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진적이고 추가적인 금리 인상 적절"…9월 금리인상에 무게 실려
한국은행 기준금리 25bp 인상시 가계 3조7500억원 이상 부담 늘어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변동 추이. 자료=미국 Fed, 한국은행 제공
제롬 파월 미국 Fed(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점진적인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지켜 나가겠다는 소신을 밝혔다. 미 Fed는 우리나라 한국은행과 같은 중앙은행이다.
파월 의장은 지난 24일 와이오밍 주 잭슨홀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최근의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성명에서 시사했듯이 임금과 고용의 탄탄한 성장세가 이어진다면 점진적이고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적절하다”고 피력했다.
파월 의장의 이같은 발언은 오는 9월 25~26일 열릴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올라갈 가능성을 한층 높여주는 것으로 미국의 9월 금리인상설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미 FOMC가 9월 금리를 올릴 경우 기준금리가 2.00~2.25%가 되며 우리나라의 기준금리 1.50%외 비교하면 최저 0.50%에서 최고 0.75%의 금리차를 보이게 된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도 “물가가 연준 목표치인 2%를 넘어 가파르게 상승할 신호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는 파월 의장이 앞으로 인플레이션 위험이 없다면 계속해서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방침을 시사한 것으로 9월에 이어 연내 또한차례 금리인상이 가능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파월 의장은 잭슨홀 미팅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금리인상에 반대한다고 불만을 토로했지만 파월 의장은 금리인상 기조를 바꾸지 않겠다는 소신을 보여준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매년 잭슨홀 미팅을 주최하는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의 에스더 조지 총재도 공동인터뷰를 통해 “기준금리를 3% 부근으로 올리기를 바란다”면서 “올해 두 차례 더 금리를 인상하는 게 적절하다”고 밝혔다.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의 카플란 총재도 “연준의 임무는 정치적 고려 또는 정치적 영향력과 무관하게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것”이라며 금리인상에 동조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이 금리를 또다시 올리려고 한다”면서 “나로서는 정말이지 달갑지 않다”라고 연준을 비난하기도 했다.
잭슨홀 미팅은 미국 연방은행 중 하나인 캔자스시티 연방은행이 매년 8월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 및 경제전문가들과 함께 와이오밍 주의 휴양지인 잭슨홀에서 개최하는 경제정책 심포지엄이다.
미국이 잭슨홀 미팅을 통해 내달 FOMC에서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윤곽이 드러나자 우리나라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으로까지 불똥이 튀었다.
한국은행은 오는 3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지만 미국과의 금리차가 너무 벌어질 경우 뒷감당하기에 너무 힘이 부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릴 경우 가계부채 부담을 크게 늘리게 되며 가뜩 악화되고 있는 고용 문제에도 찬물을 끼얹게 된다.
한국은행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약 1500조원에 이르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5bp(1bp=0.01%) 올리게 되면 3조7500억원 상당의 이자 부담이 늘게 된다.
현실적으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가산금리도 함께 오르기 때문에 서민들의 부담은 더욱 크게 늘어날 수 밖에 없다.
한편으론 미국과의 기준금리 차이가 더 커지면 해외자본의 유출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일각에서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려서라도 자본 유출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의 고민은 더욱 깊어갈 수 밖에 없다. 미 금리인상은 신흥국 금리까지 영향을 주기 때문에 국제금융시장에 또한차례 적지 않은 파장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