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에 들어섰다. 21세기가 시작된 지 20년이 가까워 온다. 21세기에 펼쳐질 정보기술과 생물기술의 변화는 전 인류의 삶을 예측 불가로 내몰고 있다.
기업, 일자리의 위기로 나타난 우리 사회의 과제도 그 변화의 흐름 중 하나이다. 지난 해 경제성적표는 취업자 감소, 투자 감소, 소득격차 확대로 나쁜 평가 일색이다. 그렇지만 세수만은 30조가 더 걷혀 호황을 이루었다.
세수 호황은 몇 년 째 이어지는 현상이다. 경기와 무관하게 기업과 개인이 더 많은 세금을 부담하였다는 징표이다. 종래 납세자의 거래정보를 획득할 수 없었던 상황에서는 납세자가 우위에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추계과세와 에누리 협의과세가 판을 쳤지만 이제 달라졌다.
거래의 전자화와 거래정보의 축적으로 전문성을 가진 과세관청이 오히려 납세자보다 과세 싸움터에서 훨씬 우위에 서게 되었다. 운동장이 거꾸로 기울어진 것이다. 이는 세율의 보이지 않는 사실상의 인상으로 나타나 세수 초과 현상으로 이어진 것이다.
게다가 매년 달라지는 세법은 납세자에게 신고나 협조 의무를 편이에 따라 부과하고 그 위반에 대하여 가산세 외에 형사처벌도 불사한다. 납세자의 세무조사에서의 권리도 넓어지고는 있지만 정교해지는 거래 방식과 그 진화를 바로 쫓아가는 세법의 대응은 일반 납세자에게는 너무 버겁다. 복잡하고 난해하여 전문가도 헛갈리는 조항이 하나 둘이 아니다.
그렇지만 다들 모르는 세법 위반에 대한 제재는 가혹하다. 공정거래법, 상법 및 각종 규제 법규 상의 이중, 삼중 제재는 헌법상의 과잉 금지에 위반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세제를 바꿈에 있어서도 초읽기 식이다. 개정에 따른 경과 규정도 명확하지 않고 제대로 두지 않거나 시행 시기도 숨가쁘게 정해진다. 납세자는 안내도 받지 못한 채 몇 년 후 과세단계에서야 알아차리고 다퉈봐도 받아들여질지 만무하다.
수년 간 지속된 세수호황도 경제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지속적인 것이 될 수 없다. 세제 환경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정보기술의 진전에 힘입어 세수가 유지되고 있지만 곧 한계에 다다를 수밖에 없다.
앞으로 납세자의 세제에 대한 불만과 갈등은 증폭될 것이다. 우리는 과연 가까이 다가온 위기에 대하여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가? 기재부 세제실만으로는 역부족이다. 21세기에 걸 맞는 싱크탱크가 필요하다. 정치적 압력에 휘둘리지 않는 전문가 집단의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개선방향을 이끌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국가차원의 결단이 필요하다. 그 과제에 시동을 거는 것은 기재부의 역할이자 책무이다. 땜질 세제에 매달리지 말고 새로운 시대에 맞는 세제에 대한 화두를 던지는 것이 그 첫 단추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