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프로축구리그 소속으로 다년간 활동하였던 한국 선수에 대하여 소득세를 부과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항구적 주거가 양 체약국에 모두 존재할 경우에는 한ㆍ일 조세조약상 이중거주자의 거주지국에 대한 다음 판단기준인 중대한 이해관계의 중심지, 즉 양 체약국 중 그 개인과 인적 및 경제적으로 더욱 밀접하게 관련된 체약국이 어디인지를 살펴보아야 한다"며 "이는 가족관계, 사회관계, 직업, 정치ㆍ문화 활동, 사업장소, 재산의 관리장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양 체약국 중 그 개인의 관련성의 정도가 더 깊은 체약국을 의미한다"고 이중거주자의 거주지국 판단기준을 제시하였다.
소득세법상 거주자는 전세계에서 벌어들인 소득에 대해 소득세 납세의무를 부담한다. 비거주자는 국내에서 번 소득에 대해서만 납세의무가 있다. 거주자란 국내에 주소를 두거나 1년 이상 거소를 둔 개인을 말한다. 소득세법은 주소가 있는지 여부를 국내에 생계를 같이하는 가족, 국내에 소재하는 자산의 유무 등 생활관계의 객관적 사실에 따라 판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편, 한국과 일본 양 국 모두에 주소가 있다고 인정되는 개인의 경우 어느 나라를 종국적인 거주지로 보아 과세권을 행사할 것인지에 대해서 한·일 조세조약이 정하고 있다. 한·일 조세조약은 ① '항구적 주거'를 두고 있는 나라의 거주자로 보되, ② 개인이 양 국에 항구적 주거를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인적 및 경제적 관계가 더욱 더욱 밀접한 국가, 즉 이른바 '중대한 이해관계의 중심지'가 있는 나라의 거주자로 본다.
이 사건에서 원고는 일본 프로축구리그 구단과 다년간 계약을 맺고 일본 프로리그에서 활약하는 축구 선수이다. 과세관청은 원고를 국내 거주자에 해당한다는 전제에서 종합소득세 부과처분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과세기간 중 대부분을 일본에서 생활하였으므로 소득세법상 거주자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불복하였다.
1심은 원고가 1년 이상 국외에 거주할 것을 필요로 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으므로 소득세법상 거주자가 아니라고 판단하고(당시 소득세법의 규정, 현재는 삭제되었다) 부과처분을 취소하였다. 그러나 항소심은 원고가 국내에 생계를 같이하는 가족이 있고, 그 자산 상태에 비추어 보면 국내에 주소를 가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나아가 원고는 한국과 일본 양국 모두의 거주자에 해당하는데, 한국에서는 본인 소유의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반면 일본에서는 계약 기간 동안 제공되는 주거만이 있을 뿐이므로, 결국 국내에 '항구적 주거'가 있는 거주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1심 판결을 취소하였다.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한·일 조세조약 상 '항구적 주거'란 어느 개인이 계속 머물기 위하여 언제든지 계속 사용할 수 있는 모든 형태의 주거를 의미하는 것이고, '중대한 이해관계의 중심지'란 가족관계, 사회관계, 직업, 정치·문화 활동, 사업장소, 재산의 관리장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양 체약국 중 그 개인의 관련성의 정도가 더 깊은 체약국을 의미한다는 점을 밝혔다.
이어 이 사건 원고의 경우 한·일 양국에 '항구적 주거'를 두고 있으므로 '중대한 이해관계 중심지'가 어디인지 여부로 원고의 거주지를 판단하여야 하는 것으로 보았다.
대법원은 원고가 일본 프로축구리그 구단과 3년 계약을 체결한 점, 위 구단은 원고와 가족을 위해 주거 및 생활품을 제공하였던 점, 원고는 대부분의 시간을 일본에서 보내었고 한국에 머무른 시간은 연 평균 28일에 불과하였던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원고의 '중대한 이해관계 중심지'는 일본이고, 따라서 원고는 일본의 거주자라고 결론지었다.
이러한 대법원의 판단은 한·일 조세조약상의 '항구적 주거', '중대한 이해관계의 중심지'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밝힌 점에서 의미가 크다. 원고의 국내 평균체류 일수가 연 28일에 불과하였던 점을 고려하면 대법원의 결론은 상식에도 부합하므로 대상판결에 찬성한다. 대법원2019.3.14.선고 2018두60847 판결
