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도 고용관행배상책임보험 등이 직장내 성희롱에 따른 배상책임 담보"
거세지는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과 관련, 미국에선 직장내 성희롱 사건에 대비하는 보험 가입이 증가세라고 보험연구원이 26일 전했다.
보험연구원 정인영 연구원은 이날 '미국의 직장내 성희롱 관련 보험 현황' 보고서에서 고용관행배상책임보험(EPLI·Employment Practice Liability Insurance) 가입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EPLI는 직원이 성희롱 등의 문제로 고용주를 제소할 경우 변호사 선임 등 소송 관련 비용과 합의 또는 판결로 결정된 손해배상금을 보상해주는 상품이다.
성희롱뿐 아니라 부당해고, 성차별 등 차별적 대우, 사용자의 보복행위, 부당한 채용·승진거부, 명예훼손, 사생활 침해 등 다양한 고용 관련 위험을 담보한다.
보험시장 정보분석업체인 마켓스탠스(MarketStance)에 따르면 미국의 EPLI 수입보험료는 2016년 22억달러에서 2019년 27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근로자 1천명 이상 기업 중 약 41%가 성희롱 담보 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보고됐다.
미국은 EPLI가 도입된 지 오래됐다. 일본의 경우 1997년 미국 보험사가 이 보험을 처음 시판한다는 소식이 보도된 바 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도 이제 EPLI나 임원배상책임보험 등이 직장내 성희롱에 따른 법률상 배상책임을 담보한다"고 전했다.
다만 EPLI가 담보하는 성희롱은 약관상 ▲ 원하지 않은 성적 제의 ▲ 성적 특혜요구나 기타 성적 성질을 갖는 언어·시각·신체적 행위 ▲ 이런 행위가 개인의 고용 결정에 영향을 미치거나, 업무 수행을 방해하거나, 위협적인 근무환경을 조성하는 경우다.
강간 등 신체적 폭력은 보상하지 않아 보험금 지급과 관련해 계약자와 보험사의 다툼이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실제로 미투 운동의 대표적 사례인 '웨인스타인 사건(할리우드 영화제작자 하비 웨인스타인에 대한 연쇄적 폭로)'으로 18건의 성폭행·성희롱 소송이 진행 중인 웨인스타인컴퍼니는 EPLI에 가입했지만, 해당 보험사는 약관상 면책 조항에 해당한다면서 보험금 지급을 거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