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일보

검색

글자 크기조절

글자 크기가 적당하신가요?

[판례연구]

워크아웃 기업 대주주에 간주취득세 부과는 위법

조세일보 / 법무법인 율촌 | 2018.10.15 08:20

최근 대법원은 "주식의 처분권을 위임하고 경영권포기각서를 제출하여 채권금융기관들의 공동관리하에 들어간 경우 주식을 취득함으로써 그 주식 비율의 증가분만큼 회사의 운영에 대한 지배권이 실질적으로 증가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납세자에게 부과한 과점주주 간주취득세는 위법하다고 판결하였다.

법인의 주식을 50% 초과하여 취득하면 세법상 과점주주가 된다. 주식의 취득으로 이러한 과점주주가 되면, 과점주주는 주식을 발행한 법인이 소유한 취득세 과세대상 재산을 자신의 지분율만큼 취득한 것으로 보아 취득세 납세의무를 부담한다. 이를 '과점주주 간주취득세'라고 한다. 과점주주는 사실상 법인의 재산을 임의로 처분하거나 관리할 수 있기 때문에 법인의 재산을 자신이 직접 취득한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보아 취득세를 납부하도록 하는 것이다.

주주가 채권금융기관의 요구에 따라 억지로 주식을 취득한 후 주식에 관한 모든 권리를 채권금융기관에 일임한 경우에도 과점주주 간주취득세가 과세될까? 이 사건에서 회사의 기업구조 개선작업(워크아웃)은 주식의 무상감자를 전제로 진행되고 있었다. 그런데 재무적 투자자인 일부 주주가 무상감자를 반대하면서 워크아웃이 좌초될 상황에 처하였다.

기업을 살리기 위하여는 채권금융기관의 요구에 따라 주식의 무상감자를 하여야만 하였다. 이에 대주주는 무상감자를 반대하는 재무적 투자자의 주식을 취득하였다. 그리고 곧 바로 자신이 소유한 주식에 대한 모든 권한을 금융기관에게 위임하였다. 주식의 양도, 소각 등 처분에 관한 일체의 권한도 위임되었다. 과세당국은 대주주가 재무적투자자로부터 주식을 취득하여 지분율이 증가된 부분에 대해 과점주주 간주취득세를 과세하였다.

하급심은 '기업이 채권단으로부터 경영정상화 계획의 이행을 위한 요구를 받아들일지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 '이러한 선택은 주주들의 의사에 따라 결정된다는 점' 등에 근거하여 원고가 기업에 대한 실질적 지배를 한다고 보았다. 또한, 과점주주 간주취득세 납부의무가 성립하는 주식 취득 시점 기준으로 아직 주권 포기 등은 이루어지지 않았으므로 간주취득세 부과처분이 적법하다고 보았다.

그러나 대법원에서는 이러한 하급심의 판단을 뒤집었다. 대법원은 채권금융기관협의회가 대상 회사의 경영을 상시 관리·감독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주가 아니라 이들이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하였다고 보았다. 따라서 주식 취득 전후 제반 상황을 전체적으로 고려하면 이 사건에서는 이미 주권을 포기할 것을 전제로 주식을 매수하였던 것이므로 과점주주 간주취득세가 부과될 수 없다고 판결하였다.

경영정상화 계획에 따른 요구를 거절한다는 것은 기업의 정상화를 사실상 포기하는 결과가 되므로 그 주주에게 어떠한 선택의 재량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주주가 기업의 재산을 임의로 관리하거나 처분할 수 없는 경우에도 그 기업의 취득세 과세대상 재산을 취득한 것으로 보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맞지 않다. 이러한 점에서 대법원의 판결이 타당하다.

주주권의 실질적 행사가 가능한 지 여부는 앞으로 개별 사안마다 구체적인 판단이 이루어 질 것이다. 하지만, 법인의 경영에 아무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경우에까지 일시적ㆍ형식적으로 지분율이 증가한 것에까지 과점주주 간주취득세를 과세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과점주주 납세의무자의 범위를 지나치게 넓어지는 것을 경계하였다는 점에서도 이 판결은 의미가 있다. 대법원2018. 10. 4.선고 2018두44753 판결


법무법인 율촌 조세판례연구회
윤용석 변호사

[약력]경찰대 행정학과,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제6회 변호사시험, 제47회 공인회계사 [이메일] yongseokyoon@yulchon.com
[저작권자 ⓒ 조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화끈한 토픽·쏠솔한 정보 조세일보 페이스북 초대합니다.

관련기사

Copyright ⓒ Joseilbo.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