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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재화의 무역이야기]

북한에서 삼겹살 집 성공하려면

조세일보 / 홍재화 필맥스 대표 | 2019.02.13 08:20

남한과 북한은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많이 다르다. 같은 민족이어서 비슷하고, 기후가 달라서 다르고, 80여 년 동안 떨어져 살아서 다르다. 입맛도 다르지만, 그 만큼 술 맛과 안주 맛도 다르다.

북한 사람들은 돈이 넉넉지 않아서 소금, 파 등을 안주로 삼거나, 값이 싼 두부를 많이 먹는다고 한다. 남한 사람들의 대표적인 술안주로는 뭐니 뭐니 해도 삼겹살이다. 아직 북한에서는 돼지고기를 여러 부위로 나누면서 삼겹살을 찾는 일은 없다. 하기야 삼겹살은 남한에서도 비교적 최근에 생긴 안주이니까.

삼겹살은 돼지의 갈비 부근에 붙은 부위로 살과 비계가 세 겹으로 겹쳐 보이기 때문에 삼겹살로 불린다. 삼겹살 부위의 생김새를 보면 비계-살코기-비계-살코기 순이다. 삼겹살이 처음 나타난 것은 동아일보 1934년 11월 3일자에서였다.

한민족이 돼지고기를 구워먹는 것은 고구려 때부터 맥적과 같은 양념을 한 후에 구워먹기는 했지만, 삼겹살처럼 생고기를 구워 먹지는 않았다. 실제로 남한에서 삼겹살이 제대로 먹히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 후반에 생기기 시작해서, 1980년대 본격적으로 소주에는 삼겹살의 공식이 먹히기 시작했다. 그러니 북한에 삼겹살이 없는 것은 당연하다. 아직 북한이 돼지고기를 충분히 소비할 정도로 경제 사정이나 양돈업이 발전했다는 말을 듣지 못하였다.

그렇다면 남북경협이 재개되고 북한에 삼겹살집을 열려고 한다면 무엇부터 해야 할까? 우선은 평양에 열면서 분위기를 보아야 한다. 북한에서는 술을 아주 금지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남한에서 안주와 소주를 가져와 팔겠다고 하면 노동당의 눈치를 많이 보아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우선 평양시 인민봉사총국(人民奉仕總局)을 방문하여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곳은 북한의 내각 중앙 행정기관이다. 복지 사무 및 평양시 및 각 특급시 식당 운영 관련 업무를 관장한다. 1998년 9월 내각 직속 기관으로 설립되었다. 모르긴 몰라도 이곳에 가면 북한의 관리들이 아주 친절하게 알려줄 것이다.

그 다음은 장소를 물색해야 한다. 장사의 으뜸은 아이템이고, 그 다음 식당과 같은 대중을 상대하는 사업은 목이 좋아야 한다. 아무리 사업 아이템이 좋아도 사람이 오가는 자리여야 한다. 그런 장소는 현재 평양에서 비슷한 업종이 많을 곳을 찾아야 한다. 그 자리가 바로 평양 중심부 창광거리에 자리 잡은 음식점 거리이다.

주성하가 지은 '평양 자본주의 백과전서'에 의하면 창광거리는 평양역 앞 고려호텔 건너편이다. 이곳에는 각종 전문 음식점과 외국 요리점이 줄서있다. 통일 거리에도 전문 요리 식당이 많다. 오리고기 전문 식당, 평양 단고기집, 평양 숭어국집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거리에 음식점을 낸다면 적어도 손님이 없어 장사 망했다는 이야기는 못한다. 맛이 없거나 경영을 잘 못했다면 몰라도.

물론 너무 맛있어 손님이 굳이 찾아와 1시간씩 줄서서 먹는 집도 아주 가끔 있기는 하지만, 그런 소문이 나기까지는 지난한 고통의 시간과 비용을 허비해야 한다. 따라서 비용이 좀 들겠지만, 우선은 창광거리에서 시작하여야 한다. 임대료를 따져보아야겠지만 남한의 임대료에 비하면 충분히 감내할 정도는 될 것이다.

그런데 정말 삼겹살이 북한에서 장사가 될지 따져 볼 필요는 있다. 주성하에 의하면 북한이 열리면 남한 음식 역시 얼마든지 진출할 수 있다. 평양에 치킨을 처음 선보인 사람도 남한의 사업가이다. 남한에서 '맛대로 촌 닭' 프랜차이즈를 운영했던 최원호 대표가 바로 그 사람이다. 그는 2005년 닭고기의 반입을 타진하기 위해 북한에 들어갔다가, 아예 그곳에 한국식 치킨집을 차리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 초반기에 주목도 받았고, 낮지 않은 가격을 매겼음에도 장사가 잘 되었다. 하지만 남북관계가 틀어지면서 그는 한 푼도 건지지 못하고 손을 털어야했다.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는 흔하지만 평양에서는 귀한 음식이 소고기와 삼겹살이다. 서울의 맛을 경험한 평양 출신 탈북자들은 평양에 삼겹살이나 한우 불고기 음식점을 낸다면 대박이 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일단 평양에서의 가능성은 보인다. 운영도 적지 않은 문제이다. 우선 좋은 고기를 확보하는 것이 삼겹살집의 기본이다. 두 종류로 나누어 저렴한 가격에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삼겹살집과 좀 비싸더라도 조용하고 맛있게 먹는 집으로 나누겠다. 그럼 당연히 그에 따른 식재료의 구매와 인테리어도 달라야 한다.

고기 구매선은 국산 삼겹살과 수입 삼겹살로 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아니면 삼겹살 자체는 동일한 곳에서 구매하고, 요리하는 방법을 달리할 수도 있다. 요즘 삼겹살은 단순하게 삼겹살 달라고 하면 안 된다. 카페에 가면 아메리카노도 케냐, 콜롬비아, 파나마 등등의 종류가 많다. 삼겹살도 대패삼겹살, 벌집 삼겹살, 와인삼겹살, 치즈 삼겹살 등등이 있다. 고기를 잘 먹지 못하는 서민을 위해서는 대패삼겹살로 특화하는 것도 좋겠다.

인테리어는 창광거리는 고급스럽게 해야겠지만, 나머지 지역에서는 삼겹살 본래의 취지를 살려 서민적으로 하면 되겠다. 쌈장이나 야채는 북한에서 조달하면 남북한이 서로 상생하는 사업이 돼서 좋다. 초창기에는 남한의 삼겹살이나 수입 삼결살을 써야겠지만, 차차 북한의 양돈 산업을 발전시킨다면 금상첨화가 된다.

삼겹살에는 지방이 매우 많이 함유되어 있어 속이 민감한 사람은 취식 후 폭풍 설사를 경험할 수도 있다. 집에서 키친 타올로 기름을 닦아가며 삼겹살을 구워보면 알겠지만 고기에서 기름이 엄청나게 흘러나온다. 아직 기름기 있는 음식에 익숙하지 않은 북한 손님들을 위하여 소화제는 서비스로 준비해야겠다.
홍재화 필맥스 대표


홍재화 필맥스 대표

[약력] 중앙대학교 무역학과 졸업, 전 KOTRA 파나마무역관, 홍보부 근무
[저서] 무역&오퍼상 무작정 따라하기, 수출 더 이상 어렵지 않아요, 어제를 바꿀 순 없어도 내일은 바꿀 순 있다, 해외무역 첫 걸음 당신도 수출 쉽게 할 수 있다 등 다수
[홈페이지] http://blog.naver.com/drimt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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