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기록적인 코스닥 '팔자' 행진…16일간 1조2천억원

기관 투자자들이 코스닥시장에서 기록적인 매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2년 만의 최장인 16거래일 연속 '팔자' 행진을 벌이며 약 1조20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은 코스닥시장에서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1일까지 16거래일 연속 매도 행진을 지속했다.

이는 2016년 12월28일부터 2017년 1월31일 사이에 세운 22거래일 연속 순매도 기록 이후 근 2년 만의 최장 '팔자' 행진이다.

최근 16거래일간 기관의 코스닥 누적 순매도액은 1조1874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2307억원가량을 순매도했고 개인만 1조3937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이 이번 '팔자' 행진 기간 내다 판 코스닥 주식 순매도액은 과거 사례에 비춰봐도 유례가 드문 수준이다.

거래소 전산상으로 수치 확인이 가능한 1999년 이후 기관이 코스닥시장에서 16거래일 이상 매도 우위를 나타낸 적은 이번을 빼면 모두 14차례다.

이 가운데 최장 기록은 2006년 1월17일∼2월20일(24거래일)에 세워졌는데 이 기간 기관의 순매도액은 8천779억원이었다. 당연히 분석 대상 기간인 14차례 중 순매도액도 최대였다.

하지만 이번에 기관이 16거래일만에 1조2천억원 가까이 팔아치우면서 이 기록을 뛰어넘었다.

기관은 직전 장기 순매도 사례인 2016년 12월28일∼2017년 1월31일(22거래일)에도 순매도액이 6689억원 수준이었다.

최근 16일간 기관의 투자자별 매매동향을 보면 증권사 등 금융투자의 순매도액이 6366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연기금(2292억원), 사모펀드(1456억원), 국가ㆍ지자체(751억원), 자산운용사(730억원) 순이었다.

기관이 가장 많이 팔아치운 종목은 셀트리온헬스케어(1128억원)였고 에코프로(573억원), 펄어비스(522억원), 신라젠(490억원), 인트론바이오(441억원), 포스코켐텍(397억원), 에이치엘비(355억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닥 중소형주의 3분기 실적 발표 결과가 좋지 못해 기관들의 실망 매물이 나온 듯하다"며 "바이오·제약 쪽에서도 (수급적으로) 문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조만간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는데 이는 밸류에이션 부담이 큰 코스닥 종목들의 매력도를 낮춰 기관과 외국인의 매도 원인이 된다"면서 "또 연말이 가까워지면 대주주 양도차익 과세를 피하려는 개인 투자자 매물이 나올 수 있어 내달 중순까지는 코스닥 중소형주가 수급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