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한국은행, 한국거래소 제공
미국의 중간선거 결과와 오는 12월 미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 금리인상을 앞두고 원·달러 환율이 심한 널뛰기 현상을 보이고 있다.
美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한 결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견제가 가능해 미중 무역분쟁 해결 기대감으로 원·달러 환율이 하루만에 16원 급락했지만 또다시 미 금리인상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12원 급등하는 불안정한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의 변동은 수출기업 뿐만 아니라 자본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투자자들이 가장 민감해하는 변수다.
시장에서는 환율과 주가와의 상관관계에 대해 계속 주시해왔고 일반적으로 원·달러 환율과 주가가 역(逆)의 상관관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과 주가와의 상관관계 강도는 다소 측정에 차이가 있지만 대략 마이너스 0.7~0.8 수준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국인이 한국 주식시장을 긍정적으로 보고 투자할 경우 국내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서는 달러를 외환시장에 팔아 원화를 사기 때문에 수요공급의 법칙에 따라 원화가 강세를 띄게 된다.
반대로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을 매각했다면 국내 원화를 팔고 달러를 사기 때문에 원화가 약세로 돌아선다.
이론적으로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에 투자하고 1년이 지나도 주가가 움직이지 않았지만 원·달러 환율이 10% 떨어졌다면 국내 주식 매도시 10%의 환차익이 발생하게 된다.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시장에 참여할 때 환율 전망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외국인 자금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과 주가와의 역의 상관관계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올해 1월 2일 원·달러 환율은 1064원 수준에서 코스피 지수는 2479.65를 기록했다. 이어 4월과 6월 기간중 1060원대를 오르내릴때 코스피 지수는 2450선으로 피크를 보였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이 6월 말께 1100원대를 넘어서면서 코스피 지수가 2350선으로 물러났고 9월에는 2300선이 깨지기도 했다.
미중 무역분쟁이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중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자 지난 10월 29일 원·달러 환율은 1142원까지 폭등했고 코스피 주가는 1196선으로 주저앉으며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이 안정세를 보이자 코스피 지수는 다시 상승하기 시작했으며 지난 9일에는 원·달러 환율 1129원과 코스피 지수 2086.09로 장을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과 주가와의 逆상관관계를 볼 때 지난달 코스피 지수가 급락했지만 원·달러 환율은 소폭 상승한데 그쳐 관심을 끌고 있다.
10월 들어 코스피가 월간 평균 기준으로 전월대비 6.4% 하락했는데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은 1.1% 상승에 그쳐 시장의 경험상 예상치 4.5~5.1%에 훨씬 못미쳤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큰 폭 변동하지 않은 요인으로 불황형 흑자, 낮아진 CDS(신용부도스와프)프리미엄 그리고 신흥국 내에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높아진 한국의 위상 등을 꼽았다.
박 연구원은 “한국의 높은 신용등급이 유지되고 있다”며 “올해 들어 중국의 CDS 프리미엄은 높아지는데 비해 한국은 반대로 낮게 유지되고 있는 것은 남북관계 개선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가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과 주가와의 逆상관관계가 과거의 전철을 그대로 지속한다면 원·달러 환율이 낮아질수록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 반면 원·달러 환율이 오른다면 투자자들에게 그만큼 인내의 시간을 요구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