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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탐사] 한국타이어

② "한국타이어 오너家 '이익 몰아주기'는 탈세 행위"

조세일보 / 김상우 전문위원 | 2018.12.28 08:00

한국타이어

◆…국세청 특별세무조사에서 범칙조사로 전환된 한국타이어가 지주사에 과도한 브랜드이용료 등을 지급해 탈세 혐의 여부를 놓고 논란이 되고있다. 사진=한국타이어 홈페이지 캡쳐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한국타이어가 오너 일가가 73.9%의 지분을 확보한 지주회사에 글로벌 기업의 관례보다 10배나 많은 브랜드사용료 등을 지급해 이익을 줄인 것은 법인세 탈루에 해당한다는 의견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조세전문가들은 한국타이어가 지주회사에 과다한 비용을 지급함에 따라 이익을 그만큼 줄여 법인세를 적게 부담하는 결과를 초래해 법인세법상 부당행위에 해당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타이어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5년간 지주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에 브랜드이용료와 경영지원용역비 명목으로 3333억을 지급했으며 지난해의 경우 매출액의 2.13%인 695억원을 제공했다.

글로벌 기업의 대부분은 지주사에 0.1~0.2%의 로열티를 지급하고 있으며 LG그룹의 경우도 0.2%선의 브랜드이용료를 지급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연간 550억원 가량의 이익을 지주사에 몰아주고 있는 셈이다. 

조세전문가는 “법인세법에서는 관계회사와의 거래로 인해 조세부담을 부당하게 감소시킨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실질과세의 원칙에 따라 그 법인의 행위 또는 소득금액의 계산을 부인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타이어가 한국타이어월드와이어와 브랜드사용료·경영지원용역 계약에 따라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비용을 지급했더라도 과도한 비용을 지급했다면 세법상으로는 부당한 거래로 간주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상법상으로 이사회의 결의 절차를 거쳤더라도 세법상의 부당행위는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같은 견해는 판례가 뒷받침하고 있다. 조세법 전문가는 “대법원 판례에 의하면 부당행위 여부는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상관행에 비추어 경제적 합리성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전문가들은 한국타이어의 이 같은 '이익 몰아주기'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규제하고 있는 '일감 몰아주기'보다 더 나쁜 세금 탈루 행위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익 몰아주기'는 회사 이익을 고스란히 이전하는 것이어서 '일감 몰아주기'보다 대주주에 대한 증여효과가 더욱 크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익을 몰아준 한국타이어의 오너 일가 지분이 12%에 그친 반면 이익을 넘겨받은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조양래 회장과 장남 조현식 부회장, 차남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 등 대주주 지분이 73.9%인 '가족회사'에 가까워 대주주가 누리는 증여 효과가 크게 나타난다.

가령 한국타이어가 550억원의 브랜드이용료를 과다하게 지급했다면 이 회사의 법인세율 25%에 해당하는 137억의 법인세를 탈루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게다가 지주사의 대주주 일가 지분에 해당하는 407억원은 증여세 부과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추론할 수 있다.

조세전문가들은 “관계회사간의 일감몰아주기에서 발생하는 이익에 대하여 과세를 강화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그 보다 더 나쁜 '이익몰아주기'는 세법상 더 강한 제재를 가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번 국세청의 특별세무조사가 범칙조사로 전환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조양래 회장과 아들인 조현식, 조현범 형제와 그 일가가 73.9%를 보유하고 있는 지주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어와 국내·외 전 계열사간의 거래에서 부당행위가 있는지 조사 확대가 불가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회계전문가 “IFRS 회계원칙 어긴 분식회계 위험”

한국타이어와 지배회사간의 브랜드이용료와 경영지원용역비에 대한 회계처리는 IFRS 회계원칙에 위반될 가능성이 큰다는 것이 회계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회계전문가는 “IFRS에서 로열티 수익의 인식기준은 원칙적으로 미래의 경제적 효익의 유입가능성이 높고 수익금액을 신뢰성 있게 측정할 수 있을 때 인식한다”고 전제하고 “더욱이 경영지원용역비는 브랜드이용료와 구분이 모호해 배당금이나 로열티에 포함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LG그룹의 지주사인 (주)LG가 계열사로부터 매출액의 0.2%를 상표권사용료로 받고 별도로 경영지원용역비를 받고 있지 않는 것에 비하면, 한국타이어가 지급한 브랜드이용료 등은 신뢰성 있는 측정으로 볼 수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더욱이 글로벌 기업의 관행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로열티가 책정돼 미래 경제적 효익과 신뢰성 있는 측정에 대해 해석상의 논란의 여지가 많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같은 분식회계 논란이 일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IFRS전문가는 “한국타이어의 경우 브랜드이용료 등과 관련해 2018년부터 적용되는 IFRS기준서 1115호의 5단계 수익인식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만약 한국타이어가 2018년에도 종전과 비슷한 회계처리를 한다면 분식회계의 가능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문제로 한국타이어의 일반주주가 배당금으로 향유할 이익을 대주주 일가가 지배한 지주회사로 빼돌려 58%의 일반주주의 이익을 침해한 것은 상법상 주주평등의 원칙에 위배하여 적법성 논란에 휘말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회사법전문가 A변호사는 “상법에서 정한 주주평등의 원칙은 자본주의의 근간으로 엄격하게 지켜져야 한다”며 “창업자나 대주주의 브랜드나 기술 등 무형자산의 가치는 이미 주식가치에 반영되어 있어 배당금 이외의 추가적인 보상은 분쟁의 여지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창업주나 스타트업 기업에 대한 차등의결권주 등이 논의되고 있지만 배당에서 차별을 두거나 대주주가 기업의 과실을 먼저 가져가는 것은 엄격히 배제되고 있다”며 “한국타이어 대주주의 사익추구는 넓게 보면 배임·횡령의 범주에 들 수 있다”고 평가했다.

증권분석가들은 지주사의 대주주인 오너일가의 비도덕적인 사익추구가 지속되는 기업의 경우 외국계 펀드의 경영참여 요구에 대한 빌미를 제공하고 오히려 국제적 기업사냥꾼의 먹이감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한국타이어의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1대 주주의 감시에 소홀했다는 지적을 받을 처지에 놓일 수도 있게 됐다.
 
한국타이어의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7.87%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오너일가의 이익몰아주기를 제대로 감시하고 견제하지 못해 국민들에게 돌아가야 할 이익을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수많은 투자전문가가 모여 국민의 재산을 관리하는 국민연금은 대주주의 편법적인 사익추구를 막고 견제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국민연금은 연금지급능력 확보를 위해 이 같은 의무를 다해 수익률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연금은 국민의 노후자금 관리의 측면에서 보다 체계적이고 엄격하게 투자회사에 대한 감시를 하여 투자관리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쌓아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한편, 현행 지주사 제도는 투명경영과 소유와 경영의 분리라는 목적으로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전환에 관한 법률로 시행되고 있다.

지난 6월 효성은 지주사 체제로 분리하여 경영하고 있으며 현대차, 삼성 등도 지주사 전환을 준비 중이다. 특히 삼성이나 현대차의 경우 투명경영과 주주가치에 대하여 외국계 행동주의 펀드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다. 

법무법인 B의 대표변호사는 “대주주의 이익몰아주기나 부당행위는 세법이나 관련법에 보다 엄격하게 명시하여야 한다”며 “의사결정에 참여한 이사나 경영자에게 배임죄를 적용할 근거를 명문화하고 처벌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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