로 남한의 사업 파트너를 대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는 방북해서 여러 가지 약속을 하고 간 후 지키지 않아도 설비는 남는다는 생각에 그런 요구를 하는 것으로 남한 기업들은 보고 있다. 그 밖에도 한번 결정된 기술적 사항이 시장 상황의 변화에 따라 변경해야 할 요소들이 발생하나, 이것이 북한 측에 반영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는 국제 감각이 부족하여 투자아이템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데서, 또한 북한 담당자들이 상부로부터 지시를 받으면 그 이외의 다른 결정이나 논의는 할 수 없는 데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하여 남한 기업은 계획하는 것 이상의 충분한 자금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북 사업에는 지속적으로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쉽다. 따라서 자금력이 뒤따라 주지 않는다면 대북 사업을 재고해 보아야 할 것이다.

특히, 중소기업이 국내에서 사정이 좋지 않은 상태를 벗어나기 위해 생산비용이 저렴하고 언어가 통한다는 등의 단순한 이유로 대북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사전에 충분히 계획을 세워 그 기간 동안 자본이 지속적으로 소요될 수 있다는 생각 하에 사업을 시작해야 한다.

실무 절차의 숙지
남북교역은 일반적으로 수행하는 국제간의 무역 절차와 남북한 한반도 내의 같은 민족거래라는 이중성을 띠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적인 절차는 두 개의 과정과 더불어 남북 분단 국가로서 적성국가의 주민을 만난다는 특수성까지 겹친다.

물론 개성공단과 같이 특정 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을 남한으로 반입하거나 북한으로 반출하는 경우는 절차가 규범화되어 있어 간단화되어있다. 그러나 그 이외의 지역은 여전히 사례도 많지 않거니와, 절차 또한 까다롭다. 일반 무역에서 해외 바이어를 만나거나, 현지 공장을 방문한다고 해서 국가에 신고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남한 사람이 북한을 방문할 때는 방문허가를 받아야 하고, 북한 사람을 만날 때는 '북한 주민 접촉 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무역에서는 그 과정 전반이 '무역 실무'로 상당한 연구가 되어있고, 무역학이라는 학문으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남북 교역 실무'는 남북교역이 시작된 지 이미 20여년이 지났지만, 아직 발걸음도 띠지 못하고 있다.

누구나 잘 모르지만, 자칫하면 까다롭고 엄격한 법을 어긴 범법자가 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과 사업을 하려는 사업가는 남북 교역에 관한 실무를 잘 알아야 한다. 통일부에서 2016년 발간한 '남북교역실무'책자가 있으며, 인터넷으로 검색하여 다운받을 수 있다. 이 책자에 의하면 그 '일반교역 절차'의 흐름은 다음 그림과 같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남북 교류 협력 시스템' 접속하여 로그인하면 활용할 수있다.  홍재화 필맥스 대표

그림

홍재화 필맥스 대표

[약력] 중앙대학교 무역학과 졸업, 전 KOTRA 파나마무역관, 홍보부 근무
[저서] 무역&오퍼상 무작정 따라하기, 수출 더 이상 어렵지 않아요, 어제를 바꿀 순 없어도 내일은 바꿀 순 있다, 해외무역 첫 걸음 당신도 수출 쉽게 할 수 있다 등 다수
[홈페이지] http://blog.naver.com/drimt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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