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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순무 칼럼]

다운계약서와 공직자 검증

조세일보 / 소순무 변호사 | 2018.09.13 08:20

다운계약서는 이전에는 없었던 용어다. 이제는 모르는 국민이 없게 되었다. 고위공직자 청문회에서 어김 없이 단골처럼 등장하는 공격대상이다. 지난 번 대법관 청문회 때도 후보자 모두 다운계약서가 지적이 되고, 당사자들은 사과하고 탈루 세금을 내겠다고 하였다. 진행되고 있는 헌법재판관 청문회에서도 판박이로 되풀이 되고 있다. 이어 질 5개 부처 장관 청문회도 다를 바 없을 것이다.

사실 납세자 어느 누구도 세금문제에 자유로운 사람은 드물다. 전 생애의 경제활동이 세금과 연관이 되어 있고, 우리 기성세대는 그 동안 엄청난 세제의 변천와 납세문화의 변화를 경험하였다.

수 십 년 전만 하여도 개인에게 세금이란 공인중개사, 법무사, 세무사가 관례에 따라 처리하면 그만이었다. 세금우대통장이라는 것이 등장하면서는 은행마다 직장마다 가족 별로 통장을 만들라고 권유하였다.

당시 일반 국민에게는 세금탈루나 탈세는 전혀 의식에 들어와 있지 않았고, 과세당국도 문제삼지 않았다. 그것이 그 당시의 납세문화이자 현실이었다. 특히 많은 이들이 부딪치는 양도소득세는 실제 양도차익의 파악이 어려워 기준시가를 정하여 에누리 과세하는 방법에 의하여 겨우 제도를 유지하여 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다가 과세자료가 축적되고 거래가 전산화되어 실거래가액의 파악이 가능하게 됨에 따라 변화가 시작되었다. 매매가격을 등기부에 공시하도록 하는 법제까지 마련되었다. 이제 누구도 함부로 취득이나 양도가액을 속여 양도소득세를 덜 내겠다는 생각을 접게 되었다. 제도와 문화가 달라진 것이다.

그런데 공직자 청문회라는 것이 당사자의 공직 수행의 적정성보다는 전 생애의 허물을 파헤치는 쪽으로 운영되고 있다. 공직 수행 능력의 검증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쉽사리 달라질 것 같지 않다.

다운계약서가 사회의 관행처럼 자리잡고 있었던 때에 유독 자신만은 실거래가격을 고집하면서 세금을 더 낸 사람이 얼마나 있었을까? 청문회장에서 다운계약서라고 공격하는 청문위원조차도 자신은 그런 일이 없었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본인도 관행에 따른 국민의 한 사람이었다면 다운계약서 시비를 하지 않는 것이 공인의 태도이다.

청문회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공격 포인트는 세금이다. 이제 그것이 과거 우리 납세제도와 문화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현재의 잣대로 비난하는 것은 멈춰야 하지 않을까? 청문위원이 “그런데 당신은?” 이라는 질문에 당당히 답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

청문회의 단골메뉴인 세금탈루는 그 당시의 관행이나 납세수준에 비하여 비난할 만한 행태가 있었던 경우에만 문제 삼아야 맞다. 벌써 도입된 지 오래된 공직자 청문회가 과연 공직수행 능력을 검증하는데 기여해 왔는지 회의감만 깊게 드는 것은 왜 일까? 


소순무 변호사(법학박사)

[약력] 서울대 법과대학, 경희대 법학 박사,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대한변협 부협회장, 기획재정부 세제발전심의위원회 위원,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 법무법인 율촌 대표 변호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공익법인 온율 이사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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