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시와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강요로 설립된 K스포츠재단이 설립 허가 취소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27일 서울행정법원은 재단의 청구를 기각했다. (사진 : 케이스포츠재단 홈페이지)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 씨가 공모해 만든 케이(K)스포츠재단이 문화체육관광부의 설립허가 취소를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에서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케이스포츠재단은 설립된 지 약 2년6개월 만에 청산절차를 밟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재판장 이성용 부장판사)는 27일 케이스포츠재단이 문화체육관광부를 상대로 제기한 재단법인 설립허가취소처분 취소청구 소송에서 "케이스포츠재단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케이스포츠재단은 2016년 1월 13일 출범했지만 초창기부터 박 전 대통령의 행사를 연달아 주최하며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다.
같은해 대통령 순방에 동원되는 태권도 시연 행사를 케이스포츠재단에서 맡으면서 최씨의 존재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최씨는 당시 케이스포츠재단에서 아무런 직책이 없었지만 태권도 시범단 및 대통령 해외 순방 일정을 재단으로부터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박 전 대통령과 최씨가 케이스포츠재단을 통해 기업으로부터 출연금을 강제 모금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문체부는 지난해 3월 케이스포츠재단에 대한 설립허가를 취소했다.
케이스포츠재단은 16개의 대기업으로부터 288억원을 후원받는 과정에서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으로부터 하남시 체육시설 사업과 관련해 70억원 상당을 출연받는 등 최씨의 강요에 따른 강제 모금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문체부는 "그동안 재단법인 미르·케이스포츠와 관련된 각종 의혹에 대해 국회 국정조사, 검찰과 특검의 수사,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등이 이뤄져왔다"며 "이를 통해 재산 출연 기업들이 공익적인 목적을 위해 자발적인 의사에 따라 재산을 출연한 것이 아니라 강요 또는 뇌물공여 목적 등에 의해 출연한 것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취소 사유를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혐의 1심 역시 케이스포츠재단의 강제 모금에 대해 "대통령이 최씨의 부탁으로 롯데 신 회장에게 하남시 사업 지원을 요구한 것으로 인정된다"며 박 전 대통령의 직권남용 강요죄를 인정한 바 있다.
다만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1심 재판부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204억원의 미르·케이스포츠재단 출연금을 뇌물로 판단하지 않아 항소심에서 다퉈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이날 문체부의 설립허가 취소처분이 적법하다고 인정됨에 따라 케이스포츠재단의 청산 절차 이행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재단의 재산 처리와 관련해 출연금이 뇌물로 인정되는 경우 형법 등에 따라 잔여재산이 국고로 귀속되고 강요에 의한 경우에는 출연기업의 부당이득반환청구가 가능하다.
앞서 미르재단의 경우에는 지난 4월 청산 종결을 신고해 완전히 청산된 상태다. 미르재단은 2015년 10월 설립허가를 받은 뒤 지난해 3월 설립허가가 취소됐고, 출연금 486억원 중 462억원의 잔여재산은 국고로 환수됐다.
한편 케이스포츠재단은 지난 5월 롯데그룹 출연금 70억원에 대해 증여세 31억3120만원이 부과되자 이에 불복해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과세 당국은 기부금이 '본래와 다른 용도'로 사용되면 증여세를 부과하도록 한 상속세 및 증여세법 규정에 따라 케이스포츠재단에 세금을 부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