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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재화의 무역이야기]

방문제한·노동제도·정치불안이 남북교역의 장애

조세일보 / 홍재화 필맥스 대표 | 2018.06.14 08:30

남북교역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북한이 내포하고 있는 문제와 남한측의 문제를 사전에 감안해야 한다. 그 뿐만 아니라 남·북한 양 쪽이 모두 안고 있는 문제도 대비해야 한다. 

방북, 방남의 제한
첫 번째 문제는 남한에서 북한을 방북하는 것은 물론 북한측에서 남한을 방문하는데 제한이 가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의 핵개발로 국제사회 차원에서 대북제재를 강화했던 지난해 남북 간 왕래인원이 115명에 불과했고 교역액도 미미한 수준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통일부가 발간한 '2018 통일백서'에 따르면 2017년 남북간 왕래인원은 방북 52명, 방남 63명 등 115명이었다. 2월 개성공단 중단 결정 조치가 있었던 2016년의 1만4천여 명에 비해 급격히 줄어든 수치다.
그 전에는 개성공단 운영으로 남북 연간 왕래인원이 주로 10만 명을 넘었다. 지난해 방북·방남 인원은 주로 4월 평양의 여자축구대회나 6월 전북 무주의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등 스포츠 행사가 계기가 됐다.
이들이 항공편을 이용하면서 지난해 경의선·동해선 육로를 통한 남북간 인원·차량 왕래는 0건이었다. 2015년까지는 남북 간 차량 운행 횟수가 20만 건에 육박하다가 2016년 개성공단 중단 조치로 2만 3천여건으로 줄어든 상태였다.
개성공단이 있어서 연간 10만명이 넘었다고 하지만, 개성공단은 자유스러운 왕래가 아니라 판문점을 통한 극히 제한된 인원만 왕래하기 때문에 중복된 인원을 제외하면 그 숫자는 얼마되지 않는다. 남북교역이 재개된다고 해서 갑자기 남북간의 왕래가 자유스럽게 되지는 않는다. 방북하는 것도 제한되지만, 방남하는 것은 더욱 제한되고 있다. (연합뉴스 2018.4.13.)

남북교역시 선례로 들 수 있는 것이 대만과 중국 간의 인적왕래이다. 1987년 10월 대만 정부가 대륙 친척 방문의 허용을 공식발표하고 중국 국무원도 이에 호응하여 동년 월 일 개조의 대만 동포 조국 대륙 친척 방문 여행판법을 제정하였다. 이후 대만과 중국의 주민 왕래는 비교적 자유롭게 되었다. 그리고 양안간의 경제교류도 상당히 활발하게 진전되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대만 관광국 통계에 따르면 매달 40만 명에 육박하던 중국인 관광객이 2016년 5월 처음으로 20만 명 수준(27만1478명)으로 줄었으며 지난 6월에는 처음으로 10만 명(18만9078명)대로 내려앉았다. 단체관광객 송출에서 중국 당국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중국 공산당 정부는 2016년 1월16일 치러진 대만 총통 선거에서 대만독립 성향의 민진당 후보 차이잉원(蔡英文)이 당선하자 전방위 경제 압박에 나섰고, 그들의 단골 정책인 불만있는 국가에 중국인 관광객 송출을 제한하였다. 따라서 남북관계가 개선되어도 정치가 완전히 통일되지 않는 한 남북한 주민간의 자유로운 왕래는 쉽게 허락되지 않을 것이다. 이는 자유로운 교역에 상당한 제약이 될 것이다.

