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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동 변호사의 상속법 Q&A]

태아도 재산상속 받을 수 있을까?

조세일보 / 김준동 변호사 | 2018.10.15 09:00

Q. 김미혼과 박동거는 대학 시절 선후배로 만나 오랫동안 서로 믿고 의지하며 지내는 사이였다.

두 사람 모두 가난한 집안형편 탓에 어릴 적부터 스스로 삶을 개척해가며 누구보다 성실히 노력했고 이러한 공통점은 두 사람을 더욱 가깝게 만들었다.

두 사람은 각자 열심히 노력한 끝에  대학을 졸업할 즈음에는 어려운 취업경쟁을 뚫고 각자 견실한 기업에 취업을 하게 되었다.

그 사이 사랑이 깊어진 두 사람은 결혼을 약속했지만 당장은 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린 형편이 안 돼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뒤 결혼 하기로 하고 조그만 원룸에서 동거를 시작하였다.

두 사람은 몇 년 동안 허리띠를 졸라매고 열심히 저축을 한 끝에 서울에 조그마한 전셋집을 마련할 정도의 돈을 모았다. 

그럴 즈음 김미혼이 임신을 하게 되었고 두 사람은 너무나 기뻐하며 그 동안 저축한 돈으로 번듯한 집도 구하고 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리기로 하는 등 미래를 설계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두 사람은 양가 부모님을 모시고 조촐한 결혼식을 올리게 되었고 자신들이 꿈 꿨던 예쁜 전셋집도 마련하여 이사까지 모두 마쳤다. 다만 혼인신고는 정신없이 바쁜 것을 핑계로 미루고 있었다.

그렇게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어느 날 박동거가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사망하고 말았다.

누구보다 깊이 사랑하고 모든 것을 의지하던 박동거를 잃은 충격과 슬픔에 빠져 있던 김미혼은 이런 상태에서 홀로 아이를 키울 자신이 없어 고민 끝에 임신중절 수술을 하였다.

이 경우 김미혼은 박동거의 상속인이 될 수 있을까? 또한 박동거가 사망할 당시 김미혼의 뱃속에 있던 태아는 박동거의 상속인이 될 수 있을까?

A. 김미혼은 박동거와 혼인신고를 마치지 않았으므로 박동거의 법률상 배우자가 될 수 없다. 따라서 김미혼은 박동거의 배우자로서 상속을 받을 수는 없다.

한편 태아의 상속권과 관련하여 우리 민법 제1000조 제3항은 "태아는 상속순위에 관하여는 이미 출생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박동거의 태아에게 상속권이 인정되는 여부가 결정된다.

민법 제1000조 제3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태아의 상속권은 태아가 살아서 출생하는 것을 전제로 하여 인정되는 것이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태아에게는 태아인 상태에서 상속권이 인정되는 것이고 다만 만약 태아가 출생하기 전 사망하였다면 상속권이 인정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한다.

따라서 박동거가 사망할 당시 김미혼이 포태한 태아에게는 박동거의 직계비속으로서 제1순위 상속권이 있었으나 김미혼이 임신중절 수술을 받음으로써 태아가 출생하지 못하게 되었으므로 결과적으로 김미혼의 태아에게는 상속권이 인정될 수 없다(만약 이 경우 태아에게 상속권이 인정된다고 한다면 태아가 사망함으로써 태아가 상속받은 재산을 태아의 직계존속인 김미혼이 상속받게 되어 그 결과에 있어 큰 차이가 나게 된다).

이와 관련하여 판례는 "태아가 특정한 권리에 있어서 이미 태어난 것으로 본다는 것은 살아서 출생한 때에 출생시기가 문제의 사건의 시기까지 소급하여 그 때에 태아가 출생한 것과 같이 법률상 보아준다고 해석하여야 상당하므로, 그가 모체와 같이 사망하여 출생의 기회를 못 가진 이상 배상청구권을 논할 여지가 없다."라고 하였다(대법원 1976. 9. 14. 선고 76다1365 판결).

따라서 김미혼과 태아는 박동거의 상속인이 될 수 없으므로 결과적으로 박동거의 상속재산 및 교통사고 가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차순위 상속권자인 박동거의 부모가 상속하게 될 것이다.

안타깝지만 김미혼이 박동거와 동거하며 사실혼 관계에 있었다는 사정이나 박동거의 아이를 임신하였던 사정 등은 상속에 있어 전혀 고려되지 않는 것이다.

다만 김미혼이 박동거를 사망케 한 가해자를 상대로 사실혼 배우자인 박동거의 사망에 따른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한다면, 이러한 청구는 법률상 혼인 여부와 무관하므로 인용될 여지가 있을 것이다.


법무법인 두현
김준동 대표 변호사

한양대학교 법과 대학 및 동대학원 졸업
전 법무법인 청와 대표변호사
현 법무법인 두현 대표변호사
서울가정법원 성년후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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