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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올리고 세무조사해도 꿈쩍않는 부동산 시장, '묘수'는 없나

조세일보 / 이희정 기자 | 2018.09.03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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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신 국세청 자산과세국장이 지난달 29일 부동산 거래 관련 탈세혐의자 360명에 대한 세무조사 착수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는 모습. 국세청은 지난해 8월부터 이날까지 총 여섯 차례에 걸친 부동산 탈세혐의자에 대한 대대적인 기획세무조사를 진행해 오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8·2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데 이어 최근에는 8·27 부동산 대책까지 발표하는 등 과열되는 부동산 시장을 잡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에 보조를 맞추듯 국세청도 부동산 탈세혐의자에 대한 여섯번째 기획세무조사에 나섰다.

최근 종합부동산세 강화라는 카드에 이어 8·27 부동산 대책을 비롯, 상황에 따라 '극약처방'을 또 내놓을 수 있다는 계획을 내비치는 등 정부는 부동산 시장 과열을 잠재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상황이다.

정책 수단과 더불어 국세청도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은 탈세혐의자 수 백명을 추려, 6차 기획세무조사에 나섰다.

국세청 세무조사가 부동산 시장 안정화라는 정부의 정책목표의 하나의 수단으로 사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노무현 정부 시절이었던 지난 2005년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하는 등 요란을 떤 케이스가 존재한다.

현재 펼쳐지고 있는 전체적인 그림은 2005년 당시와 굉장히 닮아 있다.

세금 올리고, 세무조사 하고 '전방위 압박'

치솟는 집값을 잡기 위해 문재인 정부가 출범 이후 가장 먼저 내놓은 카드는 투기(과열)지역 지정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를 핵심 포인트로 한 '8·2 부동산 대책'이다.

이후 한 달이 멀다하고 재건축초과이이익환수제 적용, 新DTI 도입,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단계적 도입, 주택 100만 가구 공급, 신혼희망타운 7만가구 공급, 임대사업자 소득세 감면, 종합부동산세 강화 등 대책들을 줄지어 내놓았다.

최근 정부는 서울 종로·동대문 등 투기지역 추가 지정, 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도입, 공시지가 현실화 등 추가적인 대책을 내놓았고 상황에 따라 강력한 추가 대책을 내놓을 수 있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보낸 상태다. 

국세청도 가만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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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9일 부동산 탈세혐의자 286명에 대한 기획세무조사(1차)를 시작으로 지난해 9월27일 2차 세무조사 302명, 지난해 11월28일 3차 세무조사 255명, 올해 1월18일 4차 세무조사 532명, 지난 4월24일 5차 세무조사 268명 등 총1643명에 대한 세무조사를 진행해 1584명에게 2550억원의 세금을 추징했다.

사실 국세청 세무조사의 지향점은 부동산 투기 단속 또는 부동산 가격 안정과는 거리가 멀다. 부동산을 매개로 불법적인 소득을 끌어모은 이들에게 제대로 세금을 부과하겠다는 목적이다.

다만 그동안 부동산 탈세혐의자에 대해 세무조사를 꾸준히 물밑에서, 진행해 왔던 부분을 (2005년의 경우처럼) 전면으로 끄집어 내어 불법을 꿈꾸는 일부 시장참여자들에게 '심리적 충격'을 주어 행동반경을 좁히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실제로 효과성 유무를 떠나 최근 국세청이 시장에 던진 시그널은 심상치가 않다.

투기지역 혹은 고가의 부동산 거래를 하거나, 소득이 없음에도 부동산을 취득했거나 하는 등의 탈세 의심정황이 나타나면 가족계좌는 물론 관련 사업체까지 세무조사해 사업소득 탈루까지 전방위적으로 살펴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투기지역 부동산 거래에 대해 전수조사도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중점관리지역을 지정해 집중 점검을 진행하는 등 부동산 관련 세무조사의 트렌드 대변혁 메시지를 시장에 던진 상황이다.

"(정부대책)하나도 안 무섭다" 꿋꿋하게 치솟는 부동산 가격

문제는 부동산 시장의 상황이 정부의 의도와는 정반대로 내달리고 있다는 부분이다.

지난해 8·2 부동산 대책 발표와 기획세무조사 착수의 효과는 반짝으로 그쳤다. 종부세 강화 방안 등을 발표했지만 오히려 '똘똘한 1채' 보유 현상이 나타나면서 전체적인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실제로 KB부동산 시세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부동산 대책이 발표 직후 서울지역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6억3627만원이었지만 1년만인 올해 7월 현재 7억3821만원으로 1억원 이상 상승했다. 최근 서울 강남에 평당 1억원에 육박하는 아파트가 등장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종부세 인상과 더불어 각종 규제 정책을 내놓으면서 양도세 중과라는 정책까지 동반, 이들의 '퇴로'를 막아버린 것이 한 요인이라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국세청의 기획세무조사 카드에 대한 회의론도 나오고 있는 모습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더이상 국세청이 전면에 나서 세무조사 엄포를 놓는 것은 무의미하며 세무조사라는 권한을 집값 잡는 수단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이미 참여정부의 학습효과도 있다. 2005년 이후 국세청이 세무조사를 '빵빵' 터뜨렸지만 부동산 가격은 떨어지기는 커녕 더 오른 전례도 있다.

애초에 부동산 투기를 적발하는 것이 아닌 부동산 거래 관련 탈세를 바로잡는 '성실납세 유도' 목적을 가진 세무조사가 부동산 시장에 크게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운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이동신 국세청 자산과세국장은 지난달 29일 6차 기획세무조사 착수 브리핑에서 "국세청이 세무조사로 부동산 가격 안정화 정책을 펼치는 기관은 아니다"며 "다만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면 취득자금에 대한 탈세혐의 거래가 많이 있을 개연성이 커지다보니 가격이 상승된 곳을 집중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세무조사로 부동산 시장 과열을 막는 것은 어불성설일 뿐더러 지금의 정책 방향은 잘못됐다고 지적한다.

최원석 서울시립대 교수는 "양도세를 줄이기 위해 다운계약서를 쓴다거나 하는 관행을 감독하기 위한 차원의 세무조사라면 괜찮지만 집값을 잡기 위한 세무조사는 효과가 없다"며 "세무조사는 국민들이 성실납세 의무를 유도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지 다른 목적으로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안창남 강남대 교수 역시 "세무조사로 부동산 가격이 잡힌다면 백번, 천번이라도 해야 하지만 세무조사로는 어림없다"며 "원초적으로는 보유세를 인상해서 다주택을 소유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고 지금 묶여져 있는 양도세를 인하해서 물건이 나오도록 해야 한다. 임대주택 공급을 늘려야 집값이 안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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