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2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대담에서 "북한이 영변 핵 시설 폐기와 사찰 허용이라는 카드를 내놓으며 미국에 대해서 금강산 관광 사업·개성공단 재개에 더해 종전 선언과 북미 연락사무소 설치 등 +a를 추가 요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사진=김현정 뉴스쇼)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27일 이날부터 1박2일간 하노이에서 진행되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의 결과에 대해, 북한이 영변 핵 시설 폐기와 사찰 허용이라는 카드를 내놓으며 미국에 대해서 금강산 관광 사업·개성공단 재개에 더해 종전 선언과 북미 연락사무소 설치 등 +a를 추가 요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년 신년사에서 개성공단이나 금강산은 대가나 조건 없이 재개하겠다고 했지만 그건 남쪽에 대해서 한 얘기고 미국엔 그런 거 좀 허용하면 우리가 여러 가지로 도움이 되는데 좀 풀어달라고 얘기한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정 전 장관은 "북한이 영변 핵 시설 내주고 나서 금강산만 받아내려고 할까요?”"고 반문하며, "좀 더 큰 것 많이 내어 달라고 하겠지. 개성공단까지도 얘기를 할 거다. 왜냐하면 영변이 북한 핵 시설의 80%는 된다. 그러니까 영변 핵 시설을 파괴, 폐기시키면 사실은 미국이 줄기차게 요구한 사실상의 불가역적인 상태로까지 넘어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북핵 관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이 자꾸 바뀌고 있다'는 진행자의 지적에 대해서 정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번복) 그건 아니고 미국 내 소위 반 트럼프 여론의 연장선상에 나오고 있는 지금 북미 정상회담 딴지걸기가 심하다"며 "그러니까 미국의 동부 언론이나 학자들 그리고 정치권 특히 민주당 쪽의 정치인들은 트럼프가 잘되는 게 지금 매우 불편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그러니까 자꾸 뭘 거기다 끼워가지고 국민여론이 지지 쪽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하려고 하는 것인데 그런 것을 의식해 너무 잘될 것처럼 얘기했다가 나중에 뒷감당이 안될 것 같으니 '지금 서두르지 않겠다. 그다음에 잘 될거다'라는 얘기까지만 하고 더 이상 깊은 얘기를 안 하려고 그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9일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남북 철도·도로 연결 포함해 남북 경협에 대해 우리를 활용해 달라'는 발언에 일부 부정적 의견이 나온다는 지적에 대해 정 전 장관은 "일부에서는 그걸 또 퍼주기라고 얘기하던데 그 퍼주기를 통해서 비핵화를 시키려고 그러는 것"이라며 "아무것도 한 것 없이 비핵화를 어떻게 공짜로 하려고 해요? 우리 보수 언론이나 이런 데 정치인들은 비핵화가 마치 고함지르고 압박하면 되는 줄 아는데 그건 아니고 북한이 그런 데 굴복하지 않는다. 반드시 반대급부가 있어야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마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그 정도 얘기했으면 그것의 소위 우선순위가 높다고 보고 그걸 우리가 거들어주면 앞으로 남북 정상 회담할 때도 훨씬 더 부드럽게 남북 합의가 잘 이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일국의 대통령이 얘기한 것"이라며 "안 되는걸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할 때 '이 말씀을 넣으십시오'라고 참모들이 했다면 그건 정말 곤란하다. 그러니까 이게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을 때 정상 간에 얘기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남북 경협과 관련해 정 전 장관은 "지금 짐 로저스가 북한에 투자하겠다고 했고, 일본도 일제 36년 배상권 가지고 들어가겠다는 것과 중국도 투자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대기업의 대북 진출 이걸 미국과 협의하고 북한과도 조율해 먼저 치고 들어가야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북한 선 진출)그것이 없으면 문 대통령이 지금 구상하고 있는 어저께인지 내놓은 소위 신한반도 체제 만드는 데 있어서 주도권이 안 생긴다. 우리가 먼저 들어가야 된다"고 덧붙였다.
정 전 장관은 오늘부터 진행되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성과에 대해선 "지난번 6.12 때보다는 좀 더 큰 성과가 나오지 않을까 그런 기대가 있다"며 "작년 회담 땐 그 준비가 사실 판문점 비공개 접촉 후 싱가포르로 잠깐 옮겨 협상을 했지만 이번엔 처음부터 트럼프 대통령이 톱다운 방식으로 일을 시작했고 특히 비건 특별대표를 임명해 북한과 협상한 것, 즉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직영체제로 회담 준비를 한 것"이라고 그 차이점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두 정상간) 내일 오전 단독 회담, 이후 확대 회담 그리고 또 오찬 등이 이어지는 데 내용이 있는 선언문이 나올 것"이라면서 "작년엔 무엇을 할 것인가만 합의를 했다. 그런데 이번엔 세 가지 사업(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 비핵화)을 어떤 식으로 연계시킬 것인가에 대한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정 전 장관은 우리 언론들과 전문가들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비핵화 회담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있다고 지적하며 "상응조치는 바로 제재 완화라든지 이런 반대급부가 아니라 북한은 새로운 북미 관계를 위해서 미국이 뭘 할 것인가? 연락 사무소는 언제까지 만들어줄 것이냐? 그 다음에 종전체제·평화 체제를 구축하는데 종전선언이나 평화선언은 어떤 식으로 정리를 할 것이고, 평화협정 협상은 언제부터 누가 참여하는 것인지 오늘 결판내자 이런 식으로 애기가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정상이 요구하는 사항이 어디까지인가?'를 묻는 진행자의 물음에 정 전 장관은 "그건 지금 아마 트럼프 대통령도 김 위원장도 모를 것"이라며 "서로 밀고 당기기를 하는데 그걸 물밑 협상 과정에서 조율이 되고 또 공식적인 협상으로 매듭이 지어지고 하는 그런 것이기 때문에 진행형이고, 최종적으로는 내일 오전 단독 정상회담에서 아마 결론이 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오늘 저녁 만찬에서 두 정상이 서로 탐색하고, 내일 아침에 결론 내고 올 텐데 그때까지는 아마 미 국무부 대변인도 발표할 것이 없고 북한 측도 조심스러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회담에서 쌍방에 긍정적인 결론이 나오기 위해서 넘어야 할 최종 장애물은 뭔가? 라는 질문엔 정 전 장관은 "특히 북한 쪽은 김 위원장의 리더십이 확고하기 때문에 더 큰 것도 할 수 있다. 그런데 지금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 비해 미국 국내정치에 대한 장악력이 그렇게 높지는 않다"며 "특히나 민주당의 발목잡기 때문에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얼마나 내놓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개성공단·금강산 관광과 북미 연락 사무소 등은 가능할 것이지만 평화협정에 대해서는 언제부터 시작한다고 이런 얘기까지 하는데 굉장히 뒤통수가 당길 것"이라고 이번 협상 성공 여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에 있음을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