노동관련 제도의 미정비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단이 지난 18일 북한의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을 만난 자리에서 북한 근로자들의 생산성 문제를 집중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날 개성공단에서 두 시간 동안 진행된 면담에 참석한 개성공단기업협회 유창근 부회장은 19일 VOA에 입주기업 대표들의 공통된 견해를 북한 측에 전달했다고 말했습니다.
유 부회장은 개성공단 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입주기업들이 공단의 생산성 한계를 가장 절실히 느끼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예를 들어 개성공단에서 150명이 하던 일을 인도네시아에서 100명이 했는데 더 좋은 성과를 올렸다는 보고도 있었다는 겁니다.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한 개성공단 입주업체 관계자도 공단 근로자들의 생산성에 비춰볼 때 임금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공단의 발전을 위해 그동안 생산성 문제를 굳이 공론화 하지 않고 북한 노동력의 상대적인 이점만을 부각해온 게 사실이라고 털어놓았습니다. 
여기에 더해 지난 2013년 공단 가동중단 사태와 초코파이 간식 파동을 겪으면서 근로자들의 생산성 향상에 한계가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 많이 나오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나 개성공단이 안고 있는 정치적 위험과 운영방식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근본적인 처방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보통의 기업이라면 생산관리라든가 모든 인사관리를 투자기업에서 컨트롤 할 수 있는데, 개성공단은 북쪽의 관리자들이 관리하게끔 돼 있다 보니까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요.” (VOA, 2015.3.20.)

개성공단은 남북교역의 모든 면에서 시금석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노무관리 제도는 북한에 투자하기 전에 미리 점검해봐야 한다. 하지만 이 문제는 북한만의 문제가 아니라, 같이 겪게 될 남한 기업들도 같이 고민해야 한다.

공산주의 체제하에서 노무관련 제도가 없었다면, 이제부터 만들어야 한다. 김영윤이 발표한 '남북경협 실패 사례 연구'에 의하면 경협사업의 성공은 생산제품의 품질이 큰 몫을 차지한다. 따라서 품질이 수준 이상 보장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협력사업에 능력 있고 실무경험이 있는 사람이 필요하며, 기술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북한과의 협력사업에서는 숙련공을 양성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기 어렵다. 특히, 새로 신설된 공장은 숙련공을 확보해 놓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제품 불량이 심하다. 그 뿐만 아니다. 인력이 다른 기업소로 이동하는 현상이 잦다. 심지어 교육이 끝나면 다른 공장으로 이동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북한에 투자하였던 T기업의 경우 사업 추진 과정에서 현지공장 내 생산인원은 기존 북한의 음료 및 통조림 공장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인원들로 구성되어 생산설비에 대한 이해도가 빠르며 특히 기술을 책임지고 있는 상위요원은 숙련도가 높아 기술전수 및 기계운영에 빠른 적응을 보였으나, 일 8시간 생산을 원칙으로 주 6일 근무를 시행하려고 했으나, 북측 관리자의 필요에 따라 근로시간이 바뀌는 경우가 많았다.

투자기업이 북한 노동력을 직접 모집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북한 노동행정기관을 통해서만 고용이 가능하다. 기술지도가 중요하나 그것이 언제 어느 때라도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와 같은 장애요인이 개선되지 않는 이상, 제품의 품질을 보장하기 어렵다. 따라서 대북 협력기업은 북한 노동력 사용과 기술지도 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

신뢰관계의 형성
사업이란 언제나 실패가 성공보다 확률이 훨씬 더 높다. 그렇기 때문에 장사하는 사람들의 신뢰도가 낮은 것은 그 기업의 사장이 나쁜 사람이어서 그렇다기 보다는 애초부터 사업의 성공률이 낮기 때문이다. 내 경험으로 보면 세상 사장들의 성공 확률은 5%도 되지 않는다.

실제로 남한 신생기업의 3분의1은 일년도 채 안돼 망하고, 5년을 버티는 기업도 4곳 중 한 곳에 불과하다. 남북교역에 참가하려면 남측 파트너나 북측 파트너나 실패를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그 실패가 발생했을 때 서로 자신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협상이 이루어질 수  밖에 없다. 그런 90%이상의 실패를 가정하면서 서로를 믿어가며 사업을 해야 한다.

신뢰성이 있는 북한내 사업 파트너를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가능한 한 책임 있고 지위가 있는 상대방을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 북측 파트너가 누구냐에 따라 사업이 원활히 진행될 수도 있고 어려울 수 있다. 남한기업이 북측 협력선에 대해 생각하는 리스크만큼 북측도 남한기업의 신뢰성 등 사업추진 가능성에 대해 거의 비슷하게 느끼고 있다.

