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국회의사당. (자료사진=김용진 기자)
국회 특수활동비(이하 특활비)가 처음으로 공개돼 '깜깜이 집행'에 대한 논란이 일자 정치권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다만 특활비 자체를 폐지하기보다 투명성을 강화해 제도를 유지하는 방안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참여연대는 5일 국회 사무처가 제공한 자료를 토대로 '2011-2013년 국회 특수활동비 지출내역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국회 특활비는 실제 활동 내용에 관계 없이 교섭단체 대표, 상임·특별위원장 등에게 정기적으로 지급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중복지급과 수령자를 확인할 수 없는 거액의 지출 내역도 있었다.
참여연대는 "영수증 증빙자료를 생략하게 한 게 시궁창같은 현상의 원인"이라며 "특활비 폐지"를 궁극적인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이어 "그 어떤 관리나 통제도 받지 않고 국민 세금을 낭비하는 관행은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주장에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적극적인 찬성 입장을 밝혔다. 노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특활비는 기밀이 요구되는 정보활동이나 수사에 쓰이는 경비"라며 "사법부가 공개하라고 한 것은 국회 특활비의 존재 근거가 없다고 판단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19년도 국회 예산에서 특활비 전액 삭감 ▲이미 편성된 2018년도 (특활비)예산에 대한 집행내역 공개를 하자고 여야 정치권에 제안했다.
반면 다른 정당들은 국민 혈세로 이뤄진 특활비가 투명성을 담보하지 못한 데 유감을 표하면서도 폐지 주장엔 쉽게 동의하지 않았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특활비가 전혀 필요 없다고 할 수 없고 국회 운영을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라며 "가능하면 다 공개하는 쪽으로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제도 개선을 하겠다"고 답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행도 "앞으로 국회 차원을 뛰어넘어 대한민국 모든 기관의 특활비가 국민 정서에 맞게 지출·운영되도록 근본적인 제도 개선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원내교섭단체 대표들에게 특활비가 매월 6000만원 지급됐다는 지적에 "제게 직접 오는 부분은 말하는 것보다 훨씬 적은 금액"이라며 "상당부분을 원내 행정국에서 수령"한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폐지 여부까지는 지금 상황에서 판단하기 적합하지 않다"며 "가능하면 투명하게 공개하는 게 원칙"임을 강조했다.
민주평화당은 최경환 대변인 명의 논평에서 "(특활비를) 영수증 처리가 의무화되는 '업무추진비'로 비목을 변경해 사용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자고 제안했다.
한편 참여연대는 이번 정보공개에 포함되지 않은 2014년 이후 국회 특활비에 대해서도 공개 요청을 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유성진 의정감시센터 부소장은 "국회 사무처는 원내대표단의 통제를 받는다"며 "원내지도부가 책임지고 공개를 결정하라"고 호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