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이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에서 열린 기업의 외부감사 부담 완화를 위한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회계기준 및 법령의 구체적인 해석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 '감독지침'을 제공하고 제도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 향후 조속히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1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감독원, 공인회계사회, 상장사협의회 등과 '기업의 외부감사 부담 완화를 위한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이날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요즘 기업현장에서는 외부감사가 과거에 비해 많이 까다로워졌다는 게 전반적인 평인 것 같다"면서 "新외부감사법의 시행으로 외부감사인의 독립성과 책임이 높아졌고, 작년부터 경영파급효과가 큰 회계기준들이 대거 도입되었기 때문에 그러한 평가를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아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그러나 현장의 상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기업들이 호소하는 어려움들이제도의 변화로 예상할 수 있는 수준보다 커 보인다"며 "그 원인은 제도의 대대적인 변화에도 불구하고기업이 상대하는 외부감사인과 감독기관의 업무방식이 과거의 틀을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정부는 지난 2017년부터 추진되어온 회계개혁의 성공을 위해기업현장에서 외부감사가 독립적이면서도 합리적으로 수행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노력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 부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기업의 외부감사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몇 가지 대응방향을 발표했다.
그는 우선 회계기준이나 법령에 대한 오해로 인해기업현장에서 불필요한 마찰음이 생기지 않도록 관계기관과 협조해 감독지침이나 법령 해석을 적극적으로 제공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현장점검 과정에서 자주 제기된 비상장회사 투자지분 공정가치 평가 관련 애로사항과 외부감사인들이 과도하게 보수적으로 적용하는 법령들에 대해서는 그동안 관계기관과 함께 검토한 내용과 감당회 의견을 참고해 감독지침을 제시하겠다는 것.
그는 "금융감독원과 공인회계사회는 오늘 제시하는 감독지침을 유념해 향후 감독업무에 충실히 반영해 주시기 바란다"며 "특히 공인회계사회 윤리조사위원회는 감독지침에 저촉되는 외부감사인의 부당행위가 신고된 경우에는 해당 사건을 철저하게 조사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 외부감사가 과도하게 보수적으로 이루어진 데는 그동안 회계감리가 사후 적발과 제재 중심으로 운영된 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생각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전 예방과 지도 중심의 회계감독 활성화를 위해 도입된 '재무제표 심사' 제도가 내달 시행되는 만큼 이 제도가 당초 취지에 맞게 운영될 수 있도록 금감원을 중심으로 철저히 준비해 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재무제표 심사 제도는 재무제표의 회계기준 위반여부 및 수정 필요사항을 기업과의 대화를 통해 신속히 결정하고 중대한 위반이 아닌 경우에는 수정권고로 종결하는 것을 말한다.
김 부위원장은 아울러 현행 제도상 상장법인은 외부감사 결과 적정 감사의견을 받지 못하는 경우에 상장폐지 대상이 되기 때문에(one strike-out)외부감사에 대한 부담이 상당히 클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10월에 적정 감사의견을 받지 못해 재감사를 받은 코스닥 상장사들이 대거 퇴출돼 해당 기업 뿐만 아니라 투자자들도 고통을 받았을 것이라는 것.
이에 김 부위원장은 "올해에는 그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거래소와 협의해 상장관리 규정상의 미비점을 개선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부위원장은 "3월 중순부터 상당수의 회사들이 외부감사를 마무리하는 걸로 알고 있다. 오늘 회의를 조금만 더 일찍 열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 "앞으로 현장의 목소리에 보다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기업단체 여러분과 공인회계사회 등에서 시장 동향을 적극적으로 전달해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한편 금융위는 이달 중으로 외부감사 결과 적정 의견을 받지 못한 상장법인의 재감사와 관련해 상장관리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외부감사 과정에서 기업 경영진의 회계부정 확인을 위해 활용되고 있는 디지털포렌식 조사가 남용되지 않도록 공인회계사회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세부 가이드라인을 연내에 마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