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통상은 오너일가 소유 지배기업에 거액을 지급보증을 서 주고 일감을 몰아주는 등 편법증여 의혹이 불거져 국세청의 특별세무조사를 받고 있다. 사진=대림통상 홈페이지 캡쳐
조세일보가 대림통상과 디앤디파트너스 등 대림통상 관계사들의 2007년 이후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대림통상은 지난 2005년 디앤디파트너스의 설립이후 편법증여에 지속적으로 협조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국세청은 서울청 조사4국의 전문요원을 투입하여 대림통상의 기획탈세를 들여다보고 있어 관련 의혹이 얼마나 드러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림통상, 오너일가 소유기업에 거액의 지급보증 무료제공
대림통상은 오너일가 소유의 디앤디파트너스가 설립된 이후 이 회사의 제품을 100%를 매입하는 일감몰아주기를 해 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이 회사에 거액의 지급보증과 예금담보를 제공해 상증법상 편법증여를 도왔다는 의혹을 받게 됐다.
대림통상 오너일가는 디앤디파트너스를 앞세워 2007년 1월 주식 590만주 취득할 때 222억원을 은행권에서 대출받아 대림통상의 지분을 취득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관련 대림통상은 2015년부터 대주주의 주식매입자금 대출에 대하여 대출보증을 서주는 등 편의를 제공했다.
디앤디파트너스가 대림통상 지분의 38.9%에 해당하는 590만주를 취득한 가액은 228억원이다. 따라서 오너일가는 은행대출 222억원을 뺀 차액인 6억원을 종잣돈으로 대림통상의 지분 38.9%를 확보한 셈이다.
이렇게 취득한 지분의 가치는 지난해 말 기준 장부가액 453억원, 기준시가는 361억원으로 평가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오너일가는 6억원의 종잣돈으로 225억원의 차익을 남기게 됐다.
게다가 대림통상은 2015년이후 지난해 말 기준 디앤디파트너스에 172억원의 보증과 7.5억원의 예금담보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앤디파트너스는 대림통상의 주식을 담보로 우리은행에서 3.77%의 금리로 102억, 농협에서 2.40%~3.69%의 금리로 70억원의 단기대출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신한은행으로부터는 50억원을 8.01%의 금리로 대출 받았다.
이렇게 대출금리가 차이가 나는 이유는 우리은행과 농협의 대출에 대해선 대림통상이 지급보증이나 자금보충확약을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림통상의 보증이 없는 신한은행의 경우에는 8%대의 고금리를 적용받고 있다.
이는 오너일가가 소유한 디앤디파트너스에 대림통상이 지급보증을 서도록 함으로써 172억원의 차입금에 대하여 연간 4.3%p 가량의 이자감축 효과를 누리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대림통상의 오너들은 자신이 보유한 회사의 이익을 위해 대림통상에 지급보증의 부담을 지워 대출금리를 낮추는 특혜를 본 셈이다. 이와 관련 디앤디파트너스는 대림통상에 지급보증에 대한 대가를 지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세무전문가들은 이 경우 증여의제에 해당한다고 말한다.
주식담보대출 이자는 일감몰아주기로 번 돈으로 갚아
오너일가는 이것도 모자라 디앤디파트너스가 대림통상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은행에서 빌린 돈의 이자를 갚기 위해 대림통상으로 하여금 디앤디파트너스에서 원자재와 상품을 구입하는 일감몰아주기로 이익을 몰아주도록 한 것으로 나타났다.
디앤디파트너스는 지난해 총매출액 225억원의 전액이 대림통상과의 거래에서 발생했고 이로 인해 1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었다. 이익 중 대부분은 주식을 담보로 빌린 차입금이자에 충당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디앤디파트너스는 대림통상의 상속인 고은희 회장과 이효진 부사장이 공동주주로 2005년에 설립한 회사다. 이 회사와 대주주일가는 지난해 말 기준 대림통상의 지분 88%를 보유하고 있다. 대림통상 본사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 대림통상 오너일가는 대림통상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디앤디파트너스를 설립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그리고 이 회사는 대림통상의 지분 38.9%를 추가 확보하면서 매수가액의 대부분을 은행대출로 충당하면서 그에 따른 비용을 모두 대림통상에 떠넘긴 셈이다. 그 방법으로 은행에 지급보증을 서주고 일감몰아주기를 택했다.
조세일보는 대림통상에 반론권을 보장하기 위해 이와 관련한 질의서를 보냈으나 일체 응답을 거부했다.
세무전문가는 대림통상의 사업보고서 상에 드러난 의혹과 관련해 “이런 거래는 상증법상 특수관계법인 간의 거래를 통한 이익의 증여의제에 해당한다”며 “경영권 확보와 상속에 대비한 전형적인 기획탈세의 유형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은행가에선 이 회사의 재무상황이나 매출액 규모에 따른 일반적인 대출심사기준과 주식담보대출 시 적용하는 대용가격을 감안해 보면 222억원의 대출은 정상적인 대출인지 의문이 간다는 반응이다.
은행은 이자수익에 급급한 나머지 부실한 대출심사로 상장사인 대림통상의 지급보증만 보고 매출액보다도 큰 거액의 대출을 해줘 대주주의 편법증여를 도와준 꼴이 된 셈이 되어 도덕적인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