북한은 우리 기업에게 항상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이와 같은 의구심은 지금까지 남북한 교류협력에서 갖게 되는 일종의 자체 '피해의식'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따라서 북한 사업 추진시 서로 믿고 성실하게 대응하면서 상호 신뢰감을 조성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북측 협력선도 책임 문제가 있어 일단 합의된 사항에 대해서는 가능한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예를 들어 남한과의 협력사업을 추진하면서도 이것이 북한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추진되지 못할 경우, 협력사업을 담당했던 기관이나 담당자는 당국으로부터 큰 문책을 받게 된다. 나진․선봉지역에서의 투자유치 실패나 지금까지의 남북경협 사업을 추진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으로서는 아직 변변한 공장하나 세우지 못했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

이제까지 서로를 검증할 만한 수단의 교환이 없었다. 이제부터는 신뢰성 향상을 위하여 서로를 검증할 수단을 만들어야 하고, 이를 원하는 사람이 충분히 쉽게 접근할 방법도 세워야 한다. 그리고 계약을 쳬결할 때는 직접 거래상대방과 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약, 북한의 대남교역창구를 통해 계약하는 경우, 추후 상대방과 재계약하거나 기존 계약서를 인정한다는 보증서를 거래 상대방으로부터 받아야 한다. 그리고 중개인을 통한 계약 시에도 중개인이 거래상대방과 체결한 계약서를 확보해야 한다. 중개상이나 북한 상사의 위반내용은 납기기한이 가장 많고 품질위반, 수량, 대금결제 순이다.

분쟁발생시 상사분쟁해결합의서가 체결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중재를 통해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에 계약서에 상사분쟁조항을 명기하는 것이 차후 문제발생시 유리하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을 가지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정치적 불안정
남북 교류가 진행된다고 해서 정치가 다 풀리는 것은 아니다. 남북이 완전한 통일이 이루어지기 까지는 남한의 자본주의 체제와 북한의 공산주의 체제가 유지되는 한 정치적 불안정은 지속될 것이다. 특히 북한은 공산당의 일당독재가 계속되어 체제가 안정될 지라도 오히려 남한의 정치가 변화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높다. 남한은 거의 매년 실시하는 선거때마다 새로운 정치이슈가 나오고, 거기에 따라 군중이나 정치인들이 군중심리로 움직일 수 있다.

대만과 중국의 체제도 한동안은 안정되어 양안, 2체제가 평화적인 수단이 될 줄 알았지만, 이제는 매우 불안하게 되었다. 중국은 대만을 전혀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있고, 대만은 독자적인 국가임을 주장하기 때문이다. 이에 비하면 남북한은 서로를 인정하며 UN에 가입하였기 때문에, 정치적으로는 오히려 양안관계보다 안정적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가 남북한 양측에 평화적이고 지속가능한 공존이 가능하다는 확실한 인식을 줄 때까지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특히 남북교역은 남한기업의 상당한 투자를, 북한 파트너에게는 자산과 노동력의 투입을 요구한다. 남북교역은 기업의 이익이 전제로 되어있기는 하지만, 남북한 국민의 경제적 발전을 위한 가장 우선적이고 선결적인 문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북투자 기업은 언제나 정치적 변화에 따른 피해를 입었으며, 정부 배상은 늘 부족했고, 북한 당국은 오히려 남한 기업의 자산을 몰수하기 까지 했다. 앞으로는 이런 사태가 반복되지 않고, 남북한의 기업들에게 남북 경제협력사업이 기업의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는 사업이 되기 위해서는 향후 상당한 변화가 있어야 한다.

홍재화 필맥스 대표

홍재화 필맥스 대표

[약력] 중앙대학교 무역학과 졸업, 전 KOTRA 파나마무역관, 홍보부 근무
[저서] 무역&오퍼상 무작정 따라하기, 수출 더 이상 어렵지 않아요, 어제를 바꿀 순 없어도 내일은 바꿀 순 있다, 해외무역 첫 걸음 당신도 수출 쉽게 할 수 있다 등 다수
[홈페이지] http://blog.naver.com/drimt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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