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사들의 상반기 지급여력비율(RBC)이 대부분 작년 상반기보다 떨어져 삼성화재를 제외하고는 모두 200% 이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IFRS17의 적용을 앞두고 안전성 개선이 시급한 상황에서 대부분의 손보사 지급여력비율이 악화됐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별도기준 사업보고서를 기준으로 9개 주요 손해보험사의 상반기 RBC는 평균 194.38%로 전년동기 204.04% 대비 9.66%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손해보험과 흥국손해보험은 금융감독원의 RBC 권고 비율인 150%를 겨우 충족했다.
롯데손해보험은 전년도 상반기에 비해 5.72%p 떨어진 155.60%로 9개 손보사 중 가장 낮은 RBC를 나타났다. 이어 흥국화재는 156.52%로 전년도에 비해 12%p 떨어지며 최하위권을 차지했다.
한화손해보험은 전년동기 대비 4.83%p 개선됐지만 172.90%로 여전히 하위권을 면치못했다. 한화손해보험은 자본확충을 위해 최근 19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연 5.60%에 발행한 바 있다.
이어 현대해상이 전년동기 대비 10.69%p 하락한 182.40%로 하위권으로 주저앉았다. 현대해상은 해외에서 7억 달러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검토했지만 미국 금리상승으로 국내로 시선을 돌려 1600억원의 국내신종자본증권을 공모로 발행할 계획이다.
KB손해보험은 2.27%p 떨어진 186%, NH농협손해보험은 1.45%p 개선된 187.80%로 중위권을 유지했다.
작년 상반기 200%를 웃돌았던 메리츠화재와 DB손해보험은 전년동기 대비 각각 14.14%p와 9.26%p 하락한 189.70%와 198.50%로 200% 아래로 떨어진 비율을 기록했다.
RBC비율이 가장 높은 회사는 삼성화재로 320.03%를 나타냈다. 그러나 전년동기 359.15% 대비 39.12%p나 크게 떨어졌다.
업계관계자는 상반기 RBC 비율 하락의 원인으로 금리 상승에 따른 매도가능증권평가이익 감소 등으로 가용자본이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사는 금리 하락시에는 보유 채권 평가가치가 상승해 자본인정 규모가 확대되어 RBC비율 산정에 유리하다. 반면 상승시에는 채권평가 이익이 줄어들어 RBC비율이 하락해 보험사들은 자본확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때 금리상승으로 이자 부담이 커질 때는 어려움이 가중된다.
손해보험회사의 지급여력비율은 순자산을 적정잉여금으로 나눈 것이다. 적정잉여금은 화재·해상·자동차 등 보험종목별 위험도와 자산운용 위험도를 고려하여 회사가 보유해야 할 자금이다.
금감원은 규정상 RBC비율이 100% 미만으로 떨어질 경우 경영개선권고 등 강제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금감원은 새로운 회계기준인 IFRS17 적용에 대비하고 소비자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150%를 유지하도록 행정지도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향후 RBC비율 취약이 예상되는 일부 보험사는 자본 확충 및 위기상황분석 강화 등을 통해 선제적으로 재무건전성을 제고하도록 감독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