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사건으로 헌정 사상 처음으로 탄핵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와 '옛 새누리당 공천 개입' 혐의로 각각 징역 6년과 2년을 선고받았다. <사진 : 더팩트>
'국정농단'으로 징역 24년을 선고받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와 '옛 새누리당 공천 개입' 혐의로 각각 징역 6년과 2년이 추가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성창호 부장판사) 심리로 20일 열린 박 전 대통령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 선고공판에서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에게 특활비 수수와 공천 개입 혐의에 대해 각각 징역 6년에 추징금 33억원과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다만 2016년 받은 2억원과 뇌물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총 21개에 달하는 박 전 대통령의 혐의 전체에 대한 1심 판단이 모두 마무리되면서 합계 징역 32년, 180억원의 벌금과 33억원의 추징금이 부과됐다.
이날 재판부는 먼저 국정원 특활비 수수 혐의에 대해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으로서 국가예산을 공정하게 집행해야 하는데도 청와대 비서관을 통해 국정원 자금을 적법한지 확인 절차도 거치지 않고 수령했다"며 "3년에 걸쳐 30억여 원에 달하는 특활비를 받아 국가 손실 규모가 상당하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이 사업비 중 일부를 사저관리, 개인 의상실 유지비용 등 사적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무엇보다 엄정해야 할 국정원 예산을 국가안전보장에 활용하지 않아 국민 안전에 위험이 초래됐으므로 그 책임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질타했다.
공천개입 혐의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선거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뤄질 수 있게 하는 책임은 헌법 수호자이자 국정 책임자인 대통령에게 있다"면서 "그럼에도 20대 총선을 앞두고 자신과 견해를 달리한다는 이유로 새누리당 내 특정세력을 배제하고 자신의 지지 세력을 당선시키고자 조직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당내 경선에 개입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행위는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을 함부로 남용해 헌법적 가치인 대의제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정당의 자율성을 무력화시키는 행위로서 그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비판했다.
다만 재판부는 "대통령으로서 정치적 상황에 따른 국정운영 혼란을 피하고 새누리당 지원을 받아 국정을 원만히 이끌고자 하는 목적이 있었다"며 "공천개입이 새누리당 공천 과정에서 실제 주권자에 영향을 미치는 선거운동까지 미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 이재만·안봉근·정호성 등 최측근 청와대 비서관을 통해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에게서 총 35억원의 국정원 특활비를 받은 혐의(국고손실·뇌물)로 기소됐다.
더불어 박 전 대통령은 2016년 치러진 4·13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의 공천에 불법 개입한 혐의도 추가로 받았다. 검찰은 청와대가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의 당선 가능성이 큰 지역에 친박계 인사들을 공천할 계획으로 '친박 감정용' 불법 여론조사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의 특활비 수수 혐의에 대해 징역 12년과 벌금 80억원, 추징금 35억원을 구형하고, 새누리당 공천 개입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앞서 이날 오전 열린 국정농단 사건의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는 검찰이 박 전 대통령에게 1심과 마 동일한 징역 30년에 벌금 1185억원을 구형했다. 1심에서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과 관련한 뇌물 등 18개 혐의 중 16개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24년에 벌금 180억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 박 재판부는 다음달 24일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 항소심 선고를 내릴 예정이다.
박 전 대통령은 특활비 수수·공천개입 혐의 선고 공판과 국정농단 사건 항소심 선고 공판 모두 불출석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재판 보이콧' 이후 재판에 계속해서 나오지 않았다.
한편 이날 재판은 재판부가 공익을 고려해 언론사들의 생중계 허가 요청을 받아들여 국정농단 사건 1심 선고에 이어 두번째로 TV로 생중계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