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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일만의 '세기의 再담판'…꽉 막힌 실무협상 '톱다운' 돌파

조세일보 / 연합뉴스 제공 | 2019.02.06 12:53

북미 정상의 두번째 만남이 2월27∼28일 베트남으로 확정됐다. 지난해 역사적 첫 대좌인 6·12 정상회담 이후 260 일만에 다시 담판 테이블에 앉게 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국정연설을 통해 이 같은 2차 북미 정상회담 일정을 공개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장소는 공개하지 않았다.

1차 정상회담이 70여년간 적대 관계를 지속한 양국 간 신뢰 형성과 관계 정상화를 향한 비핵화 협상의 토대를 구축했다면 2차 정상회담에서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조치를 놓고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성과물을 도출하기 위한 담판이 펼쳐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작년 6월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에서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을 갖고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 한반도에서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공동 노력,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 전쟁포로·행방불명자 유해 송환 등 4개항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정상회담 이후는 예상치 못했던 험로의 연속이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7월 방북을 계기로 고위급회담이 열리고 정상회담 후속 조처를 논의하기 위한 협상에 들어갔지만 이후 과정은 양측 간 팽팽한 줄다리기와 교착상태로 이어졌다.

지난해 7월 6∼7일 세 번째로 평양을 방문한 폼페이오 장관은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고위급회담을 했지만 김 위원장과의 면담이 불발되는 등 '빈손 방북' 논란이 불거지면서 비핵화 협상이 삐걱거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작년 8월 초 미 재무부가 북한과 연관된 러시아 은행·중국 유령회사 등의 제재를 발표하자 며칠 뒤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의 선(先) 비핵화 조치 요구를 거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4차 방북 계획을 발표하고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임명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작년 8월 말 폼페이오의 4차 방북 계획을 전격 취소하면서 북미간의 냉기류가 노출됐다.

우여곡절 끝에 폼페이오 장관이 작년 10월 북한을 네 번째 방북하며 대화의 끈을 살려냈다. 김정은 위원장이 폼페이오 장관을 직접 만나 '정상간 신뢰'를 재확인했고, 이로 인해 협상의 흐름은 이어졌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8일 뉴욕에서 열릴 것으로 발표된 폼페이오 장관과 김영철 부위원장의 회담이 하루 전에 전격 연기되면서 다시금 협상이 교착국면에 빠져들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북한이 '일정 분주'를 이유로 미국에 연기를 통보했다고 밝혔지만, 미국이 요구하는 중대한 비핵화 조치와 북한이 원하는 제재 완화 등 상응조치 간에 접점을 찾지 못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김 부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전하려 했지만 면담이 성사될지 여부가 불투명해 보이자 고위급회담을 미룬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1차 정상회담 이후 이어진 교착 상태를 해소할 돌파구로 기대됐던 고위급회담이 연기됨에 따라 비핵화 협상은 답보 상태를 지속했고, 애초 연내 가능성이 점쳐졌던 북미 정상의 2차 핵담판 계획도 해를 넘겼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12월 1일 아르헨티나에서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직후 귀국길에서 2차 정상회담이 새해 1월이나 2월에 열릴 것 같다며 장소 3곳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며 '분위기'를 띄웠다.

그러나 북미 정상의 담판에 앞서 의제를 조율할 고위급회담 소식은 들려오지 않아 답답한 상태가 계속됐다.

돌파구는 1차 정상회담 때와 마찬가지로 북미 정상 간의 친서 교환 등 '톱다운' 방식의 직접 소통이었다. 새해 들어 김 위원장이 육성 신년사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언제든 또다시 마주 앉을 준비가 됐다며 2차 정상회담에 직접 공개 호응하고 트럼프 대통령도 이에 화답하면서 회담 개최가 새롭게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앞서 1차 회담 직전에도 김영철 부위원장이 백악관을 방문해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했었다.

지난달 7∼10일 이뤄진 김 위원장의 전격적 방중은 2차 정상회담이 임박했다는 신호였다. 지난 1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 위원장이 시진핑 주석을 찾았던 전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이 시 주석과 회담을 마치고 귀환한 지 일주일 뒤에는 김영철 부위원장이 북한 고위 관리로는 처음 미국의 심장부인 워싱턴DC로 직행했다. 11월 고위급회담 전격 연기 두 달여 만이다.

그는 지난달 17∼19일 미국 수도 워싱턴DC를 방문해 폼페이오 장관과 고위급회담을 가진 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하고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김 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냈다. 김 위원장은 '훌륭한 친서'에 큰 만족을 표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은 전했다. 이처럼 2차 정상회담에 대한 정상 차원의 의지를 분명히 함으로써 이제 회담 개최는 움직일 수 없는 흐름으로 자리잡았다.

2차 북미정상회담 일정이 확정됨에 따라 이제 남은 것은 실무협상에서의 정상회담 의제 조율이다.

비건 특별대표는 김영철 부위원장의 지난달 방미 당시 새로운 카운터파트인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와 처음 만났다. 이어 지난달 19∼21일에는 비건 대표와 북한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스웨덴 스톡홀름 외곽의 휴양시설에서 2박 3일 간 '합숙'하며 논의를 진행했다.

비건 대표는 지난 3일 방한, 한미 간 북미협상 상황을 공유한 뒤 6일 방북해 김 전 대사와 2차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협상에 나선다.

'비건-김혁철 라인'이 북한의 비핵화 실행조치와 미국의 상응 조치 간 주고받기를 위한 예비담판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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