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각 증권사 별도기준 사업보고서,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
증권사들이 본업인 금융투자업과 별도로 부동산 임대로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대료 비중이 높은 10개 증권사들은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 중 적게는 5%에서 많게는 300%가 넘는 수익을 부동산 임대로 벌어들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28일 금융투자협회와 각 증권사 별도기준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56개 증권사의 올해 3분기 임대료 수익은 270억1384만원으로 지난해(203억9893만원)대비 32.4% 급증했다. 전체 당기순이익(9561억9849만원) 중 임대료 수익이 차지하는 평균 비중은 2.8%였다.
손익계산서 상 영업외수익으로 계상돼 있는 임대료 수익은 증권사들의 본연의 업무는 아니지만 시중 금리 이상의 안정적 고수익을 올릴 수 있고 건물 매입 후 되팔면 시세차익까지 누릴 수 있어 수익 다각화를 고민하는 증권사들의 돌파구로 여기지고 있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 대신증권의 3분기 임대료 수익이 74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KB증권, 교보증권, 신한금융투자가 분기 기준 25억원 이상, 연간 기준 100억원 이상의 임대료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증권의 3분기 임대료 수익은 74억27만원으로 지난해(48억5024만원)보다 52.6% 늘며 전체 증권사 중 가장 많았다. 지난 2016년(19억1120만원)보다는 3.9배나 증가했다. 3분기 전체 순익(213억6392만원)에서 임대료가 차지하는 비중(34.6%)도 3분의 1이 넘어 전체 증권사 중 2위를 기록했다.
이 증권사는 지난 2016년 12월 명동에 위치한 대신파이낸스센터로 이전 후 임대료로 고수익을 올리고 있다.
지하 7층부터 지상 26층인 이 건물은 연면적 5만3328㎡으로 대신증권을 비롯한 계열사들이 지상 17층부터 26층까지 사용하고 있다. 7층부터 16층까지 10개 층은 오피스 공유 플랫폼인 위워크(WeWork)가 임차해서 사용하고 있으며 지하 2층부터 지상 2층에는 식당가인 디스트릭트 엠(District M)이 입점하고 있다.
KB증권은 3분기 임대료로 59억7894만원으로 수익을 벌어들이며 이 부문 2위에 올랐다. 지난해(17억3929만원)보다 3.4배나 증가한 수치다. 이 증권사의 순익 중 임대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증권사 평균(2.8%)보다 3배 이상인 9.0%로 6위를 기록하며 대형IB 중 순익대비 임대료 비중이 가장 높은 증권사로 꼽혔다.
교보증권은 3분기 임대료 수익은 지난해(26억268만원)보다 3.6% 증가한 26억9669만원으로 업계 3위에 올랐다. 당기순이익 대비 임대수익 비중은 13.6%에 달한다.
이 증권사의 임대수익은 여의도에 위치한 사옥을 통해 발생했다. 교보증권 사옥은 여의도역 사거리 코너에 위치해 가시성이 뛰어나고 지하철 5, 9호선과 바로 연결돼 접근성도 뛰어나다. 지하 3층, 지상 19층으로 구성돼 있는 이 건물은 교보증권 본사가 15~19층을 사용하고 나머지 공간은 사무공간과 식당, 카페, 은행, 병원 등 편의시설로 활용되고 있다.
반면 신한금융투자는 3분기 임대수익으로 26억8900만원의 수익을 올려 지난해(33억1683만원)보다 18.9% 줄며 2위에서 4위로 내려갔다. 전체 순익 중 임대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5.3%였다.
올해 상반기까지 신한금융투자 사옥에 위치했던 KB자산운용이 지난 7월 여의도 IFC건물로 이전하며 그 자리가 공실 상태였던 영향으로 풀이 된다. 이 자리에는 오는 12월 한국밸류운용이 입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5~7위권에는 NH투자증권, 신영증권, 한국투자증권이 위치하며 분기 기준 임대료로 10억원 이상의 수익을 벌어들이는 증권사로 집계됐다.
NH투자증권은 3분기 임대료 수익으로 12억1343만원을 벌어들이며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12억6871만원)보다는 6.1% 줄었지만 연환산 기준 50여억원을 임대수익으로 벌어들였다. 순익대비 임대료 비중은 1.3%로 전체 증권사 평균(2.8%)보다 낮았다.
신영증권은 최근 사옥 리모델링을 마치며 임대료 수익이 지난해보다 크게 늘었다. 이 증권사의 3분기 임대 수익은 11억1321만원으로 지난해 7억3159만원보다 52.2% 급증했다.
하지만 대신증권이 이 건물에서 명동으로 이사가기 전인 지난 2016년 3분기 임대수익인 17억455만원 수준엔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다. 3분기 당기순이익 중 임대료 수익 비중은 9.8%였다.
이 증권사는 지난 2013년 대신증권과 공동 소유하던 이 건물을 800억원을 주고 대신증권으로 부터 매입했다. 대신증권은 그 후 3년 가까이 신영증권으로부터 건물을 임대해 사용해왔다. 하지만 지난 2016년 말 대신증권이 명동으로 이전 후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하며 지난해 임대수익이 줄어들은 것.
지난 5월 리모델링을 완료한 신영증권 신사옥은 지하 4층, 지상 12층 규모로 지하1층부터 지상2층에 반디앤루니스 서점, 식음료매장, 의류매장 등 복합문화공간이 들어섰다. 지상 8층부터 10층에는 사무공간이 들어섰다.
한국투자증권은 3분기 10억3008만원의 임대수익을 기록하며 7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11억631만원)보다는 6.9% 줄었지만 여전히 임대료로 분기 10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전체 순익대비 임대료 수익 비중은 0.9%로 증권사 평균(2.8%)보다 낮았다.
이밖에 부국증권(5억5100만원, 11위), 유진투자증권(4억5700만원, 12위), 유화증권(3억4400만원, 13위), 한양증권(2억9500만원, 14위), 케이티비투자증권(1억2500만원, 17위)이 전체 순익 중 적게는 7%에서 많게는 300%를 임대수익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유화증권과 한양증권은 당기순이익 대비 임대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30.5%, 301.1%로 매우 높았다. 한양증권의 올해 3분기 순익은 9796만원으로 임대수익 2억9493만원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나 임대료 수익으로 적자를 면하게 된 케이스로 조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