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국내 24개 생명보험사 가운데 삼성생명, 오렌지라이프생명, 동양생명, 메트라이프생명, 푸르덴셜생명, ABL생명, 현대라이프생명, IBK연금보험, 교보라이프플래닛 등 9개 회사를 제외한 대부분 회사가 운용자산이익률이 하락해 자산운용효율성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의 경우 운용자산이익률 4%를 넘는 곳이 AIA생명, 미래에셋생명 등 6개사에 이르었으나 올해 상반기는 푸르덴셜생명과 교보생명 2개에 그쳤다.
13일 생명보험협회에 공시된 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24개 생명보험사가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투자해 얻은 운용자산이익률은 3.7%(단순평균)로 전년도와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올해 상반기 운용자산이익률이 가장 낮은 곳은 BNF파리바카디프생명으로 전년에 비해 0.15%p 하락한 2.85%를 기록했다. 그다음으로 라이나생명이 전년에 비해 0.9%p, 하나생명이 전년에 비해 0.1%p 각각 하락한 2.87%로 3%에도 못 미치는 낮은 이익률을 보였다.
그다음으로 DGB생명이 3.0%, 농협생명 3.09% 순으로 이익률이 떨어졌다.
동양생명은 전년에 비해 0.32%p 상승한 3.09%를 기록했다. 지난 2015년 동양생명은 업계 평균 수준 이상의 운용자산이익률을 보였지만 육류담보대출 사태로 인해 대손충당금 발생으로 이익률이 2.8%로 급락한 바 있다.
KDB생명이 3.15%, 교보라이프플래닛이 3.19%, 미래에셋생명이 3.23% 순으로 평균을 밑돌았다.
특히 미래에셋생명은 지난해 4.4%에서 1.2%p 하락한 3.23%의 이익률을 기록했다. 회사측에 따르면 지난해의 경우 PCA생명 인수에 따른 1812억원의 염가매수차익이 반영돼 상대적으로 높은 이익률을 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신한생명과 KB생명, 처브라이프생명이 3.27%, 흥국생명이 3.30%를 기록하며 이들 회사 모두 전년도보다 이익률이 떨어졌다.
올해 상반기 운용자산이익률이 가장 높은 곳은 푸르덴셜생명으로 전년에 비해 0.02%p 상승한 4.02%를 기록하며 업계 1위를 차지했다. 그다음으로 교보생명이 4.01%로 2위를 차지했고 ABL생명이 3.97%로 그 뒤를 이었다.
AIA생명은 전년에 비해 1.26%p 하락한 3.94%로 이익률이 생보사 중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지만 4위에 랭크됐다.
이어 삼성생명은 전년도보다 0.34% 개선된 3.90%의 이익률을 보이며 상위권에 진입했다.
DB생명은 3.81%, IBK연금은 3.77%으로 업계 평균을 웃돌았다.
한편 생보사들의 올해 1월부터 6월 운용자산은 667조 6280억원으로 전년동기의 640조 6785억원에 비해 7.0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BNF파리바카디프생명과 현대라이프생명, ABL생명, 처브라이프생명을 제외하고 운용자산이 모두 증가했다.
BNF파리바카디프생명의 운용자산은 2조 9213억원으로 전년동기 3조 1117억원 대비 6.12% 줄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하고 현대라이프생명은 6조 8172억원으로 전년동기 보다 4.76% 감소했다.
그다음으로 ABL생명이 15조 5283억원으로 전년동기 1.97%, 처브라이프생명은 1조 2398억원으로 0.85% 각각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운용자산이 가장 높은 곳은 삼성생명으로 전년에 비해 1.89% 증가한 205조 8243억원으로 업계 1위를 차지했다. 한화생명이 87조 7074억원, 교보생명이 76조 8453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이중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의 운용자산은 1328억원으로 전년동기 367억원 대비 53.23%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그 다음으로 IBK연금보험이 4조2263억원으로 전년동기 보다 23.90% 증가했다.
생명보험회사는 계약자가 사고를 당하거나 보험 만기가 도래했을 때 약속한 보험금을 지급한다. 생명보험회사는 고객들이 낸 보험료를 채권 등 이익을 낼 수 있는 곳에 투자하는데 운용자산이익률이 높을수록 생보사가 자산운용을 잘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기존 저금리 시기 보험사들이 주로 투자하는 국채 10년물이나 3년 만기 우량 회사채는 평균금리가 1~2% 불과하다. 보험사들은 가입자에게 보험금과 이자를 내주고 각종 사업비를 충당하기 위해서는 가입자들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굴려 연 4% 안팍의 수익을 내야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존 저금리로 4%대를 넘지 못했던 보험사들의 운용자산이익률이 최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쉽게 오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는 보험사들의 외화유가증권 확대 영향이다. 그동안 생보사들은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새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자산과 부채 듀레이션(투자자금의 평균 회수기간) 갭 축소를 위해 해외채권 투자를 늘렸기 때문이다.
또한 금융당국이 IFRS17 도입 대비를 위해 지급여력비율 산출시 적용하는 보험계약의 만기를 단계적으로 확대하면서 올해 말에는 이를 30년으로 늘려야하는 부담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