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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증원 말고는 '답' 없다... '공포'에 휩싸인 일선 개인납세과

조세일보 / 이희정, 이현재 기자 | 2018.11.19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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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명 정도가 필요한데…" = 한승희 국세청장은 지난달 10일 열린 국세청 국정감사에서 근로장려금 업무 증가로 1300명의 신규 인력 증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정도 인력을 신규 충원 받는 것은 현실적으로 대단히 어려운 '미션'에 속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다가오는 기해년 (己亥年)을 기다리는 일선 세무서 개인납세과 직원들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현재 국회 계류 중인 세법개정안(근로장려금 연 1회 신청·지급→연 2회 신청·지급)의 국회 통과가 확실시되면서 '업무대란'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장려금 제도는 종합소득세 신고기간인 5월 신청, 9~10월 지급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소득발생 시점이 전년도 1~12월인데 장려금 신청과 지급이 다음해 5월, 9~10월 이루어지는 것은 시간적 간극이 너무 커 어려운 근로자 가계를 돕는다는 제도의 취지를 퇴색시킨다며 적극적인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세법개정안이 통과되면 당장 내년부터 1~6월 상반기 소득분은 8월21일~9월20일 지급신청을 받고 7~12월 하반기 소득분은 다음해 2월21일~3월20일까지 지급신청을 받게 된다(개인사업자의 경우 종전대로 5월 신청). 기한 후 신청까지 고려하면 일선 세무서 개인납세과는 연간 최대 4번에 걸친 신청업무과 장려금 심사업무, 지급업무를 해야 한다.

이에 대한 직원들의 '두려움'은 상당히 큰 편이다.

장려금은 신청업무도 많지만 심사업무도 만만치 않은데다 '악성민원'이 가장 많이 분출되는 분야 중 하나다. '지급액이 왜 이것밖에 안되느냐'부터 시작, 왜 자신이 수급대상에서 탈락했는지 거친 언사와 욕설을 하는 민원인이 많다 보니 직원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다.

더군다나 개인납세과는 종합소득세 신고와 부가가치세 신고업무도 함께 하고 있기 때문에 직원들이 1년 내내 '민원지옥'에 시달리고 있는 형편이다. 

일선에서는 빛은 나지 않지만 묵묵히 열심히만 하면 승진 등 풍성한 보상이 주어지는 '꿀보직(?)'이었던 개인납세과가 '지옥의 부서'가 될 것이라는 얘기도 심심찮게 들린다.

일선 개인납세과 소속 한 직원은 "신청업무는 사실 별 것 아니다. 더 힘든 것은 민원이 많아진다는 것"이라며 "지급대상이 아니라고 아무리 설명해도 '같은 동네 사는 누구는 받았는데 자긴 왜 못 받냐'며 막무가내로 떼를 쓰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다. 그런데 이걸 1년에 4번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기가 찰 노릇"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직원은 "지난 2015년 소득세과-부가세과 통합 당시 1년 내내 신고만 받는다는 우려가 많았지만 승진우대 혜택으로 직원들의 불만이 많이 누그러졌다. 하지만 지금 장려금 업무가 더 늘어나면 감당이 안 된다"며 "인력이 늘어나지 않으면 아무리 승진을 시켜줘도 직원들이 개인납세과에 있지 않으려고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본청에서는 일선 직원들의 불만 여론을 인식, 현재 개인납세과 업무개선과 관련한 의견을 수렴 중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예전처럼 소득세과와 부가세과로 분리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하지만 일선 직원 대부분은 '인력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는 것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는 전언.

또 다른 직원은 "근로장려금 업무 확대, 종교인 과세 등으로 인해 지금 인력으로는 제대로 된 업무 처리가 불가능한 상황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력을 많이 뽑을 수도 없는데 조직을 분리한다고 상황이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그렇다고 다른 과에서 인력을 충원하면 다른 과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인력 증원 말고는 뾰족한 대책이 나올 수 있을 지 미지수"라고 토로했다.

이에 국세청도 늘어나는 장려금 업무에 대비해 인력 증원을 행정안전부에 요청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안이 엄중한 만큼 국세청에서는 종전과는 달리 인력을 최대한 확보하는데 사활을 건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국세청은 세법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시점을 전후해 1300명~1500명 수준의 인력증원안을 행정안전부에 요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세청의 요구사항이 100%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그동안 행안부가 국세청의 인력 증원 요청을 전폭적으로 수용한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인천지방국세청 신설 등으로 일정 규모의 신규인력 확보가 이루어진 마당에 또 다시 대규모 인력증원 요청을 해야 한다는 것도 부담이다. 원활한 업무처리를 위해 꼭 필요하지만, 그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어떻게 확보해 나갈지 여부에 성패가 갈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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