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조세일보 DB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북미정상회담 이후 원·달러 환율의 방향성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미정상회담은 한반도에서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크게 줄이는 효과로 인해 원화 가치가 오르면서 강달러 현상을 다소 진정시켜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컸다.
한반도에서는 역대 3번의 남북정상회담이 열렸다.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지난 4월 27일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판문점에서 만나 남북정상회담을 가졌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고 노무현 전 대통령도 남북정상회담을 가진바 있다.
진보 성향의 대통령은 재임기간중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한 반면 보수 성향의 대통령들은 남북정상회담을 갖지 않은 것도 대조를 이루고 있다.
남북정상회담에서 원·달러 환율이 가장 낮았을 때는 2007년 10월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고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과의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때였다. 당시의 환율은 달러당 900원으로 IMF 이후 가장 낮은 환율을 기록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고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만난 2000년 6월의 달러당 1130원을 기록했고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같이한 지난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 당시 환율은 달러당 1077원을 기록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만난 지난 12일의 북미정상회담 직후 원·달러 환율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과 같은 1077원을 나타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 이후 한달 보름여의 기간중 남북화해 분위기와 한반도에서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급격하게 해소되는 것에 비해 원·달러 환율은 제자리 걸음을 한 셈이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북미정상회담 이후 남북간 긴장완화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줄어들겠지만 지난 13일의 미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 금리인상에 대해 더 예민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환율시장에서는 지난 15일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4.6원 급등하면서 달러당 1097.7원을 기록하며 1100원 선을 눈앞에 두고 있다. 북미정상회담 이후 불과 3일만에 21원 상당 오른 것이다.
원·달러 환율이 하룻만에 달러당 14.6원이 오른 것은 지난 2016년 12월 15일 달러당 17원 급등한 이후 1년 6개월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원·달러 환율이 이처럼 급격히 오른 것은 미 FOMC 금리인상 못지 않게 ECB(유럽중앙은행)이 양적완화(QE)를 올해 12월 종료하겠지만 제로(0) 수준의 기준금리를 내년 여름까지 유지하겠다고 밝힌데 있다.
시장에서는 양적완화가 종료되는 것보다는 ECB가 제로금리를 유지한다면 내년 여름까지 유로화가 약세를 보일 것이며 상대적으로 강달러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판단하는 듯하다.
자연스레 강달러 추세는 원·달러 환율에 상승 압력을 가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이어져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게 된 배경으로 보인다.
한편으론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우려가 커진 것도 원·달러 환율에 불안심리를 불어 넣는데 자극을 준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500억 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25% 추가 관세 부과를 결정했고 중국 역시 보복 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 지난 5월 제2차 미중 무역협상을 통해 봉합된 무역갈등이 재발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환율시장에서는 북미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긴장완화로 원·달러 환율이 낮아지면서 원화 가치가 오르리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결과적으론 미 FOMC 금리인상과 ECB의 통화정책으로 인해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정치적인 외부 충격보다는 금리인상이나 통화정책과 같은 경제 변수에 따라 좌우되고 있다는 엄정한 현실을 다시한번 보여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