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 조사 결과 국회의원 38명 피감기관 지원 해외 출장
청탁금지법 위반 소지…권익위, 피감기관에 조사 위임
◆…8일 일부 국회의원의 피감기관 지원 해외출장에 대한 기자회견에 나선 이계성 국회 대변인. (사진=김용진 기자)
국회는 최근 불거진 일부 국회의원들의 '갑질 해외출장' 논란과 관련해 피감기관측 조사 결과에 따라 윤리특별위원회 회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국회차원의 조사나 정보공개는 불가능하다고 밝혀 소극적 대응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계성 국회 대변인은 8일 정론관을 찾아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 요청에 따라 자체조사 중인 피감기관에서 결과를 통보하면 문희상 국회의장은 윤리특위에 회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7일 발표한 권익위가 '공공기관의 해외출장 지원실태 점검 결과'에 따르면 국회의원 38명과 보좌진·입법조사관 16명이 피감기관 지원을 받아 해외 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나타났다.
권익위는 피감기관의 지원을 통한 국회의원의 해외출장이 청탁금지법에 위반될 소지가 있다고 보고 피감기관에 조사를 요청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이 대변인은 국회차원의 조사 여부를 묻는 질문엔 "권익위가 1차 조사를 위임한 곳은 피감기관"이라며 "국회는 조사를 할 권한이 없다"는 답을 내놓았다.
이에 기자들이 '언론 검증을 위해서라도 명단 공개를 하라'는 요구를 하자 "공공기관의 정보공개법을 위반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거절했다.
대신 국회는 '국외활동심사자문위원회' 구성을 대안으로 내놨다. 이 대변인은 "해당 기구를 통해 국회의원들의 해외출장 관련 청탁금지법 위반 논란을 근원적으로 없앨 것"이라고 밝혔다.
해외 출장 자체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 대변인은 "80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이 코이카(KOICA)를 통해 쓰이고 있다"며 "외통위 소속 의원들이 현장에서 (자금이) 목적에 따라 효율적으로 쓰이는지 실태를 파악할 의무가 있다. 안하면 직무유기"라는 설명이다.
같은날 국회 외통위도 보도자료를 통해 외통위 의원의 현장시찰 논란에 대해 "국회 예산 외에도 통일부, 코이카, 한국국제교류재단 등의 사업에 의해 추진"됐다면서 "이들 사업은 기재부 편성 및 국회 의결을 거쳐 확정된 예산"으로 문제될 것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국회측 대응을 두고 '제식구 감싸기'라는 비판도 나온다. 특히 권익위 명단에 문 의장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며 '을'인 피감기관의 조사는 물론 국회의 자정 능력도 믿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난 주 문 의장을 비롯한 여야 원내대표단이 국회의원의 해외출장에 대한 추가 논란을 피하기 위해 아예 국회의 '의원외교' 예산을 올리는 방안을 검토한 사실도 알려져 비난이 더욱 거센 상황이다.
시민단체인 한국납세자연맹은 이날 "국민 세금으로 지원된 부당 해외출장"이라며 "국회의원 38명을 포함한 공직자 261명의 명단과 내역을 즉각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