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한국은행 제공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또다시 연 3%를 넘어섰다. 일본은행은 10년 금리 변동폭을 일정부분 허용하겠다고 밝히면서 통화정책 변경 가능성을 시사했다.
국제적인 금리 인상 움직임이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한국은행이 오는 31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금통위는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연 1.50%로 25bp(1bp=0.01%) 인상한 이래 계속 동결해오고 있다. 금통위는 지난 7월 회의에서도 기준금리를 동결했으나 국제 금리가 들썩거리면서 새로운 상황 을 맞고 있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5월 9일 연 3%를 돌파한 직후 내림세를 보였다가 7월 19일의 2.84%에서 8월 1일 3.0%로 10여일만에 16bp이상 올랐다.
미 연준은 지난 1일 이틀에 걸친 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공개한 성명서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1.75~2.00%로 동결키로 했다.
그러나 미국 경제의 강한 성장세를 바탕으로 기준금리 인상이 계속될 수 있다는 것을 재확인하면서 오는 9월 기준금리 인상이 확실시되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가 오는 9월 25bp 인상돼 연 2.00~2.25%가 되면 한국 기준금리와의 차이가 0.50~0.75%로 더욱 벌어지게 된다.
일본은행도 10년물 국채의 금리상단을 사실상 0.2%로 변경하면서 금리가 10bp 이상 오르는 등 급격한 금리 상승세를 보였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지난해 11월 이후 금리를 동결한 한국과 격차를 벌이며 국내에서의 해외자본 유출이 우려되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가 오르면 강달러 현상이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
7월 금통위 회의에서는 7명의 위원 중 이일형 위원이 0.25%포인트 인상 의견을 냈고 다른 한명의 위원도 기준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얘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물가가 중기적으로 목표치에 접근할 것으로 예상되는 현 시점에 금리를 중립금리 수준으로 상향 조정함으로써 금융 불균형의 확대를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준금리를 1.75%로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피력했다.
또 다른 금통위원은 기준금리를 1.50%로 동결하는데 찬성했으나 “늦지 않은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하여 통화정책 여력을 확보하고 한미 정책금리 역전에 따른 불안요인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금통위원들 사이에 7월 회의에서 기준금리 동결에 찬성했으나 급변하는 국제 금리 인상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내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점점 확산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금통위원들의 발언을 종합해보면 시장안정 차원에서의 금리인상 필요성이 높다고 판단된다”면서 “한은이 8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연 1.75%로 0.25%포인트 올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연구원은 “펀더멘털 측면에서 금리 인상 유인이 크지 않지만 통화정책 여력 확보와 금융안정을 고려한 금리 인상은 유효하다”며 “하반기 경기 모멘텀이 둔화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금리 인상을 지연시키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한은이 8월의 금통위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더라도 연내 한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국내 경기 둔화를 고려하면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가계와 기업의 고통이 가중되기 마련이며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으면 자칫 해외자본의 유출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은의 고민은 깊어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